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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참전용사 후손 유엔증원군 "조부가 지킨 나라서 훈련 영광"
기사 작성일 : 2024-03-14 17:00:10

중감위 방문한 팔베리 호주 육군 대위


한미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연습에 유엔군사령부 증원군으로 참가한 블레이크 팔베리 호주 육군 대위가 유엔사 중립국감독위원회를 방문한 모습. [유엔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4.3.14

김호준 기자 = 이달 4∼14일 11일 동안 열린 정례 한미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연습에는 호주,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12개 유엔군사령부 회원국도 소수의 증원군을 파견했다.

이들 중에는 6·25 참전용사의 후손도 있다. 유엔사에 따르면 블레이크 팔베리 호주 육군 대위는 할아버지와 큰할아버지가 6·25 전쟁 중 가평전투에 참가한 유엔군 참전용사다.

가평 전투는 1951년 4월 23∼25일 영국 미들세스대대, 호주 왕실 3대대, 캐나다 프린세스 패트리샤 2대대, 뉴질랜드 16포병연대 등으로 편성된 영연방 제27여단 장병들이 중공군의 대규모 공세에 맞서 싸운 전투다. 영연방 장병들은 가평전투에서 많은 희생을 치렀다.

팔베리 대위는 FS 연습 기간 가평전투 전적지를 탐방해 할아버지를 기렸다.

그는 "할아버지들이 한국을 위해 73년 전 목숨을 바쳐 싸웠던 그 장소를 다시 방문했을 때 느낀 벅찬 감정은 말로 다 전달할 수 없다"며 "할아버지가 그토록 다시 오고 싶었던 한국에 대신해서 온 것이 뜻깊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엔군으로 임무를 수행하면서 무엇이 중요한지 알게 됐다"며 "한국군과 함께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FS 연습 중 공보 업무를 맡은 니콜라스 코리건 영국 공군 대위도 할아버지가 6·25 전쟁에 참전했다.

코리건 대위는 "할아버지가 목숨을 바쳐 지킨 한국 땅에 처음으로 받을 디뎠을 때 크게 감동했다"며 "할아버지가 복무했던 유엔사의 일원으로 훈련에 참가할 수 있어 더욱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는 FS 훈련 참가 중 느낀 점에 대해서는 "유엔사는 다국적군이 함께 일하는 곳이기에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각 국가의 다른 상황과 여건을 인정하고 이를 존중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FS 연습에 참가한 에릭 옵드벡 벨기에 육군 대령도 6·25 전쟁과 인연이 있다고 한다.

옵드벡 대령은 "의장대원인 아버지가 (벨기에의 6·25 참전 전쟁영웅인) 피에르 가이의 관을 운구해 자랑스럽게 늘 생각하셨다"며 "그런 얘기를 듣고 자라서 한국에 온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매년 3월에 열리는 FS 연습에는 한미 양국 장병은 물론 6·25 전쟁 중 병력을 보낸 유엔사 참전국 장병들도 참여하고 있다.

유엔사 관계자는 "유엔사의 일원으로 한국의 자유를 위해 싸웠던 유엔군의 후손들은 FS 연습 증원군으로 한국을 방문해 선조의 발자취를 다시 밟고 유엔사 임무의 중요성을 되새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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