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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소리 신호로 만세운동 시작"…목포양동교회에 새겨진 항일혼

영상 기사[영상] 항일혼 새겨진 목포양동교회와 한일우호 상징된 공생원[취재·편집 = 이세원 기자] (목포= 이세원 기자 = "영흥학교 학생 김옥남이 2교시가 끝나고 10시경에 종을 쳤어요. 그 종을 신호로 학생들과 일반인 모두 만세 운동을 시작했어요." 23일 전남 목포시 양동교회를 찾아간 취재진을 만난 이 교회 역사위원장 강귀원(79) 장로는 1919년 4월 8일 목포에서 벌어진 독립 만세 운동을 이렇게 설명했다. 양동교회는 미국 남(南) 장로교에서 파송된 유진 벨(한국명 배유지·1868∼1925) 선교사 등을 중심으로 1987∼1898년 무렵 창립됐다. 초기에는 천막이나 임시 주택을 활용하다가 나중에 현재 목포시 양동에 남아 있는 예배당을 지었다.유진 벨 선교사[재단법인 유진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교회가 형성된 것은 1897년 목포 개항 후 선교사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던 무렵이었다. 초기에는 복음을 전하는 장소였지만 일제 강점기에는 항일 운동의 거점으로 거듭났다. 현재 역사 자료실로 쓰이는 양동교회 지하실이 당시 비밀리에 태극기를 제작하던 공간이었다고 한다. 자료실에 들어서니 "힘차게 휘날리던 태극기는 목포 양동교회 지하실에서 비밀리에 제작됐다"는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다. 강 장로는 양동교회를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의 산실'이었다고 규정했다.목포양동교회 역사자료실[촬영 이세원]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학술지 '한국기독교와 역사' 제50호에 실린 '목포지역 3·1운동과 개신교'(이재근)라는 논문도 남 장로회가 목포에 세운 최초의 근대식 교육기관인 정명여학교·영흥학교와 양동교회 관계자들에 주목하고 있다. 이경필 당시 양동교회 담임목사, 정명여학교 교사이며 교회 장로였던 곽우영, 집사 서기견(徐岐見·본명 서상봉·1870∼1927)·양경팔을 비롯한 교인들, 정명여학교 졸업생 및 재학생 등이 준비 과정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정명여학교 학생 김진엽과 최자혜, 영흥학교 졸업생 양일석, 이 목사가 모집책을 맡았고 곽 장로 등은 학생들과 태극기를 제작했다. 만세 운동으로 200여명이 체포됐으며 서 집사는 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 판결을 선고받는다. 국가보훈부의 독립운동가 공적정보에 의하면 서기견은 일경의 칼에 맞아 양팔에 중상을 입고 검거됐다. 5개월간 고문을 당하다 병보석으로 석방됐으나 상처가 악화해 1927년 6월 13일 순국했다.대한제국 마지막 연호 새겨진 목포 양동교회 '대한융희4년'[촬영 이세원] 호남의 기독교 근대 유산을 살피기 위해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과 함께한 이날 답사에서 교회 건물에 남은 민족 자긍심의 표현도 확인할 수 있었다. 남성 신도가 쓰던 교회 서쪽 출입문에는 한자로 '대한융희4년'(大韓隆熙四年)이라고 새겨져 있고 가운데 태극마크가 있다. 융희는 순종 때 사용된 대한제국의 마지막 연호다.목포 양동교회 전경[촬영 이세원] 강 장로는 "출입구 앞에 아치 터널 모양으로 등나무를 심어놓아서 태극마크가 일제의 눈을 피했다"고 설명했다. 여성 신도가 사용하던 동쪽 출입문에는 서기 1910년을 의미하는 '쥬강생 일쳔구백십년'이 당시의 한글 표기로 남아 있다. 교회 측은 이들 기록을 근거로 예배당 완성 시기를 1910년으로 보고 있다. 다만 문화재청은 2004년 국가등록유산으로 지정된 이 예배당의 건립 시기를 1911년으로 소개하고 있다.한글로 '서기 1910년' 표기한 양동교회 동쪽출입구[촬영 이세원] 양동교회와 관련된 또 다른 인물로는 전도사로 사역했던 윤치호(1909∼?)를 꼽을 수 있다. 한때 소년가장이었던 그는 부모 잃은 아이들 7명과 생활한 것을 계기로 1928년 아동양육시설 공생원을 설립했다. 고아들의 숫자가 늘어나 힘에 부칠 때 정명여학교 음악 교사인 다우치 지즈코(田內千鶴子·1912∼1968)가 자원봉사를 하다 윤치호와 부부의 연을 맺게 된다.윤치호·윤학자 부부(목포= 이세원 기자 = 이연 사회복지법인 공생복지재단 상임부회장이 23일 전남 목포시 죽교동 공생원에서 윤치호·윤학자(일본명 다우치 지즈코)의 결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총독부 관리의 딸인 다우치와 별명이 '조선의 거지대장'인 윤치호의 결혼은 기독교라는 공통 분모에 힘입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목포시 죽교동 공생원에서 취재진을 맞이한 이연 사회복지법인 공생복지재단 상임부회장은 일본에서는 드물게 기독교 집안 구성원인 다우치 어머니의 발언을 소개했다. "결혼은 나라와 나라가 하는 게 아니다. 사람과 사람이 하는 것이다. 하늘나라에서는 일본인도 조선인도 구별 없이 모두가 형제자매란다." 다우치는 남편의 성과 이름 지즈코의 '즈코'에 해당하는 한자를 조합해 윤학자(尹鶴子)라는 한국 성명으로 지내면서 의지할 곳 없는 아이들을 위해 헌신했다. 한국전쟁 중인 1951년 윤치호가 실종된 후에도 공생원에 남아 고아들을 돌보았다.어린시절의 다우치 지즈코[사회복지법인 공생복지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랜 기간 한국인·한국 음식과 함께 한 윤학자였지만 생의 마지막 순간에는 일본식 매실장아찌인 우메보시를 먹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TV를 보고 뒤늦게 이 스토리를 알게 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1937∼2000) 전 일본 총리는 퇴임 직후인 2000년 4월 고향 군마(群馬)현의 매화나무를 공생원에 기증했다. 윤치호·윤학자 부부가 일군 공생원은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장이자 한일 양국을 이어주는 우호의 상징이 됐다. 이날 공생원 뜰에는 오부치 전 총리가 기증한 매화나무에 열매가 영글어가고 있었다.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 총리가 기증한 공생원 매화나무[촬영 이세원]

광주FC, PO 건너뛰고 2024-2025 ACL 엘리트 본선 진출(종합)

이정효 광주FC 감독[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의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가 운 좋게 플레이오프(PO)를 건너뛰고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엘리트 본선행 티켓을 받았다. 23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광주는 별도 PO 일정을 치르지 않고 곧장 오는 9월에 예정된 2024-2025 ACL 엘리트 본선에 나선다. 광주에 호재가 온 건 호주 프로축구 A리그 상위권 팀과 관련이 있다. 본래 A리그 최상위 팀이 ACL 엘리트에 출전한다. 현재 정규리그 1위를 달리는 팀은 웰링턴 피닉스(승점 50)다. 그런데 이 팀은 AFC가 아닌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 소속이라 1위로 마쳐도 ACL과는 무관하다. 그래서 호주 팀 가운데 어디가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지에 시선이 쏠렸다. 2위 센트럴코스트 매리너스(승점 49)가 3위 멜버른 빅토리(승점 42)를 따돌린 터라 '최고 호주팀' 경쟁에서 이겼다. 시즌 종료까지 잔여 일정이 각각 1경기, 2경기에 불과해 멜버른의 역전 가능성이 없다. 이에 따라 ACL 엘리트행 티켓은 최종적으로 센트럴코스트에 돌아갔고, 광주가 이득을 봤다. 지난 시즌 K리그1 3위를 차지한 광주는 본래 ACL 엘리트 본선이 아닌 'PO'에 나설 자격만 받았다. PO를 뚫으면 AFC 최상위 클럽 대항전인 ACL 엘리트로 올라가고, 여기서 떨어지면 ACL2로 향할 예정이었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최상위 챔피언스리그(UCL)와 유로파리그(UEL)를 나눈 것처럼 AFC도 2024-2025시즌부터 ACL 엘리트와 ACL2로 구분했다. 일단 두 대회 사이 갈림길에서 PO행은 확정한 광주는 대진이 정해지길 기다리고 있었다.'승리의 주역, 광주FC 가브리엘'(광주= 정다움 기자 = 2일 오후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은행 K리그1 2024 광주 FC와 서울 FC의 경기에서 광주 가브리엘이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2024.3.2 하부 클럽 대항전 AFC컵 결승 결과에 따라 광주가 PO에서 상대할 팀이 결정되는 방식이었다. AFC컵도 ACL처럼 동아시아 우승팀과 서아시아 우승팀이 결승에서 맞붙는 구조다. 여기서 서아시아 팀이 이기면 광주는 PO 없이 ACL 엘리트에 출전하고, 동아시아 팀이 이기면 이 최종 우승팀과 8월 단판 PO 경기를 치러야 했다. 그런데 동아시아 우승팀 센트럴코스트가 결승전을 기다리던 가운데 자국 리그 사정으로 별도 경기 없이 ACL 엘리트 출전권을 받았다. 그러면서 PO 대진 상대가 사라진 광주도 덩달아 ACL 엘리트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연승으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5연패의 늪에 빠진 광주로서는 올여름 따로 PO 경기를 준비하는 부담을 덜었다. 초반 선두로 치고 나가는 듯했던 광주는 8라운드 기준 11위까지 떨어졌다. 광주 구단에 따르면 ACL 엘리트는 24개 팀이 동·서아시아 그룹으로 나뉘어 경쟁한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그룹별 일정을 진행한 후 8강 토너먼트부터는 중립지역에서 단판으로 진행된다. 광주는 동아시아 그룹에서 K리그 팀 울산 HD·포항 스틸러스를 뺀 나머지 팀들을 상대할 걸로 예상된다. 광주가 아시아 무대에서 경쟁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정효 감독은 구단을 통해 "광주에서 축구 붐을 일으킬 절호의 기회로 생각한다. 최고의 경기력으로 시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기뻐하는 광주FC(광주= 조남수 기자 = 2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와 FC서울의 경기. 후반전 추가시간에 광주 가브리엘의 추가 골이 나오자 팬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4.3.2

독일, 우크라에 패트리엇 방공망 추가 지원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를린= 김계연 특파원 =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 방공 시스템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민을 보호할 방공 시스템이 부족하다고 호소해왔다. 독일 국방부는 13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의 공습을 방어하기 위해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을 즉시 인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장기화로 방공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서방에 연일 추가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달 6일 우크라이나 전역을 방어하려면 패트리엇 25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일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 2기를 지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엑스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중요하고 생산적인 통화를 했다"며 "우크라이나에 추가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과 기존 방공망의 미사일을 지원하기로 결정해줘 감사하다"고 적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숄츠 총리는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다른 파트너들의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독일 정부가 전했다. 숄츠 총리는 6월 스위스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평화회의를 적극 지지하고 광범위한 참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약속했다. 14일부터 사흘간 중국을 공식 방문하는 숄츠 총리는 중국의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참여를 포함한 전쟁 해법을 논의할 것으로 독일 언론들은 전망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일간 타게스차이퉁(TAZ) 인터뷰에서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잔인한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를 지지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은 이 무의미한 제국주의적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총선 후 첫재판 이재명…침묵 출석해 퇴장·지지자엔 손인사(종합)

총선 후 다시 재판 나서는 이재명 대표 류영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고(故) 김문기·백현동 특혜 의혹 발언'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4.12 이대희 이영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4·10 총선을 치른 후 처음으로 재판에 출석하며 '침묵 모드'로 돌아갔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고(故) 김문기·백현동 특혜 의혹 발언'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출석했다. 현재 중앙지법 3개 재판부에서 재판받고 있는 이 대표는 그동안 법원에 나오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그러던 이 대표는 선거 전날인 9일 대장동 배임·뇌물 등 혐의 재판에 출석할 때는 미리 원고까지 준비해 약 11분 동안 '장외'에서 정권 심판 메시지를 강조해 선거전을 방불케 했다. 하지만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후 첫 재판인 이날에는 다시 '침묵 모드'로 돌아갔다. 그는 '앞으로 재판에는 빠짐없이 출석하느냐', '임기 중 의원직 상실 가능성 등 사법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과 관련한 이 대표의 2021년 10월 20일 국정감사 허위발언 혐의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은 2015년 매각을 위한 백현동 용도변경과 관련해 '성남시가 용도변경을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이 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이 대표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 정씨는 "직무유기라는 용어조차 모른다"며 "국토부는 성남시의 질의에 (용도 변경과 그 내용은) 지자체장의 권한이니 적이 판단하라는 공문을 내렸다. (이재명) 시장님이 알아서 하시라고"라고 말했다. 당시 국토부 담당과장으로 일했던 공무원도 '성남시에 보낸 공문에 용도변경을 해주지 않으면 법에 근거해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는 내용이 없지 않으냐'고 검찰이 캐묻자 "그렇다"며 "성남시가 가진 용도변경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강제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이전 일부 재판에서 보인 것처럼 직접 질문에 나서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국토부 공무원의 압박 여부는 이 재판의 핵심 쟁점이다. 이 대표는 직접 국토부 공무원에게 "직무감찰 권한이 있는 중앙정부 공무원에 대해 기초단체 공무원이 매우 어려워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냐"라고 캐물었다. 다만 "제 경험으로는 권한이 다 지자체로 넘어가서 오히려 중앙공무원이 지자체에 사정해야 하는 일이 더 비일비재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대표의 지지자들은 이날 그가 법원에 도착한 뒤 오후 5시40분께 재판이 끝나고 나서 떠날 때까지 법원 앞에서 대기하며 응원했다. 지지자들이 "이재명"을 연호하며 "대표님 기죽지 마세요. 힘내세요"라고 소리치자 이 대표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손을 들어 화답하기도 했다.당선 소감 밝히는 박지원 후보(해남= 더불어민주당 전남 해남·완도·진도 박지원 후보가 10일 오후 전남 해남군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4.4.10 [박지원 당선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전남 해남·완도·진도 지역구에서 당선된 민주당 박지원 당선인도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서해 피격 은폐' 의혹 재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박 당선인 역시 '임기 중 의원직 상실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곧장 법정으로 향했다. 그는 국가정보원장 시절에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북한군에 살해된 이튿날인 2020년 9월23일 이후 피격 사실을 은폐하려 국정원 직원들에게 관련 첩보 보고서를 삭제하게 한 혐의(국정원법 위반)로 2022년 12월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이 재판은 내용이 공개될 경우 국가 안보를 해칠 우려가 있다고 재판부가 판단해 비공개로 진행 중이다. 국회의원은 어떤 범죄든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이 확정되면 형이 실효될 때까지 피선거권을 박탈하도록 한 공직선거법과 국회법 규정에 따라 의원직을 잃는다. 선출직 공직자가 선출된 선거와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에는 당선 무효가 되며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가습기살균제 참사'·'파업으로 국가기반 마비'도 사회재난

지난 2월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법원 삼거리에서 환경보건시민센터 주최로 열린 '가습기살균제 참사 세퓨 제품피해 국가책임 민사소송 2심 판결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사회자가 관련 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 자료사진] 이재영 기자 = 앞으로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같이 생활화학제품 때문에 큰 피해가 발생하면 '사회재난'으로서 범정부 대응이 이뤄진다. 노동조합이 파업해 국가핵심기반이 마비되면서 피해가 발생한 경우도 사회재난으로 다뤄진다. 14일 정부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사회재난 유형을 신설하고 구체화하는 재난안전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재작년 10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이후 재난안전법 시행령에 규정된 사회재난 유형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상위 법에 명시된 유형조차 전부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와 시행령을 개정하게 됐다고 행안부 측은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에 규정된 사회재난은 총 28종이다. 대부분은 기존 사회재난을 구체화해 재규정한 것이다. 예컨대 '학교 및 학교시설에서 발생한 사고'를 '교육시설법에 따른 교육시설의 화재·붕괴·폭발·다중운집인파사고 등으로 발생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차원 대처가 필요한 대규모 피해'라고 바꾼 것이다. 신설된 사회재난 유형으론 우선 '일반인이 자유로이 모이거나 통행하는 도로·광장·공원·다중이용시설 혼잡에 따른 다중운집인파사고로 인해 발생한 대규모 피해'가 있다. 이태원 참사를 반영한 것으로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재난안전법에도 다중운집인파사고가 사회재난 중 하나로 새로 규정됐다. 재난안전법 시행령 개정안에 신설된 다른 사회재난 유형은 '생활화학제품이나 살생물제 관련 사고로 인해 발생한 대규모 피해'가 있다. 생활화학제품 때문에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대표 사례가 현재까지 국가가 인정한 피해자만 5천703명에 달하는 가습기살균제 참사다. 행안부 관계자는 "1~2건의 생활화학제품 관련 사고는 화학제품 관련 법에 따라서 처리하면 되지만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같이 피해가 매우 큰 경우엔 재난으로 보고 정부 차원에서 대응해야 하기에 사회재난 유형에 추가했다"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국가핵심기반의 마비로 인한 피해'도 사회재난으로 규정했다. 특히 '노동조합법에 따른 쟁의나 그에 준하는 행위로 인한 국가핵심기반 마비'도 사회재난에 포함한다고 명시했다. 재난안전법이 국가핵심기반 마비를 사회재난으로 규정하며 최근 의사 집단행동이나 재작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파업(운송거부)을 사회재난으로 보고 대응한 점을 반영했다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다만 합법적인 쟁의까지 재난으로 명시하는 것을 두고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실제 재난안전법 시행령에는 '재난사태 선포 대상'에서 '노동조합법에 따른 쟁의로 인한 국가핵심기반 일시 정지'는 제외한다고 명시돼있다. 재난사태가 선포되면 정부가 인력·장비·물자를 동원하고 위험구역을 설정, 강제대피·출입제한·통제 등을 명령할 수 있는 등 대응에 필요한 긴급조처를 실시할 권한을 갖게 돼 파업을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재난사태가 선포된 사례는 2005·2019·2022년 대형 산불이 발생했을 때와 2007년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 유출 사고 등 그간 4차례에 불과하다. 행안부 관계자는 "(국가핵심기반 마비를) 사회재난으로서 대처하겠다는 것으로 노동조합법에 따른 쟁의로 인한 국가핵심기반 일시 정지는 재난사태 선포 대상에서 제외하는 규정은 변하지 않는다"라면서 "사회재난으로 재난사태가 선포된 적도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사회재난으로 규정되면 재난안전법 적용 대상에 들어와 발생 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중앙사고수습본부'를 통해 범정부 대응이 이뤄질 수 있다. 또 '재난관리주관기관'이 정해지기에 대응 컨트롤타워가 명확해지고 '위기관리 매뉴얼'이 사전에 마련돼 신속한 대처가 가능해진다. 환경부는 대규모 화학제품 사고가 사회재난에 포함되는 데 맞춰 매뉴얼 마련에 이미 착수했다. 또 재난안전법은 사회재난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면 복구비를 국고로 지원하거나 보조할 수 있게 하며 국가나 지자체가 피해자에게 보상금이나 지원금을 준 경우엔 재난 원인 제공자에게 돌려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에어부산 간부, '강제근로·괴롭힘'으로 회사 대표 신고

에어부산[에어부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 민영규 기자 = 에어부산 간부가 회사 대표를 상대로 직장내 괴롭힘 등으로 신고해 당국의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에어부산 전 전략커뮤니케이션실장 A씨는 지난 9일 부산북부고용지청에 회사 대표를 '강제 근로 강요 및 직장내 괴롭힘'으로 진정했다고 16일 밝혔다. A 전 실장은 "지난 3월 7일 사측으로부터 '지역에서 에어부산 분리매각 여론이 형성된 것과 관련해 전략커뮤니케이션실을 해체하고 대기발령한다'는 통보받은 뒤 사의를 표명했으나 사표 수리 대신 표적 감찰과 징계를 운운하며 계속 괴롭혀 진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측은 지난 3월 15일 아무런 설명도 없이 '징계위원회에 출석하라'고 문자로 통보했고, 3월 20일 징계위 소위원회에서 정직 처분을 했다고 들었는데 아직 이유 설명은 물론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측은 지난 3월 말부터 다른 직원들이 출입하지 않는 층에 있는 소규모 회의실에 출근하도록 강요하고 아무런 업무를 부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A 전 실장과 관련한 추가 비위 혐의가 있어서 징계를 미루고 내부 감사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감사가 끝나면 정식으로 징계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측은 또 "진정 내용을 잘 들여다볼 생각이고 필요할 경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