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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1주기'에 승리 수확…임찬규 "좋아질 일만 남아"
기사 작성일 : 2022-05-19 23:04:03

임찬규(30·LG 트윈스)에게 5월 19일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짜다.

평생 존경하고 사랑하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날이라서다.

아버지를 여의고 1주기에 마운드에 오른 임찬규는 마운드에서 숱한 위기와 마주하고도 꿋꿋하게 버텨 승리를 따냈다.

"오늘만큼은 무엇보다 잘 던지고 싶었다"는 각오대로 승리투수가 돼 기쁜 마음으로 아버지를 떠올릴 수 있게 됐다.

임찬규는 1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wiz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4볼넷 악전고투 끝에 무실점 투구로 시즌 3승(3패)째를 거뒀다.

경기 후 임찬규는 "가족과 친척들에게 정말 큰 선물을 해준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사실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43㎞에 머물렀고, 대부분의 직구가 시속 130㎞ 후반대에 머물렀다.

최근 떨어진 구속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털어놓은 임찬규는 "느린 공으로도 타자를 많이 잡아냈기에 밸런스가 아직 덜 올라온 거로 생각하고 하던 대로 맞혀 잡기로 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명품 투수전'을 펼쳤던 kt 선발 고영표(31)와 재대결에서 승리해 더욱 값진 경기였다.

임찬규는 지난해 9월 25일 수원 kt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고영표는 8이닝 무실점으로 맞섰다.

결국 0-0으로 양 팀이 승패를 가리지 못했고, 임찬규와 고영표는 최고의 토종 투수전을 펼쳤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날 임찬규는 5이닝 무실점으로 버텼지만, 고영표는 5⅓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임찬규는 "고영표 선수는 워낙 좋은 선수라 항상 배운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간다"며 "아무리 어려워도 최소한의 이닝을 던지는 걸 보며 멋있는 선수라는 걸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현재 리그 2위를 달리는 LG는 토종 선발진의 부진이 고민이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선발 투수를 보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마침 임찬규의 호투가 나왔다.

임찬규는 "(이)민호와 (김)윤식이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압박을 많이 받는다"며 "많이 부족한 걸 알고 있고 힘을 내려고 하기에 앞으로는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힘줘 말했다.

줄곧 진지하게 말을 이어가던 임찬규는 5회 2사 만루 호수비로 승리를 지켜준 좌익수 이재원(23) 이야기에 특유의 입담이 살아났다.

임찬규는 "처음으로 가족이 아닌 사람이 사랑스럽고 잘생겨 보여서 포옹했다"며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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