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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연금개혁시위 앞두고 대책회의… 총리는 야당에 손짓
기사 작성일 : 2023-03-28 00:00:56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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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현혜란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제10차 시위를 앞두고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 등 정부 고위급 인사들과 대책 회의를 개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오후 엘리제궁으로 보른 총리와 장관들, 하원 고위급 의원들을 불러 위기 타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일간 르몽드, 프랑스앵포 방송 등이 보도했다.

보른 총리는 전날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다음 달 초부터 3주에 걸쳐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야당 지도자들을 만날 계획이며, 노동조합과도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보른 총리는 대화를 통해 "국가를 달래 앞으로 나가고 싶다"며 "긴장에 직면한 국가에 평온을 가져오고, 프랑스 국민의 기대에 대답을 제공하는 것이 나의 두 가지 목표"라고 설명했다.

보른 총리는 아울러 하원에서 연금 개혁 법안 표결을 생략하며 의회 안팎에서 논란을 촉발한 헌법 제49조 3항을 앞으로 재정적인 이유 외에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 조항에 따라 정부가 제출한 재정법안이나 사회보장기금법안은 총리 책임 아래 하원에서 표결을 생략할 수 있고, 총리 불신임안이 가결되지 않으면 그 법안은 채택된 것으로 간주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6일 하원에서 사회보장기금법안으로 제출한 연금 개혁 법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커지자 표결 직전에 헌법 49조 3항을 사용했고, 보른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은 9표 차로 부결됐다.

마크롱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지난해 5월 취임한 보른 총리는 집권당 홀로 입법이 어려운 여소야대 하원에서 지금까지 총 11차례에 헌법 제49조 3항을 사용했고, 총리 불신임안도 여러 차례 발의됐다.

정치적 성향이 다른 야당들이 서로 힘을 모으지 않아 과반 동의에 근접한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우파 공화당을 제외한 모든 야당이 힘을 합치면서 보른 총리는 가까스로 사퇴 위기를 면할 수 있었다.

보른 총리의 유화 손짓에도 제1야당인 좌파 연합 뉘프가 주축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와 그다음으로 의석이 많은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4월 대선에 출마했던 장뤼크 멜랑숑 LFI 의원은 연금 개혁 법안을 철회하고, 보른 총리는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고, 마린 르펜 RN 대표 역시 보른 총리의 사퇴를 고수하고 있다.

정부의 정년 연장 계획 철회를 촉구하며 12년 만에 연합 전선을 구축한 프랑스 주요 8개 노동조합은 28일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 전역에서 제10차 시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국 단위 시위를 하루 앞두고 파리 루브르박물관 직원들이 박물관 입구를 막아선 채 연금 개혁을 규탄하는 시위를 개최하면서 파리 대표 관광 명소가 문을 닫았고 방문객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앞에서 열린 연금개혁 반대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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