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점 골 넣은 티아고
(전주= 정경재 기자 =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승강 플레이오프(PO) 전북 현대와 서울 이랜드의 경기. 동점 골을 넣은 전북 티아고가 마스크를 쓰고 세리머니하고 있다. 2024.12.8
(전주= 안홍석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가 K리그2(2부) 서울 이랜드를 물리치고 강등의 벼랑 끝에서 살아남았다.
전북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홈 경기에서 후반전 티아고, 문선민의 연속골로 이랜드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1일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치른 1차전에서 2-1로 이긴 전북은 이로써 1, 2차전 합계 4-2로 앞서며 창단 첫 강등의 위기를 모면했다.
K리그1 최다 9회 우승의 명문 구단인 전북은 올 시즌 끝모를 부진에 빠져 정규리그 10위로 승강PO에 몰렸다.
전북이 강등권까지 추락한 건 1994년 창단 이후 30년 만의 일이다.
성적 부진에 팀을 떠난 단 페트레스쿠 감독 후임으로 5월 지휘봉을 잡은 김두현 전북 감독은 혹독했던 정식 사령탑 데뷔 시즌을 씁쓸한 미소로 마쳤다.
동점 골 넣은 전북 현대 티아고
(전주= 나보배 기자 = 8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전북 현대와 서울 이랜드와의 경기. 전북 현대 티아고가 동점 골을 넣은 뒤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4.12.8
창단 10주년을 맞은 이랜드의 첫 승격 꿈은 좌절됐다.
3위로 정규리그를 마친 이랜드는 4위 전남 드래곤즈와의 K리그2 PO에서 2-2로 비기면서 승강PO에 올랐다.
'승강PO 전문가'로 인정받는 김도균 이랜드 감독은 처음으로 승강PO 무대에서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했다.
그는 2020년 K리그2에 있던 수원FC를 승강PO를 거쳐 1부로 올렸고, 지난해 승강PO에서는 수원FC의 1부 잔류를 지휘한 바 있다.
김두현 감독은 1차전 후반에 투입돼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인 22세 이하(U-22) 센터백 김하준을 연제운과 찍 지어 선발 센터백으로 내보내는 모험수를 던졌다.
작전 지시하는 김도균 감독
(전주= 나보배 기자 = 8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전북 현대와 서울 이랜드와의 경기. 김도균 서울 이랜드 감독이 작전 지시하고 있다. 2024.12.8
김도균 감독 역시 1차전에 교체 투입돼 좋은 활약을 펼친 브루노 실바를 선발 출격시키며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시도했다.
전반전 전병관의 오른쪽 돌파를 앞세운 전북이 보다 우세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전반 23분 전병관이 오른쪽 측면에서 문전까지 돌파하다가 이랜드 미드필더 박창환과 엉켜 넘어졌으나 주심은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전반 34분에는 송민규가 골 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발등으로 날린 슈팅이 가까운 쪽 골대를 맞고 나가 아쉬움을 삼켰다.
이랜드는 전반 막판 외국인 공격수들을 앞세워 본격적인 득점 사냥에 나서더니 브루노 실바의 그림 같은 헤더 득점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왼쪽에서 몬타뉴가 올린 크로스를 전력으로 쇄도하던 실바가 훌쩍 날아오르며 머리로 마무리해 골망을 출렁였다.
1대 0으로 앞서가는 서울 이랜드
(전주= 나보배 기자 = 8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전북 현대와 서울 이랜드와의 경기. 이랜드 브루노 실바가 선제골을 전반전 추가 시간에 골을 넣자 선수들과 코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4.12.8
전북은 후반전 빠르게 흐름을 바꿨다.
후반 초반 이영재의 왼발 직접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맞춰 홈 관중석을 들끓게 했다.
이어 후반 4분 왼쪽에서 김진규가 올린 크로스를 스트라이커 티아고가 머리로 받아 득점했다. 1, 2차전 합계로는 전북이 다시 3-2로 앞서나가게 하는 골이었다.
티아고는 준비해온 복면으로 '스파이더맨 세리머니'를 펼치며 동료들, 홈 관중들과 기쁨을 나눴다.
위기에 몰린 이랜드는 변경준, 백지웅, 이준석, 정재민 등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전북은 1차전 결승골의 주인공 전진우와 베테랑 윙어 문선민을 차례로 그라운드로 내보내며 맞불을 놨다.
후반 40분에는 베테랑 센터백 홍정호와 미드필더 한국영을 잇달아 투입해 안정을 꾀했다.
후반 42분 전북 김태환과 이랜드 박창환이 몸싸움 수준을 넘어 서로 머리를 들이대는 등 강하게 충돌하는 상황이 펼쳐졌고, 김종혁 주심은 두 선수 모두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11분을 준 추가시간에 이랜드는 끝내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반면, 웅크리던 전북은 후반 52분 역습 상황에서 전진우의 패스를 문선민이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결승골을 뽑았고, 이와 함께 '안도의 함성'이 전주성에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