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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적 무능력·무책임 비판 '솔직 담백'하게 넘긴 클린스만
기사 작성일 : 2023-03-09 17:00:44
클린스만 감독 취임 기자회견


(파주= 서대연 기자 =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의 새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9일 오후 경기도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통역을 통해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파주= 안홍석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사령탑으로 맞은 첫 고비를 '솔직 담백'한 답변으로 무난하게 넘겼다.

9일 경기도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은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엇갈리는 가운데 한국 대표팀 사령탑이라는 '독이 든 성배'를 든 클린스만 감독이 처음으로 한국 미디어와 팬들을 만나는 자리였다.

굳이 비교하자면,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컸다.

선수 시절 월드컵, 유로(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을 경험했고, 지도자로서도 독일을 이끌고 자국에서 열린 2006년 월드컵에서 3위의 성적을 낸 클린스만 감독은 역대 한국 사령탑 중 가장 '거물'이다.

하지만 2016년 미국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사실상 7년을 지도자로서 '백수'로 보냈다.

감독으로서 전술적 역량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받았다.

2020년에는 불과 3개월 만에 헤르타 베를린(독일) 감독에서 물러나면서 사임 발표를 구단과 상의 없이 개인 SNS를 통해 해버려 독일 축구계를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내외 많은 축구팬이 그를 '무책임한 사람'으로 본다.

밝은 표정의 클린스만 감독


(파주= 서대연 기자 =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의 새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9일 오후 경기도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당연히 우려 섞인 질문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고 밝은 목소리로, 자기 생각을 담담하게 말했다.

인정할 것은 깔끔하게 인정했고, 해명할 것은 짧고 뚜렷하게 해명했다.

'SNS 사임 발표'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은 "인생은 늘 배움의 과정이다. 베를린에서 그렇게 한 것은 실수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일이 또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경험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10번의 결정을 할 때 모든 결정이 다 옳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은 결과로 평가받는다. 옳은 방법으로 부정적인 여론을 줄여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전술적인 역량이 부족하다는 비판의 시발점이 된 필리프 람의 자서전 내용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파주 NFC 훈련장 둘러보는 클린스만 감독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새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과 파주 NFC 훈련장을 둘러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람은 자서전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지도 아래 우린 체력 훈련만 했다. 전술적인 지도는 거의 없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은 "일반적으로 나올 수 있는 코멘트다. 25명이나 되는 선수들이 모여 훈련하다 보면, 공격수는 슈팅을 많이 하고 싶어 할 테고 미드필더는 패스를 더 하고 싶어 할 수 있다"면서 "람 같은 수비수는 전술 훈련을 더 원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지도력에 문제가 있었다기보다, 그저 선수 개인의 불만 사항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클린스만 감독은 또 긴 공백기에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TSG) 활동을 하며 아랍컵, 카타르 월드컵에서 활동했다. BBC와 ESPN 방송에서도 활동했다"면서 "축구 쪽에 계속 발을 담그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솔직하고 담백한 답변으로 첫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씁쓸한 뒷맛을 남긴 답변도 있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선임 과정에서 축구협회로부터 처음 연락받은 시기가 언제인지, 축구협회의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소통했는지 답해 달라는 질문이 나왔다.

감독 선임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위원들과 사실상 소통하지 않고 축구협회 내 특정 인사의 입김에 따라 감독 선임 절차를 밟았다는 비판이 제기되던 터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카타르 월드컵 때 TSG로 활동하면서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과 만날 기회가 있었다. 역시 TSG 일원이던 차두리와 함께 한국 경기를 보면서 여러 얘기를 나눴다"면서 "(월드컵 뒤) 이를 통해 인터뷰를 여러 차례 하고 생각을 나눴다. 이런 절차를 통해 같이 일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뮐러 위원장은 앞서 카타르 월드컵 뒤 61명의 후보군 중에서 추려 클린스만 감독과 협상했다고 설명한 바 있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이날 설명 대로라면, 후보군을 선정하는 등의 작업은 사실상 요식행위였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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