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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 평균 224∼560㎏ 힘 받아"
기사 작성일 : 2023-01-13 14:00:32
좁은 골목길 더 좁게 만든 에어컨 실외기 가벽


김주성 기자 =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9일 이태원 압사 참사가 난 골목길에 인접한 서울 용산구 해밀톤호텔을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사고발생 골몰길에 맞닿은 해밀톤호텔 서쪽면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가벽. 특수본은 확보한 압수물과 현장 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해밀톤호텔의 불법 증축 건축물과 인명피해의 연관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송정은 이미령 설하은 기자 = 이태원 참사 당시 피해자들이 사고 골목에서 평균 224∼560㎏·중(㎏f)의 힘을 받았을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 결과가 나왔다.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자문 역할을 한 박준영 금오공대 기계설계공학과 교수는 13일 특수본 수사 결과 발표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박 교수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밀도 추정 감정서를 토대로 사고 골목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참사 당일 오후 9시부터 10시30분 사이 군집 밀도는 ㎡당 6∼10명이었다.

이에 따라 피해자들이 당시 받은 힘은 평균 2천200∼5천500N(1N은 질량 1㎏인 물체에 작용했을 때 1㎨를 가속하는 힘), 즉 224∼560㎏의 질량이 중력을 받아 누르는 힘의 크기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됐다.

박 교수는 또 참사가 발생한 해밀턴호텔 옆 골목의 양방향 통행과 구조물이 압사 사고 발생 가능성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뮬레이션 결과 사고 골목에서 양방향 통행이 이뤄질 때는 구간 내 인원이 800명일 때부터 막힘이 발생하고 압사 발생 확률이 높아지지만, 일방통행일 경우 인원이 1천명일 때까지도 막힘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병목 구간을 유발하는 구조물이 있으면 밀도에 따라 보행자들에게 약 1천∼1천500N(102∼153㎏이 누르는 힘)의 힘이 더 가해진다"며 "밀집 상태에서 더 큰 힘이 가해지면 엎어져 넘어지기 쉽다는 점에서 구조물이 보행자의 전도 확률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밀집 상황에서는 누군가 밀지 않더라도 넘어질 수 있느냐는 질문엔 "일정 기준 이상의 압력이 몇 분간 이어지면 누군가 기절하고, 이때 공간이 생기면 그 위로 넘어지는 전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사고가 발생 골목 아래쪽(이태원역 쪽)에 1천800명 정도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평균적으로 4천N 이상의 압력을 받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묻는 말에 "밀집도 통제가 없으면 (사고는) 재발할 수 있는 만큼 군중 통제가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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