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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저명 노동활동가, 남편 감옥 면회 직후 국보법 위반 체포
기사 작성일 : 2023-03-09 20:00:58
홍콩 노동 활동가 엘리자베스 탕


[홍콩 명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홍콩= 윤고은 특파원 = 홍콩의 저명한 노동 활동가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수감 중인 남편을 면회하러 갔다가 교도소 밖에서 똑같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9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 내 국가보안법 담당부서인 국가안전처는 이날 오후 스탠리 교도소 밖에서 65세 여성을 '외국 또는 외세와 결탁해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한 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홍콩 언론은 체포된 이가 2021년 해산한 노동단체 홍콩직공회연맹(HKCTU)의 전 비서장 엘리자베스 탕이며, 체포는 그가 스탠리 교도소에 수감 중인 남편 리척얀 전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 주석을 면회한 직후 이뤄졌다고 전했다.

2020년 6월 30일 시행된 홍콩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

탕과 리척얀은 1985년 결혼했으며 1990년 함께 직공회연맹을 결성하고 홍콩의 노동 운동을 이끌었다. 직공회연맹은 홍콩 최대 노동단체로 성장했으나 국가보안법 시행 후 당국의 압박 속에 2021년 10월 자진 해산했다.

지련회는 1989년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지원하기 위해 결성된 단체로, 30여년 민주화 시위의 진상을 알리고 희생자 추모에 앞장서 왔지만 역시 2021년 당국의 압박 속에 해산했다.

1995년부터 11년간 입법회(의회) 의원을 지낸 리척얀은 앞서 불법 집회 참여 등의 혐의로 징역 20개월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9월 형기를 마쳤으나 2021년 국가보안법상 국가 전복 선동 혐의로 기소되며 계속 수감 상태다.

탕은 직공회연맹 해산 직후 영국으로 떠났다가 최근에야 홍콩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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