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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 5방' SK 오재현 "슛 안 막으면 좋아…편히 득점할 기회"
기사 작성일 : 2022-11-16 22:37:12

"상대가 슛을 안 막으면요? 내 득점을 편하게 올릴 기회죠."

프로농구 서울 SK의 오재현은 이제 '슛 안 막는 수비'가 두렵지도 않고, 기분 나쁘지도 않다고 한다.

오재현은 16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SK가 전주 KCC를 78-68로 꺾는 데 1등 공신이 됐다.

특히 KCC는 오재현에게는 '슛 안 막는 수비'로 일관했는데, 오재현이 보란 듯이 3점 5방을 터뜨리며 이를 깨부쉈다.

SK의 주 득점원 김선형과 자밀 워니가 아니라 예상치 못한 오재현 쪽에서 계속 득점을 헌납한 KCC는 결국 SK의 4쿼터 공세를 견뎌내지 못하고 경기를 내줬다.

오재현은 KCC가 이런 노골적인 수비를 펼칠 정도로 슈팅이 약점으로 꼽혀왔다.

데뷔 시즌인 2020-2021시즌에는 25.7%, 다음 시즌에는 31%에 그쳤다.

성공률도 떨어지지만 외곽슛에 자신이 없어 3점 라인에서 주저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고, 멀리서 기다리는 상대를 향해 무리한 돌파를 시도하다가 괜한 실책을 저지르곤 했다.

올 시즌 오재현의 3점 성공률은 42.9%까지 올랐다. 경기 당 평균 1.2개를 던졌던 지난 시즌에 비해 3배까지 오른 3.5개의 3점을 쏘아 올리고 있다.

오른 수치만큼 3점을 이야기하는 오재현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경기 후 취재진에 "나를 막든, 막지 않든 기회가 나면 계속 던져야 한다"며 "수비가 없는 기회에서는 넣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골적으로 자신의 슛을 버리는 수비가 기분 나쁘지 않냐고 묻자 그는 "슛 연습만 많이 한 상황이라면 '안 막는 수비'는 오히려 고마운 것"이라고 웃었다.

오재현은 "다른 선수보다 더 득점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상황이다. 내 슛을 막지 않고 버리더라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나한테 붙어서 수비해주면 더 좋긴 하다. 돌파하면 돼서 더 고맙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오재현은 자신감의 비결이 '연습'이라고 답했다.

오재현이 "비시즌 때 슛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오전, 오후 운동 전에 매번 200∼300개씩 던졌다"고 밝히자, 김선형은 "(오)재현이가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는 걸 나도 봤는데 그 결실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거들었다.

김선형은 "사실 선수라면 슛을 막지 않고 아예 떨어져 버리면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며 "오늘 경기로 극복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어 "옆에서 계속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나도 노력한다"며 "재현이가 넣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내가 더 뿌듯하고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슈팅이 약점으로 꼽혔는데도 오재현이 계속 출전 기회를 받은 이유는 수비력이 출중해서다.

스스로 수비력에 자부심이 있는 오재현은 이날 전반에만 KCC의 에이스 허웅에게 13점을 내줬다.

오재현은 "전반에 스스로 화가 많이 났다. 상대 에이스에게 두 자릿수 득점을 줬다"며 "후반에는 1점도 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5반칙을 당해 퇴장당하더라도 득점은 주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전반 팀의 공격을 이끌던 허웅은 후반 5득점에 그쳤다.

이제 오재현은 수비를 넘어서 공격에서도 팀에 공헌하고자 한다.

그는 "아무리 수비가 좋다고 해도 공격에서 짐이 되면 안 된다"며 "기회가 나면 계속 던지겠다. 그래야 선형이형과 워니가 편하게 공격할 수 있다"고 거듭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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