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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경제 다시 부진 흐름…생계형 신종 범죄에 성매매까지 '기승'
기사 작성일 : 2024-11-22 08:00:58

(도쿄= 경수현 특파원 = 올해 일본의 경제 성장률이 다시 '0%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25년 만에 한국 성장률을 추월하면서 꿈틀하던 일본 경제가 올해는 고물가와 엔저 등으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경제가 부진한 가운데 신종 강도 등 생계형 범죄도 잇따르면서 사회적 병리 현상도 주목받고 있다.


일본 도쿄 도심 풍경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지난해 반짝 성장이었나…올해 전망치는 줄줄이 하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9월 낸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일본의 성장률을 -0.1%로 내다봤다. 4월 전망치보다 0.6%포인트나 낮춘 것이다.

이어 지난달 22일 국제통화기금(IMF)도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일본 성장률을 0.3%로, 종전 7월 전망치보다 0.4%포인트 낮춰 제시했다.

전망치는 차이가 나지만 올해 일본 경제가 다시 둔화할 것이라는 흐름에는 이견이 없는 셈이다.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OECD가 2.5%이고 IMF는 2.2%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이달 14일 '세계경제전망'에서 일본의 성장률 전망치를 0.4%로 제시했다.

일본 내각부가 집계한 올해 분기별 성장률의 경우, 1분기 -0.6%였으며 2분기와 3분기에도 각각 0.5%와 0.2%에 그쳤다.

결국 일본 경제가 지난해 1.7% 성장하면서 한국(1.4%)을 1998년 이후 25년 만에 뛰어넘었지만 추월은 일시적 현상으로 그친 셈이다.

앞서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2011년, 2018년, 2019년에 0%대 전후를 기록했다.

당분간 소득 수준에서도 한국이 일본을 앞서갈 전망이다.

IMF 전망치를 보면 올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만6천132달러, 일본은 3만2천859달러로 각각 추정됐다. IMF 추정으로는 2023년에도 이미 한국의 1인당 GDP는 일본을 앞섰다.

올해 일본 경제는 엔저와 고물가에 따른 악영향도 겪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식품 가격 상승으로 올해 1∼8월 2인 이상 세대의 엥겔계수(가계지출 중 음식료비가 차지하는 비율)는 28.0%로, 연평균으로 비교했을 때 1982년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연 소득이 200만엔(약 1천830만원) 미만인 세대는 33.7%에 달해 저소득 계층의 식비 상승 부담이 컸다.

일본 정부의 임금 인상 유도 정책에도 불구하고 물가 변동을 고려한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 역시 장기간 하락 추세다.


살인 사건 발생한 일본 요코하마 주택가


(요코하마 교도= 일본 수도권에서 잇따라 강도 사건이 발생하는 가운데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주택가에서 지난달 17일 경찰이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이 주택가의 한 주택에서는 전날 7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2024.10.17

◇ 경제 삐걱대자 사회 병리 현상 늘어

경제가 부진한 가운데 사회 병리 현상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최근 일본 사회에서는 돈이 필요한 젊은이를 아르바이트생 구하듯 소셜미디어(SNS)로 모집해 범죄에 동원하는 '야미바이토' 활용 신종 범죄가 주목받고 있다.

야미바이토는 일본어로 어둠을 뜻하는 '야미'와 아르바이트를 의미하는 '바이토'를 조합한 신조어로, 모집에 응한 젊은이들은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시받아 망보기, 가택침입, 장물 운반 등 단계별로 역할을 수행하고 보수를 받는다.

2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찰청은 올해부터 야미바이토 범죄 적발현황을 별도 집계하기 시작했다.

이 집계(잠정치)에 따르면 지난 4∼10월 야미바이토 모집에 응해 강도 사건에 관여했다가 붙잡힌 인원이 34명이었고 사기 492명, 절도 126명 등이었다. 가장 많은 988명은 계좌 대여 등 범죄수익이전방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적발됐다.

일본 사회가 특히 주목한 사건은 올해 8월 하순부터 11월 3일까지 도쿄와 사이타마현, 지바현, 가나가와현 등 수도권 일원에서 잇따라 발생한 연쇄 가택침입 강도 사건이다.

범인 상당수는 곤궁한 생활이나 빚 때문에 야미바이토에 응한 것으로 경찰에 진술했다.

최근에는 일본 여성들의 성매매도 주목받고 있다.

도쿄 신주쿠구 신오쿠보공원 주변 길거리에 서서 오가는 남성들과 흥정을 한 뒤 몸을 파는 여성들이 코로나19기간 때부터 늘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엔저를 배경으로 해외 원정 성매매까지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7일 일본이 중국인 등 외국인들의 섹스 관광지가 됐다며 엔화 약세와 빈곤층 증가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현지 청소년보호단체 관계자는 SCMP에 "일본은 가난한 나라가 됐다"고도 말했다.

일본에서 범죄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2022년부터다.

일본 경찰청이 집계하는 형사범 인지건수를 보면 2022년 20년 만에 처음으로 늘었다.

지난해도 자전거 도난, 주거 침입 등 범죄를 중심으로 역시 17.0% 늘어 2년 연속 증가세를 이었다.

다만 작년 형사범 인지건수는 70만3천여건으로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의 75만건을 밑도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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