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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 거부' 스비톨리나 "악수 안 한다고 했는데 왜 기다려?"
기사 작성일 : 2023-06-07 11:00:42
승리 후 네트로 와 악수를 기다리는 사발렌카


[AFP=]

김동찬 기자 = 조국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과 악수를 거부하는 엘리나 스비톨리나(192위·우크라이나)가 준준결승 상대였던 아리나 사발렌카(2위·벨라루스)에게 불편한 기분을 숨기지 않았다.

스비톨리나는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사발렌카에게 0-2(4-6 4-6)로 졌다.

경기가 끝난 뒤 사발렌카는 네트 앞으로 와서 스비톨리나를 기다렸지만, 스비톨리나는 이를 외면하고 심판과만 악수하고 자기 벤치로 돌아갔다.

스비톨리나는 이번 대회 3, 4회전에서 연달아 러시아 선수를 만나 승리한 뒤 악수하지 않았고, 벨라루스 국적의 사발렌카와 5회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프랑스 팬들은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별도로 악수를 거부한 스비톨리나에게 야유를 보냈다.

기다리는 사발렌카(왼쪽)와 벤치 쪽을 향하는 스비톨리나


[로이터=]

스비톨리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네트에서 악수하기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을 보인 사발렌카를 비난했다.

스비톨리나는 "대체 뭘 기다린 것인지 모르겠다"며 "나는 여러 번 악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사발렌카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관중의 비난은 예상했던바"라며 '사발렌카의 행동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려고 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스비톨리나는 "내가 여러 차례 악수 거부 의사를 표명했고, 사발렌카 역시 1회전에서 (우크라이나 국적인) 마르타와 경기했기 때문에 이런 사실을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리나 스비톨리나


[로이터=]

스비톨리나와 16강전에서 만났던 다리야 카사트키나(9위·러시아)는 당시 경기가 끝난 뒤 악수를 기다리는 대신 스비톨리나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동작으로 인사를 마무리했다.

카사트키나는 평소 러시아의 전쟁에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한 선수로 스비톨리나 역시 카사트키나에게는 호의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 짐을 챙기는 스비톨리나(왼쪽)와 심판과 악수하는 사발렌카


[AFP=]

이번 대회 2라운드를 마친 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지지하는지, 또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반대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던 사발렌카는 3, 4라운드가 끝난 뒤에는 기자회견에 불참했다.

이날 경기 승리 후 다시 마이크 앞에 선 사발렌카는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가 이런 갈등에 휘말리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여러 차례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강조하며 "다만 나는 스포츠가 정치와 연관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올해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사발렌카는 "나는 25살 테니스 선수"라며 "정치에 얽히고 싶지 않고, 전쟁을 지지하지 않기 때문에 루카셴코 대통령도 지금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사발렌카는 또 이날 상대 스비톨리나에 대해 "그가 관중의 야유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출산 후 코트로 돌아온 스비톨리나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내가 존경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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