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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안희 특파원 = 프랑스 고급 요리이지만 생산 과정을 놓고 동물학대 논란이 끊이지 않는 푸아그라를 수입 금지하는 방안이 스위스 의회에서 추진됐지만 신고 요건을 갖추면 그대로 수입을 허용하는 쪽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스위스 연방하원은 14일(현지시간) 푸아그라 수입에 앞서 신고 요건을 충족하도록 한 연방상원의 의견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푸아그라는 거위의 살찐 간과 이를 재료로 한 요리를 통칭하는 이름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고급 음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동물 학대 논란을 유발하는 생산 방식 때문에 몇몇 국가나 도시에선 수입이나 생산을 금지하고 있다.

푸아그라는 거위나 오리의 간에 지방이 끼도록 부리에 튜브를 끼우고 사료를 억지로 먹여서 몸무게가 자연 상태의 4배에 이르도록 키우는 방식으로 만든다.

이미 스위스 동물복지법은 푸아그라 국내 생산을 불법으로 규정해 놨다. 동물보호 단체 등의 주장을 받아들여 푸아그라 수입마저 금지할지를 두고 지난해부터 스위스 연방의회는 논의를 벌여 왔다.

연방하원은 작년 2월 발의된 푸아그라 수입금지 법안에 대체로 찬성했지만, 연방상원은 입장이 달랐다. 적정한 신고 요건을 적용하는 것 이상으로 수입을 규제하는 건 과도하다는 게 상원의원들의 견해였다.

연방하원은 토론 끝에 상원의 입장을 따르기로 했다. '푸아그라'라고 품명을 명시한 상태로 수입된 제품만 수입을 허용하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연방의회의 이 같은 결정에는 스위스 서부의 여러 주(州)의 음식 문화에서 푸아그라가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점, 사업 절차상 불법이 없는데도 푸아그라 수입을 못 하는 건 지나치다는 수입업계의 입장 등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