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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잠적 이준석 부산행, 제2의 옥새파동?…국힘 발칵(종합)
기사 작성일 : 2021-11-30 22:49:16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0일 아침 돌연 '증발'했다. 초유의 당대표 잠적 사태는 이날 밤까지도 해소되지 않았다.

그의 휴대전화는 종일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

이 대표는 전날 저녁 8시께 초선 의원 5명과 술자리를 갖던 도중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긴 데 이어 이날 오전 공개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당 대표의 잠적 사실이 언론에 일제히 보도되자, 오전 11시에는 '금일 이후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공개 활동을 무기한 접고 사실상 당무를 내려놓은 셈이다.

상계동 자택에 머무르던 이 대표는 오전 10시께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 당원협의회 사무실에 들렀다가 1시간여 만에 떠났다고 한다.

이후 이 대표는 오후 들어 김용태 최고위원, 김철근 정무실장 등 측근들과 함께 부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들이 진치고 있는 여의도와 상계동에서 아예 벗어나 '장기전'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무에 복귀할 날짜를 정해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김무성 대표가 친박계의 당 대표 흔들기와 이른바 '진박 공천'에 반발해 대표 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내려가버린 '옥새 파동'을 연상케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 대표 주변에서는 그가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일각에서는 이미 사퇴 선언문을 써뒀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그가 '중대 결심'을 저울질하는 배경으로는 윤석열 대선 후보의 '패싱' 논란이 거론됐다.

윤 후보가 사전 소통 없이 충청 방문 일정을 일방 통보한 데다, 반대 뜻을 분명히 밝힌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 임명까지 강행해 틀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본인이 함구 중이어서 정확한 잠적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상황을 더 파악해보려고 한다"고 했으나, 이 대표와 연락이 닿지 않아 대화를 나누거나 만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 측도 접촉이 여의치 않았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노원병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찾았지만, 30분 만에 소득 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권 사무총장은 당협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윤 후보가 이 대표를 직접 만나 뵙고 왜 그러시는지 이유를 듣고 오라고 지시했다"며 "지금 연락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간접적으로 전해 들은 얘기에 의하면 (이 대표가)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한다"며 "대표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드리고, 내일이라도 기회가 되면 만나볼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와 가까운 장제원 의원은 국회 법사위 참석 후 기자들에게 "지금 분란의 요지는 '왜 나 빼냐'는 것"이라며 "이런 영역 싸움을 후보 앞에서 하는 것"이라고 이 대표를 저격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내가 무슨 문고리 3인방이고 차지철이라는 것인가"라며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앉히는 데 어떤 역할도 안 했다"라고도 했다.

초선 의원들은 이날 오후 3시 국회에서 의총을 열어 진통을 거듭 중인 선대위 구성이나 이 대표 잠적 사태 등에 관해 논의했다.

윤 후보 비서실장을 맡은 초선 서일준 의원은 이 회의에 참석해 이 대표 패싱 논란과 관련, "실무진 선에서 오해가 있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선대위원장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진 '조국 흑서' 공동 저자 권경애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는 국민의힘 혁신에 대한 국민의 갈망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 후보가 탄핵 당한 구세력을 모아 탄핵된 당을 부활시키는 데 동의하거나 그것이 본인의 의사이고 목적이라면 어쩌겠나"라며 "그런 세력과 사람을 도울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본인 인증을 거쳐 입장 가능한 당원 실명게시판에는 이날 하루에만 1천건이 넘는 글이 올라왔다. 대부분 이 대표에 대한 비판 글이었다.

당원들은 "정권 교체 실패하면 이 대표 책임", "당 대표에서 탄핵해야 한다"는 등 격앙된 어조로 성토했다.

반면,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에펨코리아 등 커뮤니티에서는 "이 대표 사퇴하면 탈당할 것", "윤 후보가 뒤통수쳤다"는 등 정반대 여론이 표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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