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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중국 선전FC에 밀린 '임채민 이적료' 등 15억원 받아내
기사 작성일 : 2023-03-27 14:00:43
강원FC 최용수 감독


[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이의진 기자 = K리그1 강원FC가 중국프로축구 선전FC로부터 1년간 '떼인 돈' 10억원에 더해 이자와 위약금까지 모두 받아낸 것으로 확인됐다.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는 27일 와 통화에서 "최근 선전FC가 이적료 77만달러(약 10억원)에 이자, 위약금을 더해 총 119만달러(악 15억5천만원)를 지불했다"고 밝혔다.

이는 강원에서 뛴 임채민(현 제주)의 이적료다. 임채민이 지난해 4월 선전으로 떠났지만, 강원은 이적료 중 10억원가량을 받지 못했다.

기다리다 못한 강원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소해 '밀린 이적료를 지급하라'는 결정을 지난해 11월 받아냈다.

FIFA 분쟁 조정 기관은 강원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자·위약금 등 5억원가량을 추가로 내라고 지시했지만, 이후로도 선전 측은 '감감무소식'이었다.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린 선전이 곧 해체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현지에서 나오자 강원의 불안은 더 커졌다.

최근 중국축구협회가 프로팀에 각종 임금 체불·채무를 정리하도록 지시한 동시에 '리그 퇴출' 제재를 꺼내 들자 선전이 '해체'와 '재기' 중 어떤 선택을 할지 이목도 집중됐다.

국제축구연맹 로고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김 대표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자국 리그에서 퇴출당하는 일을 막고자 채무 등을 해결해야 하는 선전이 오히려 급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밝힌 협상 과정은 극적이었다. 사실상 '수장 간 담판'을 통해 이뤄졌다.

선전 측은 처음에 10만달러만 먼저 주고 나머지는 추후 갚겠다며 협상을 시도했다.

아예 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터라, 강원 내부서도 이 제안을 두고 고민이 깊었다.

김 대표는 "그간 행보를 봐서 강단 있게 맞설 때라 봐 거절하려던 차에 선전 대표에게서 직접 연락이 왔다"며 "다행히 협상의 여지가 있는 듯했다. 리그 참여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돌아봤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 중국 팀의 지출 규모를 보면 우리에게 줄 119만달러 때문에 리그 퇴출을 감수하진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애초에 이 돈조차 없는 상황이라면 리그 참여를 도모하는 일도 없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와 문제를 확실히 매듭을 지어야 선전 구단에 대한 외부의 신뢰도 다시 생긴다는 점을 강조하니 이를 상대도 받아들인 것 같다"고 했다.

취재진 질의에 답하는 김병지 대표이사


(춘천= 이의진 기자 = 김병지 프로축구 강원FC 대표이사가 지난 1월 9일 강원도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 미디어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기업 구단인 선전은 대형 부동산개발업체 자자오예(佳兆業·영문명 카이사)가 모기업이다.

홍콩 부동산 시장의 신흥 강자였던 자자오예는 2020년 하반기 당국이 부동산 산업 거품 제거 차원에서 돈줄을 죄자 휘청댔고, 결국 2021년 말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다.

선전이 재정난을 이기지 못해 '파산'을 선언했다면 강원 입장에서는 구제받을 방법이 없었다. 손해를 갚아줄 주체가 불분명해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일반적으로 법인이 파산하면 회생 조치 등을 국가가 담당하는데, 이 경우에는 자국 구단이 사라진다 해도 중국 측이 FIFA 결정에 따라 강원에 배상할 의무가 없다"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연간 예산이 240억원 규모인 강원에 15억원가량은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김 대표는 "이 돈을 받는 걸 전제로 잡아둔 예산이 많았다. 이에 따른 재정적 리스크가 있었는데 이제 해결됐다"며 "지금 선수단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게 먼저라 여유가 생겼으니 선수단에 중점을 둬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시아 리그끼리 서로 상생하고 존중하는 관계가 되려면 계약 문화 등이 잘 정비돼야 한다"며 "이번에 양 구단끼리 문제가 잘 정리된 건 양 리그 활성화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반겼다.

양현준, 집념


(춘천= 양지웅 기자 = 지난 5일 강원 춘천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2023 K리그1 강원FC와 울산 현대의 경기. 강원 양현준이 크로스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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