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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흘린 김사니 감독대행 "서남원 감독 모욕·폭언 있었다"
기사 작성일 : 2021-11-23 19:14:05

서남원 감독 경질 이후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지휘봉을 잡은 김사니(40) 감독대행은 "새로운 감독이 선임되면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행은 2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흥국생명과의 방문 경기를 앞두고 "어떤 이유에서든 배구 팬들에게 실망감을 드려서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주전 세터 조송화는 지난 13일 훈련 도중 팀을 무단으로 이탈했다. 조송화는 구단 설득 속에 돌아왔다가 16일 페퍼저축은행전 이후 다시 팀을 나갔다.

당시 코치 신분이었던 김 대행 역시 구단에 사의를 표명하고 팀을 떠났다가 구단의 설득에 19일 복귀했다.

김 대행과 주전 세터 조송화의 무단이탈이 알려지면서 팀 내 불화설이 수면으로 떠 올랐다.

IBK기업은행은 21일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을 동시에 경질해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었다.

다만 구단은 팀을 무단으로 이탈한 뒤 돌아온 김 코치의 사표를 반려한 뒤 임시 감독직을 수행하도록 했다.

김 대행은 먼저 팀을 이탈했던 배경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항명이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그는 "지난 12일 KGC인삼공사전 끝나고 13일 훈련 때 조송화 선수와 서남원 감독 사이에 마찰이 있었다. 조송화 선수가 이탈했고, 이후 서남원 감독이 화가 많이 났다. 모든 스태프와 선수들이 있는 상황에서 화를 내면서 (네가) 이 모든 걸 책임지고 나가라고 했다. 입에 담지 못할 모욕적인 말과 폭언이 있었다"고 했다.

김 대행은 "처음이 아니었다"며 "여러 사람 앞에서 나를 지칭해서 이야기한 적이 많았다. 사의를 표하기 전부터 잠도 잘 자지 못했고 공황장애도 조금 있었다. 지금도 약간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행은 그런데도 팀으로 돌아온 것에 대해서는 "지도자를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구단에서 연락이 왔다. 선수들이 힘들어하고 동요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돌아오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모든 것이 서남원 감독님의 잘못이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한 김 대행은 "다만 그런 선택을 해야 했던 상황을 헤아려줬으면 좋겠다. '욱'해서 나갔다고 생각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서남원 감독과 대화로 풀 생각은 없었냐'는 질문에는 "당시 어린 후배들도 내가 서 감독에게 혼나는 것을 보고 있었다"면서 "내가 지금까지 쌓아놓은 업적이 있고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경기를 앞둔 김사니 감독대행은 선수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오늘 선수들의 얼굴이 밝지 않아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잠시 말을 멈추고 눈물을 보였다.

무단이탈로 팀 분위기를 들쑤셔놓은 김 대행이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고 감독대행에 오른 것에 대해 의아해하는 배구 팬들이 많다는 지적에는 "구단의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들었다. 당연한 것"이라고 담담하게 밝혔다.

김 대행은 앞서 방송사들과의 사전 인터뷰에서는 "새로운 감독이 선임되면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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