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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관 진입' 에콰도르, 멕시코에 회담 제안했다가 반발만 얻어
기사 작성일 : 2024-04-17 04:00:57

지난 8일(현지시간) 청년고용활성화 관련 행사에서 발언하는 에콰도르 대통령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 이재림 특파원 = 에콰도르에서 벌어진 군과 경찰의 멕시코 대사관 강제 진입 사건과 관련, '세계 최연소 현직 국가원수'인 에콰도르 대통령이 갈등 해소를 위한 '타코 회담'을 제안했다가 멕시코의 화만 돋우고 있다.

다니엘 노보아(36) 에콰도르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공개된 호주 언론(SBS)과의 인터뷰에서, 멕시코 대사관 난입과 호르헤 글라스(54) 전 부통령 체포로 촉발된 멕시코와의 외교적 긴장 해법으로 "멕시코 대통령을 초청해 세비체(해산물 샐러드)와 타코를 먹으며 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소를 보이며 "멕시코 대통령만 준비되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멕시코는 지난 5일 에콰도르 군·경이 키토 소재 멕시코 대사관에 강제로 들어간 뒤 멕시코에 망명을 신청한 글라스 전 에콰도르 부통령을 체포한 것에 반발해 에콰도르와의 단교를 선언한 바 있다.

멕시코 정부에서 공개한 당시 현장 폐쇄회로(CC)TV 녹화 영상에는 에콰도르 요원이 멕시코 외교관에게 총부리를 향한 채 접근하는 모습이 찍히기도 했다.

노보아 대통령은 호주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작전 수행을 자신의 최종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후회하지 않는다"라고도 말했다.


기자회견 하는 멕시코 대통령


(멕시코시티 EPA=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정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4.17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70) 멕시코 대통령은 그러나 이와 같은 에콰도르 대통령의 '타코 회담 제안'을 단칼에 거절하며 국제사회에서 정식으로 이 사안을 다룰 것을 재차 강조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1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대사관 강제 진입은 사소한 사안이 아니다"라며 "이런 식의 행위를 하는 나라는 유엔에서의 활동을 정지시켜야 한다"라고 성토했다.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이날 멕시코 하원 의원이 검찰에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을 납치 혐의로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미 에콰도르에 대한 규탄 성명을 낸 중남미 주변국도 멕시코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61)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에콰도르 주재 자국 외교관들의 귀국을 지시한 데 이어 '에콰도르가 멕시코를 비롯한 국제사회에 사과할 때까지 유엔에서 퇴출돼야 한다'는 멕시코 제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베네수엘라 일간지 엘우니베르살은 보도했다.

구스타보 페트로(63) 콜롬비아 대통령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25일로 예정돼 있던 에콰도르 정부와의 내각 회의 취소를 통보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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