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박초롱]

박초롱 기자 = 정부가 중산층을 위한 실버스테이를 추진하되, 청소·식사·건강관리 등 주거 서비스 이용료에는 제약을 두지 않아 민간이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향을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리츠협회에서 금융업계를 대상으로 '신유형 장기임대주택 및 실버스테이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실버스테이는 고령층 특화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기임대주택이다.

20년간 의무임대하는 기업형 장기민간임대 제도 도입을 추진하는 정부는 올해 실버스테이 시범사업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실버스테이는 고령층 주거에 적합하도록 단지를 특화 설계하고 미끄럼 방지, 안전 손잡이, 단지 내 식당과 의료실 마련을 의무화한다.

안부 확인 서비스 등 고령자 맞춤 생활 서비스 제공 역시 의무화하며, 식사·세탁 같은 주거 서비스 이용료를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할 계획이다.

설명회에서 김계흥 국토부 민간임대정책과장은 "실버스테이의 초기 임대료 수준은 시세의 95%로 제한되지만, 주거 서비스 이용료 수준을 규제할 생각은 없다"며 "서비스 이용료를 통해 (사업자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버스테이는 세제 혜택과 주택도시기금 출자·융자 등 정부 지원을 받기 때문에 초기 임대료가 제한되며 갱신 때는 5% 내로만 임대료를 인상할 수 있다.

그렇기에 사업자가 임대료 대신 서비스 이용료를 높게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는 실버스테이 시범사업이나 기금 출자가 들어가는 기업형 장기민간임대주택 사업의 경우 임대료와 서비스 이용료를 '고급화' 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기봉 국토부 주거복지정책관은 "현재 실버타운(민간 노인복지주택)은 고소득층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고령자복지주택은 저소득층 주거약자에게 공급되고 있다"며 "정부는 시범사업으로 중산층을 위한 실버스테이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도입을 위해서는 민간임대주택법 개정이 필요하다. 조만간 국회에 법안이 발의될 예정이다.

민간임대주택법 개정 이후에는 임대료 등 각종 규제가 없는 초고급형 실버스테이도 가능하다.

설명회에서 한 금융권 참석자는 "실버스테이를 제대로 운영할 운영회사의 부재 문제를 해결하는 게 절실하다"며 국토부에 운영회사 육성 방안이나 지원책이 있는지 문의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현재 임대관리회사 육성보다는 운영상 애로사항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