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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총리 100일' 멜로니 "감당 못 할까 두려워 끊임없이 공부"
기사 작성일 : 2023-01-27 19:00:56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 신창용 특파원 = "총리로 일한다는 건 거대한 믹서기 안에 들어간 것과 같습니다. 완전히 빨려 들어가면 자신과 가족을 위한 공간은 남아있지 않게 되죠."

조르자 멜로니(46) 이탈리아 총리가 26일(현지시간) 공개된 여성 잡지 '돈나 모데르나'(이탈리아어로 현대 여성이라는 뜻)와의 인터뷰에서 총리로 보낸 약 100일의 시간을 돌아보며 한 말이다.

멜로니는 총리로서의 직무에 헌신하되 가족과 일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한다고 소개했다. 멜로니 총리는 결혼하지 않은 채 언론인 안드레아 잠브루노(42)와의 사이에 6살짜리 딸(지네브라 잠브루노)을 두고 있다.

그는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총리가 된 이후에도 최대한 딸을 직접 학교에 데려다주고, 저녁에 집에 와서 잠을 재울 수 있게 애쓰고 있다"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가능한 한 의제를 압축하려고 애쓰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멜로니 총리는 "때로는 늦게 귀가할 것 같으면 차라리 점심을 거른다"며 "이것은 지네브라와 안드레아에게 중요할 뿐만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다. 가끔 힘든 날도 있지만, 집에 와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고 덧붙였다.

오는 29일 취임 100일을 맞는 멜로니 총리는 청년부 장관을 지낸 것을 제외하면 국정 운영 능력을 검증받지 못했다는 약점을 딛고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에 올랐다. 그는 이 약점이 오히려 자신에게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멜로니 총리는 "난 아무것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자랐다. 항상 준비돼 있지 않다고 느꼈고, 내가 감당해내지 못할까 봐 두려워했다"며 "하지만 이 두려움이 나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두려움이 날 끊임없이 공부하게 만들고, 까다롭게 굴게 하고, 때로는 필요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게 추동하는 힘"이라며 자신이 '임포스터 신드롬'(가면 증후군)을 겪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임포스터 신드롬'은 자신의 성공이 노력이 아닌 운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며 불안해하는 심리로,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미국의 심리학자 폴린 클랜스는 "성공한 여성들에게 많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멜로니 총리는 마지막으로 딸에게 전해주고 싶은 가르침을 묻는 말에는 "인생에는 지름길이 없다는 것, 먼 길을 가야만 한다는 것, 양심상 옳다고 믿는 게 있다면 일어서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전해주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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