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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이냐 '친미'냐…솔로몬제도 총선 과반없어 연정논의 시작
기사 작성일 : 2024-04-24 13:00:58

솔로몬제도 총선


지난 15일 솔로몬제도 수도 호니아라에서 지지자들이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 = 남태평양 솔로몬제도 총선에서 친중 성향 여당이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지만, 과반 달성에는 실패하면서 여야가 정부 출범을 위한 무소속 의원 쟁탈전에 돌입했다.

24일(현지시간) 현지 국영 방송사 SIBC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치러진 솔로몬제도 총선에서 머내시 소가바레 총리가 이끄는 여당 우리(OUR)당은 전체 50석 중 15석을 차지해 1당에 올랐다.

반면 민주당과 민주동맹당 등 야당 연합인 케어당은 13석을 얻었고 솔로몬제도 초대 총리의 아들인 피터 케닐로레아 주니어 의원이 이끄는 또 다른 야당 연합당(UP)은 7석을 차지했다.

이 밖에 현 정부에서 여당과 연정 상대였던 솔로몬제도국민제일당(SIPFP)이 3석을 얻었고, 군소정당들과 무소속 후보 등이 12석을 차지했다.

이처럼 여당이 1당에 올랐지만, 정부를 세울 수 있는 최소 의석인 26석을 얻지 못하면서 정권 출범을 위해서는 연정 구성이 필요하게 됐다.

현지 언론은 새로 당선된 의원들이 각 지역구에서 속속 수도 호니아라로 모이고 있다며 여야가 밀실에서 26석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로비와 거래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일단 야당 연합인 케어당은 또 다른 야당인 연합당과 손을 잡아 20석을 확보한 뒤 무소속 의원 중 6명을 확보하는 작전을 세울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에 연합당을 이끄는 케닐로레아 의원은 "아직 케어 연합에 합류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는 변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같은 생각을 가진 그룹과 연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소가바레 총리가 이끄는 여당은 연정 상대였던 국민제일당과 이번에도 손을 잡아 18석을 확보한 뒤 무소속 의원 및 군소정당 의원들을 포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지 남태평양 대학교의 고든 나나우 정치·국제문제 교수는 "솔로몬제도 정치는 언제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어느 정당도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면서 대규모 소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들도 지역에 따라 친중과 친서방으로 나뉘어 있는 데다 과거에도 선거 이후 여러 번 폭력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솔로몬제도 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호주와 뉴질랜드 등에 군인과 경찰 지원을 요청했으며 현재 400명이 넘는 호주 군인과 경찰을 비롯해 뉴질랜드와 파푸아뉴기니, 피지에서도 보안대도 파견 나온 상황이다.

솔로몬제도는 중국의 '태평양 교두보'로 꼽힌다. 현 소가바레 총리는 2019년 자신의 네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했고, 2022년에는 중국과 치안 지원은 물론 유사시 군대도 파견할 수 있는 안보 협정을 체결했다.

여당은 지금처럼 친중 정책을 유지한다는 계획이지만 야당은 친중 정책을 반대하고 친서방 정책을 강조하면서 미·중 대리전이 되는 모습이다.


머내시 소가바레 솔로몬제도 총리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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