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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부작용 정부 보상 첫 판결…유사 소송 이어질까(종합2보)
기사 작성일 : 2022-09-20 22:16:53

코로나19 예방백신을 접종한 뒤 뇌 질환 진단을 받은 사람에게 정부가 보상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피해보상 관련 소송에서 백신접종과 부작용 간 인과관계가 인정돼 피해자가 승소한 판결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유사 소송이 잇따를지 주목된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주영 부장판사)는 30대 남성 A씨가 "예방접종 피해보상 신청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을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작년 4월 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지 하루 만에 열이 나고 이틀 뒤에는 어지럼증과 다리 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은 백신 접종자인 A씨에게 이상 반응이 발생했다고 보건소에 신고했고 추가 검사 끝에 뇌내출혈과 대뇌 해면 기형, 단발 신경병증 진단을 내렸다. 이에 A씨의 가족은 진료비 337만원과 간병비 25만원의 피해보상을 신청했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은 백신 예방접종 피해보상 전문위원회 심리 끝에 '질병과 백신 접종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질병관리청은 A씨의 뇌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촬영 영상에서 해면상 혈관 기형이 발견됐고, 다리 저림은 해면상 혈관 기형의 주요 증상인 점에 비춰볼 때 예방접종과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해면상 혈관 기형은 뇌혈관이 엉킨 질환인데, A씨에게 원래 이런 기저질환이 있었으므로 백신 접종이 이 질환을 발현시켜 문제를 일으켰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질병청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A씨가 질병청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맡은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기저질환이 있었더라도 백신을 맞기 전까진 어떤 증상도 없었기 때문에, 백신이 문제를 일으킨 원인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판결의 요지다.

재판부는 "원고가 예방접종 전에 매우 건강했고 신경학적 증상이나 병력도 전혀 없었다"며 "예방접종 다음날 두통과 발열 등 증상이 발생했는데, 이는 피고가 백신 이상 반응으로 언급했던 증상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고에게 해면상 혈관 기형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MRI 결과 확인됐으나 정확히 언제 발생한 혈관 기형인지 알 수 없고 예방접종 전에 그와 관련한 어떤 증상도 발현된 바 없었다"고 지적했다.

질병관리청은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이날 "추가적인 소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항소를 제기했다"며 "의학적 근거와 백신의 이상반응 정보에 대해 여러 가지 제도적 절차에 기반해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과 부작용의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데 상당히 보수적인 입장이었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인정한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작지 않은 파장이 있을 전망이다.

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 후 발생한 부작용 등 이상반응에 대한 정부의 피해보상 신청 건수는 누적 8만7천304건(이의신청건 3천681건 포함)으로 이중 6만5천31건(74.5%)에 대한 심의가 완료됐다.

심의 완료된 건수 중 32% 정도인 2만801건에 대해서만 보상이 결정됐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그동안 정부로부터 백신 부작용 피해 인정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유사 소송을 제기하는 등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질병청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과 관련해 진행 중인 소송은 A씨 건을 포함해 모두 9건이다.

백신 접종 인과성 판단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개인이 정부 상대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사건마다 결과가 다를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선제적으로 인과관계 인정 범위를 넓히고 피해자의 입증 책임 부담을 완화하도록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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