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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소방관' 화재·구조·구급 1급 자격증 모두 취득
기사 작성일 : 2023-03-27 16:00:39
광주북부소방서 119구조대 김영조 팀장


[광주 북부소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 천정인 기자 = "급박한 현장에서는 멀티(다중) 역량이 필요했습니다."

광주북부소방서 119구조대 김영조 팀장(소방위)은 광주 소방대원 중 처음으로 주요 소방업무 3개 분야에서 1급 자격증을 취득하며 '만능 소방관'이 됐다.

2011년 화재대응능력 1급 자격을 시작으로, 2017년 1급 인명구조사, 올해 2월에는 1급 응급구조사 자격을 취득했다.

전국 6만5천여명의 소방공무원 중에서도 화재, 구조, 구급 자격을 모두 1급으로 보유하고 있는 소방공무원은 많지 않다.

김 팀장은 "각자 임무가 나뉘어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그렇지 않다"며 "제가 구조대이지만 화재 현장에 가면 불을 끄기도 하고, 직접 응급조치가 급박한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런 현장을 마주한 김 팀장은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려면 자신의 전문 분야인 구조 업무를 넘어 연관된 다른 업무까지 통달할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됐다고 했다.

특히 그는 사망사고 현장에 출동했다가 무력감을 느꼈던 초임 시절의 모습을 회상했다.

그는 "초임이다 보니 뭘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소방대원으로서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의학적으로) 아는 게 없어서 정말 안타까웠다"고 설명했다.

철거 중이던 건물이 붕괴하면서 그 옆을 지나던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죽고 8명이 다친 '학동 참사' 현장도 마찬가지였다.

찌그러진 버스가 협소해 여러 대원이 진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 김 팀장은 갇혀있는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버스 안으로 투입됐다.

구급 2급 자격증이 있어 구조 활동과 함께 기본적인 응급조치는 가능했지만, 약물 조치 등 전문적인 처치는 할 수 없었다.

그는 "만약 크게 다친 시민이 버스에 완전히 갇혀있는 상황이었다면 수액이나 약물 등을 주사하는 전문적인 처치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겠다고 느껴 (자격증 취득을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일과 가정을 돌보면서 동시에 자격증 공부를 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가족의 지지와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했다.

김 팀장은 "선배 구조대원들의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교육하자는 취지에서 본부 차원의 전문 교육팀을 만들었다"며 "지금까지 배우고 익힌 것들을 저만 알고 있기보다는 다른 구조대원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저 역시 구조 역량을 향상하기 위해 앞으로도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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