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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 전편 결항에 대기줄 수십m…"언제까지 기다리나"
기사 작성일 : 2023-01-24 14:01:11

(제주= 고성식 기자 = "날씨로 인한 항공편 결항이 처음도 아닌데, 대체 항공권을 구하려면 꼭 공항에까지 나오고 또 이렇게 오래 기다려야 하나요?"

제주공항 대기표 구하기 전쟁


(제주= 박지호 기자 =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오전 폭설과 강풍이 몰아쳐 항공편이 전편 결항한 가운데 승객들이 대기표를 구하기 위해 각 항공사 대기전용 카운터에 길게 줄을 서 있다.

강풍에 제주국제공항 항공기 전편이 결항한 24일 강모(44)씨는 저비용 항공사 발권 데스크 앞에서 줄을 서다가 지쳤다며 이같이 볼멘소리를 냈다.

제주를 오고 가는 모든 항공편이 결항한 이날 오전 일찍부터 오후 늦게까지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티웨이 등 항공사 발권 데스크에는 수십m의 긴 대기 줄이 만들어졌다.

지난 21일 단체 여행을 온 한모(60·서울)씨는 서울로 돌아가는 항공편 결항 소식을 듣자마자 전날 저녁 무작정 공항을 찾았다.

그는 이날 오전에도 공항에 나와 계속 기다렸다.

한씨는 "27일에야 항공 좌석이 겨우 나올 것 같다"며 "며칠을 더 제주에 머물러야 할 것 같다. 출근을 한동안 못하게 돼 회사에 미안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원모(33)씨는 공항까지 나와 그나마 한시간가량만 줄을 서 대기 항공권을 구할 수 있었다.

결항사태에도 한산한 대한항공 발권 창구


(제주= 고성식 기자 = 강풍으로 인해 제주공항 항공편 결항이 빚어진 24일 대한항공 발권 데스크가 한산해 다른 항공사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제주공항 결항 사태로 이처럼 대부분 항공사의 발권 데스크가 대기 항공권이라도 구하려는 결항편 승객들로 붐볐지만, 유독 대한항공의 상황은 전혀 달라 눈에 띄었다.

대한항공도 이날 출발 기준 44편이 결항했지만, 결항편 승객들이 거의 공항으로 나오지 않아 다른 항공사와 대조를 이뤘다.

대한항공은 특별기 등 임시편이 증편되면 이후 결항한 시간 순서대로 탑승 우선권을 주고, 수속이 가능한 시간대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주고 있다.

대한항공 발권 데스크 직원은 "결항편 승객들은 안내되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대체 편이 배정되는 대략적인 시간대와 예약 가능 상황을 알 수 있다"며 "좌석을 선착순으로 배정하지 않아 결항편 승객이 공항에 일찍 나올 필요가 없고 간혹 공항으로 오더라도 이 같은 설명을 듣고 바로 숙소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전날 일찌감치 문자 메시지를 통해 24일 예약 승객들에게 결항 사실을 알리면서 동시에 "25∼26일 탑승 가능한 대체 편을 24일(오늘) 오후부터 문자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결항편 승객들은 문자메시지를 보고 수속 가능 시간대에 나오면 된다.

대한항공 결항 안내 문자


[촬영 고성식]

반면 다른 항공사들은 항공편이 결항하면 이후 남는 좌석을 선착순으로 배정하고 있다.

다른 승객보다 빨리 남는 좌석을 받으려고 공항으로 너도나도 나와 대기하는 상황이 이어진다.

여기에는 대한항공이 임시편 등을 동원할 여력이 있지만, 다른 항공사들은 그럴 형편이 못 되는 점도 한몫한다.

지난해 12월 23일에도 폭설로 제주공항 항공편이 대거 결항했다.

당시에도 제주공항에는 대한항공을 제외한 대부분 항공사의 결항편 승객들이 몰리는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 등은 2016년과 2018년 폭설로 항공편 결항사태 이후 각 항공사에 결항편 승객들에게 사전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도록 하는 조치를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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