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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아동의 날' 사라진 아이들 생활반응 쫓는 경찰
기사 작성일 : 2023-05-25 17:00:41
실종아동 장기 수사(CG)


[TV 제공]

(광주= 박철홍 기자 = "수년간 실종아동의 생활반응을 확인하다, 살아있다는 흔적을 발견하면 기적을 마주하는 것 같죠. 그게 보람입니다."

5월 25일은 '실종 아동의 날'이다.

1975년 5월 25일, 미국 뉴욕에서 6세의 에단 파츠(Etan Patz)가 등교 중 유괴·살해된 사건을 계기로 미국에서 실종 아동의 날을 선포한 것이 유래가 됐다.

국내에서는 2005년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서 관한 법률'이 제정된 후 2020년에는 실종된 아동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실종 아동의 날'이 법정 기념일로 제정됐다.

실종경보 문자 안내, 지문 등 사전등록제 등 활성화로 최근 5년간 실종아동 중 99% 이상이 발견됐다.

광주의 경우 2020년 1천144명, 2021년 1천253명, 2022년 1천471명 등 해마다 실종아동 발생이 증가세지만 2020년 1명, 2022년 2명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실종아동을 찾아내 99~100% 발견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이러한 실종아동 예방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시절부터 누적된 장기 실종아동은 전국에 954명이나 된다.

광주의 경우 장기 실종아동은 22명인데, 경찰은 장기 미제 사건으로 해당 아동 실종 사건을 여전히 수사 중이다.

광주경찰청 강력계 장기미제사건수사팀은 최근에도 수년간 실종상태던 10대 여학생을 3개월마다 한 번씩 생활반응을 확인하며 추적하다가 극적으로 찾아내기도 했다.

지문등록에 몽타주까지…진화하는 실종 아동찾기(CG)


[TV 제공]

경찰은 장기 실종아동의 병원 진료기록, 출입국 기록, 은행 거래 내역, 근로복지·건강보험 등 가입 이력, 교통사고 이력 등 수십 가지 항목을 주기적으로 체크하며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간 삶의 흔적이 끊긴 아이들을 찾고 있다.

얼마 전 발견한 10대 여학생도 약 3년간 생활반응이 전혀 없다가 이력이 확인돼 가족을 찾아 줄 수 있었다.

실종아동 담당 경찰관들은 수사 과정에 접하는 애끊는 사연에 가슴 아파 본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광주 경찰은 2010년에 실종된 10대 장애아를 9년이 지나서야 보육시설에 입소해 생활했다는 흔적을 찾았지만, 해당 아동은 2016년 보육시설에서 이미 사망해 세상을 등진 뒤였다.

자녀를 애타게 찾던 부모를 아이가 묻힌 곳으로 이끄는 경찰의 마음도 말을 할 수 없을 만큼 무거웠다.

그런데도 경찰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아이들의 흔적을 찾아 백방으로 뛰고 있다.

경찰은 실종아동 예방을 위해 지문 등 사전 등록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당부했다.

사전 등록제는 18세 미만 아동과 연령에 상관 없이 장애인·치매환자 등을 대상으로 지문 등을 미리 등록해 실종사건 발생 시 신원을 바로 확인할 수 있게 한 제도다.

광주는 현재 18세 미만 아동 16만여명이 사전등록을 실시, 약 72% 등록률을 보인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실종 아동은 사전 예방과 주변의 관심으로 대부분을 막을 수 있다"며 "소중한 아이의 지문을 등록하고 실종아동 경보나 공개수사 시 적극적으로 아이를 함께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문 등 사전등록제도(CG)


[TV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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