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 제공]

(부산= 오수희 기자 = 부산시가 기초단체장에게 위임했던 기피 시설 입안 권한을 부산시장에게 되돌리려 했지만 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부산시의회는 22일 제325회 정례회 2차 본회의를 열어 해양도시안전위원회가 원안 가결한 '부산시 도시계획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대신 박종철 의원(기장1)이 제안한 수정안을 표결에 부쳐 가결했다.

표결에서는 재석 의원 41명 중 찬성 27표, 반대 10표, 기권 4표가 나왔다.

당초 해양도시안전위원회가 원안 가결한 조례안은 배수지와 폐기물 처리시설, 장사시설, 묘지공원, 궤도, 도축장 같은 기피 시설 결정권과 사업 시행자 지정, 실시계획 인가권을 기초단체장에서 부산시장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수정안은 이들 기피 시설 중 궤도와 도축장에 대한 결정권만 부산시장에게 환원하고, 나머지 기피 시설 관련 결정권은 현행처럼 기초단체장에게 유지하기로 했다.

부산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회는 21일 상임위를 열어 해당 조례안을 위원 표결 끝에 원안 가결했다.

해양도시안전위원회가 원안 가결한 조례안이 아닌 수정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됨에 따라 부산시가 추진하는 산업 폐기물 처리장 신설에 제동이 걸렸다.

부산시는 20년 전 시장 권한이었던 기피 시설 입안 권한을 기초단체장에게 위임했지만, 지역이기주의 현상으로 기피 시설 추진이 어려워졌고 특히 부산 유일 폐기물 처리시설도 포화상태에 빠져 산업 폐기물 시설 신설이 시급하다며 조례 개정을 추진했다.

그러나 신규 산업 폐기물 처리 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지목된 기장군은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박종철 의원은 "산업폐기물 처리시설에 대해 기장 주민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부산시는 여론 수렴 절차 등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산업폐기물 처리 시설을 추진했다"면서 "기피 시설 입안 권한을 부산시장에게 되돌리는 것은 지방자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부산 구청장·군수협의회도 최근 '부산광역시 도시계획조례 일부 개정안 부결 촉구 건의문'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부산시를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