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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사태에 조마조마…2금융·건설 부동산 PF 다시 '빨간불'
기사 작성일 : 2023-03-19 10:00:16
부동산 건설 현장


[ 자료사진]

윤선희 기자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여년 만에 부동산 관련 부채에 '빨간불'이 켜졌다.

19일 금융투자업계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미분양 증가 등 부동산시장 한파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해외 은행 문제까지 겹쳐 국내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면 국내에서 부동산 PF에 취약한 2금융권 중소형 금융회사와 건설사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 SVB 사태에 우려 확산…제2금융·건설 부동산 PF 괜찮나

최근 미국 SVB 파산 사태가 발생하자 국내에서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해외 은행 파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고금리, 경기 침체 등이 시장 전반의 불안으로 연결될까 우려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내 주택시장이 가격 하락과 미분양 물량 증가로 경착륙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해외 은행의 예금 대량 인출(뱅크런)과 금리 위험 관리 실패 등으로 금융 불안과 경기 둔화가 현실화하면 국내 주택시장 경기가 더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SVB, 크레디트스위스 등 해외 은행 문제로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불확실성이 우리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면 약한 고리인 부동산 PF와 가계부채 등 부동산을 둘러싼 부채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PF 우발채무는 부동산 경기 불황기에 금융시장이 경색되면 개별 프로젝트 사업성과 무관하게 차환 위험이 발생할 수 있어 유동성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제2금융권 부동산 PF 금융 위험노출액이 200조원이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집계한 비은행권 부동산 PF 금융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작년 6월 말 기준 191조7천억원 규모로 2018년 말(94조5천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연구원은 부동산 PF 위험노출액은 대출, 지급보증, 유동화증권 등을 합산한 것으로 작년 말까지 더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 10여년 만에 유동성 위험 현실화하나…"구조조정 불가피"

시장에선 부동산 경기 불황에 전 세계 금융 불안이 확산하면 부동산 PF 위험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고 일부 금융권역과 건설사들을 주시하고 있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지방과 비주거용, 신용도가 낮은 지방의 저축은행, 캐피탈 등 2금융기관, 중소 건설사, 브릿지론 등 중심으로 위험이 크다"며 "일부는 이미 구조조정 과정에 진입했다고 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어나는 급격한 유동화시장 경색과 부동산 시장 불황에 따른 부외 부채위험은 건설사에서 증권사로 다소 전이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증권사가 보유한 부동산 PF 대출 관련 우발채무는 작년 말 기준 20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매입 확약'이 19조6천억원으로 전체의 를 차지했다.

권신애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증권, 캐피탈, 부동산신탁, 저축은행 등은 부동산 경기 민감도가 높은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며 이들 금융업권의 신용등급 방향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개별 사업장의 분양 저하와 공사 중단에 따라 신용도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 1월 7만5천359호로 2012년 11월(7만6천319호)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지난 16일 저축은행, 증권, 부동산신탁 등 업종 전망을 비우호적으로 제시했다. 저축은행은 브릿지론, 부동산 PF의 자기자본 대비 비중이 각각 100%를 초과하거나 합산 기준이 200%를 넘는 곳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캐피탈사의 경우 브릿지론 등 부동산금융 부실 위험이 있다며 DGB캐피탈, M캐피탈, 에이캐피탈, 오케이캐피탈, 현대캐피탈 등을 주요 검토 대상으로 꼽았다.

한신평은 증권사에 대해서도 부동산금융 건전성이 악화하면 자본 적정성과 유동성 위험이 모두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주요 검토 대상으로 하이투자증권, SK증권, 케이프증권을 언급하면서 이들의 재무 안정성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부 건설사의 재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건설에 대해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작년 9월 말 기준 로 그룹 계열의 유동성 지원에도 차환 위험이 낮아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쌍용건설의 경우 부채비율이 로 수익창출력이 회복하지 않는 한 재무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봤다. 태영건설[009410] 역시 부채비율이 499%까지 높아졌으며 한신공영[004960] 부채비율(연결 기준)은 로 재무 부담이 과중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은 광주 화정아이파크 사고 여파로 수주 경쟁력이 훼손돼 현금흐름이 나빠질 수 있다고 봤다.

한기평은 건설산업의 분양성과와 PF 우발채무를 주시하면서 건설사들의 현금흐름을 중점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최근 '회사채·단기 금융시장 및 부동산 PF 리스크 점검 회의'를 열어 부실 우려가 있는 PF 사업장을 지원하기 위해 다음 달에 'PF 대주단 협약'을 가동하는 한편 정책금융을 28조4천억원으로 늘려 공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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