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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주노동자 처우 개선" 요구에 쿠웨이트, 비자발급 중단
기사 작성일 : 2023-05-27 13:00:56
쿠웨이트에서 살해된 줄레비 라나라의 필리핀 집에 마련된 조화들


[AFP=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노이= 김범수 특파원 = 필리핀이 자국민 이주노동자에 대한 처우 개선을 강하게 요구하자 쿠웨이트가 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하는 등 양국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로이터통신과 일간 필리핀 스타 등에 따르면 쿠웨이트 내무부는 최근 필리핀 국민에 대한 비자 발급을 무기한 중단했다.

쿠웨이트 내무부는 최근 성명을 내고 "필리핀이 지난 2018년 체결한 근로 협정을 위반하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양국은 필리핀 이주 노동자 보호를 위해 지난 2018년 근로 협정을 체결했다.

이와 관련, 필리핀 정부가 이주 노동자를 위한 별도의 주거지를 마련하고 근로 계약시 고용주를 압박하도록 하는 등 협정에 어긋난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내무부는 지적했다.

현재 쿠웨이트에는 26만8천 명의 필리핀인들이 일하고 있으며 주로 가사 도우미를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용주의 구타 등 가혹 행위가 끊이지 않아 필리핀 국민 사이에서 공분이 일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21일에는 쿠웨이트의 사막에서 35살의 필리핀인 가정부인 줄레비 라나라의 시신이 불에 탄 채로 발견됐다.

쿠웨이트 경찰은 라나라가 일하던 집 주인의 17살 아들을 범인으로 지목해 체포했다.

이에 지난 2월 필리핀 이주노동자부(DMW)는 해외에서 처음 일하는 가사 도우미의 쿠웨이트 파견을 중단했다.

또 자국민 근로자에 대한 착취와 폭행 등 가학 행위 근절책 마련을 쿠웨이트 정부에 강하게 요구해왔다.

총인구 1억1천만 명인 필리핀은 인구의 10%가량이 해외 200여개 나라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이 현지에서 번 돈의 대부분은 본국의 가족에게 송금돼 소비 산업 위주의 필리핀 경제를 지탱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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