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전북환경운동연합은 13일 전주한옥마을 내 오목대숲에서 40그루가 무차별 벌목됐다며 원상복구를 전주시에 요구했다. 전주시는 경관 개선 등을 이유로 벌목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잘려 나간 나무.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전주= 정경재 기자 = 전북 전주시가 한옥마을 경관 개선을 이유로 수십 년 된 나무들을 벌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목대에서 한옥마을이 잘 내려다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인데, 시민과 환경단체는 "생태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무차별 벌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3일 전북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전주시는 지난 11일 오목대숲에 있는 아름드리 상수리나무와 느티나무 40여 그루를 베어냈다.

시는 이튿날에는 현장 설명회를 열고 오목대숲에 사업비 8억8천만원을 들여 목재 데크와 난간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배롱나무와 목수국 등 외래 수종 435그루를 심고 흙 콘크리트를 바르는 등 산책로를 대대적으로 정비하겠다는 구상도 덧붙였다.

시는 무차별 벌목에 환경단체가 반발하자 "한옥마을에서 지방기념물인 오목대를 조망하고, 또 한옥마을을 내려다보는 경관 개선 요구를 반영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전북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쳤다"며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그러나 환경단체는 고유 수종 벌목은 시가 요청한 사업 심의에 없는 내용이라며 사업 중단과 원상 복구를 요구했다.

시가 도 문화재위원회에 낸 자료를 보면 '문화재 주변 시계 확보와 쾌적한 탐방로 조성'을 위해 풀베기와 가지치기, 고사목 제거, 외래수종 갱신을 하겠다고만 쓰여 있다는 것이다.

오목대숲에 자생하는 상수리나무와 느티나무를 베어내고 외래수종을 심는다는 계획은 어디에도 없다는 게 환경단체 주장이다.

전북환경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벌목은 사업 목적에 부합하지 않고 심의 범위를 크게 벗어난 불법 공사"라면서 "상가 주민 민원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문화재 현상 변경 구역에서 대규모 벌목을 진행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주 향교와 경기전, 한옥마을, 오목대숲은 함께 있어야 빛나고 아름다운 곳"이라며 "편의와 조망 효과를 높인다는 이유만으로 콘크리트를 바르고 나무를 베어내는 것은 제 살을 깎아 먹는 행위"라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