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기자 = 3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HD의 결승전. 연장 후반 포항 김인성(7번)이 헤더로 역전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2024.11.30

배진남 기자 = 코리아컵 결승에서 친정팀을 상대로 짜릿한 역전 결승골을 터트린 포항 스틸러스 베테랑 공격수 김인성(35)은 "축구인생에서 가장 감격스러운 골이었다"며 여전히 가슴 벅찬 듯한 모습이었다.

포항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전통의 맞수 울산과 연장전까지 치르고 3-1로 역전승했다.

포항은 전반 38분 주민규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24분 정재희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결국 연장전까지 치렀다.

포항의 해결사로 나선 것은 김인성이었다.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인성은 동점골을 넣은 정재희와 후반 38분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러고는 연장 후반 7분 천금 같은 헤딩 골로 포항에 우승을 안겼다.

김종우가 울산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김인성이 골문 정면에서 솟구쳐 올라 머리로 돌려놓으며 '우승 골'을 만들어냈다.

이후 포항은 추가시간 강현제의 쐐기골로 울산을 무릎 꿇렸다.

이로써 포항은 대회 2연패와 함께 통산 여섯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최다 우승 공동 1위였던 전북 현대, 수원 삼성을 제치고 단독 1위로 나섰다.

김도훈 기자 = 3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HD의 결승전이 끝나고 열린 시상식에서 포항 김인성이 이회택 OB 축구회장으로부터 트로피를 받고 있다. 2024.11.30

경기 후 팀 우승에 대회 최우수선수(MVP)의 영예까지 안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김인성은 "감독님께서 출전 기회를 주셔서 이런 골이 나올 수 있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포항 팬들이 응원해 주셔서 몸을 풀 때부터 벅차오르는 느낌을 받았다"며 "라이벌전이라 더 이기고 싶었다. 경기에 들어가서 내가 득점하고, 포항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이 순간이 정말 감격스럽고 기쁘다"며 웃었다.

김인성은 울산에서 2016년부터 2021년 여름까지 5시즌 반을 뛰었다.

울산에서 2017년 당시 대한축구협회(FA)컵이었던 코리아컵과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멤버로도 활약했다.

그런 김인성이 이날은 친정에 비수를 꽂은 모양새가 됐다.

김도훈 기자 = 3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HD의 결승전이 끝나고 열린 시상식에서 포항 김인성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1.30

김인성은 "제가 몸담았던 팀을 상대하면 골 세리머니를 자중한다"면서 "하지만 이번 골은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다"고 득점 상황을 떠올렸다.

그러고는 "제가 축구하면서 넣었던 골 중에 가장 감격스러웠다.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김인성의 자신의 결승골을 도운 김종우에 대해서는 "정말로 뭐든지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포항에 내려가면 맛있는 걸 많이 사주려고 한다"고 '한 턱'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