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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자이한 "대만, 중국의 해상봉쇄 대비해 원전 포기말아야"
기사 작성일 : 2023-03-17 10:00:57

정재용 기자 = 대만이 중국의 해상봉쇄 전략에 대비하기 위해선 원자력 발전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저명한 지정학적 분석가가 조언했다.

17일 대만의 영자지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미국의 지정학적 분석가인 피터 자이한은 최근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원자력 발전이 중국의 해상봉쇄에 대응할 수 있는 대만의 유일한 '헤지(hedge·대비책)'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타이베이에 걸린 원전 반대 프래카드


[타이완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자이한은 "대만이 원자력 발전을 포기하려는 것은 매우 현명하지 못하다"면서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蔡英文) 정권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한 뒤 "원자력은 대만해협에서 전쟁이 발발했을 때 해상봉쇄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헤지"라고 강조했다.

차이잉원 정부는 오는 2026년 말까지 원자력 발전소 운영을 끝낸 뒤 2038년까지 모든 원자력 발전소를 해체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2022년 말 현재 대만은 원자로 3기를 가동하고 있으며, 전체 전력 생산에서 원자력 발전의 비중이 7% 수준에 불과하다.

자이한은 중국의 군사적 위협과 대만의 전력난 등을 지적한 뒤 내년 5월에 출범하게 될 대만의 차기 정권에 대해 탈원전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이한은 대만이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대만의 물리적인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할 때 현재와 같은 형태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이 대만에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상봉쇄는 해군력을 동원해 적국의 함정이나 상선의 통행을 차단하는 군사 행위를 말한다.

해상봉쇄와 영공봉쇄는 전면적인 침공과 더불어 중국이 대만에 대한 통일을 압박하기 위해 택할 수 있는 주요 선택지로 꼽힌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8월 25일 자 보도를 통해 중국이 대만에 대한 전면전 대신 군함과 잠수함, 군용기, 미사일 등을 동원해 대만 항구와 영공에 대한 전면 봉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또 미국을 비롯한 대만 동맹국들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군용기와 미사일을 동원하는 전략을 택할 수 있다고 NYT는 내다봤다.

물론,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만에 대한 해상봉쇄에 나서더라도 통일을 받아들이도록 대만을 굴복시킬 수 없을 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의 개입으로 해상봉쇄 자체가 성공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2016년 5월 민진당 소속의 차이잉원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공식적인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한 강도 높은 군사·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이한은 타이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투자하는 대만의 기업인들에 대해 중국의 인구학적, 경제적 위기를 고려할 때 대중국 투자가 얼마나 위험한지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자이한은 "대만의 비즈니스 공동체는 중국에 많은 것을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이한은 '붕괴하는 세계와 인구학'(원제: The End of the World Is Just the Beginning) 등을 쓴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정학적 분석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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