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巨野 상대 윤재옥, '다사다난' 13개월…"생애 가장 힘든 한해"
기사 작성일 : 2024-05-08 19:00:04

류미나 김철선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취임 13개월 만에 집권 여당의 원내 지휘봉을 내려놨다.

윤석열 정부 들어 세 번째 원내대표를 맡았던 그는 여소야대의 악조건에서도 당정 간 소통과 원내 운영에서 대과 없이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유의 꼼꼼한 일 처리와 전략적 유연성을 토대로 '거부권(대통령 재의요구권) 정국'을 헤쳐 나간 한편, 잇단 선거 연패로 어수선한 당내 상황에서 '비상 지도부'로도 1인 2역을 했다. 당대표 권한대행을 두 번 맡으며 두 번의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킨 기록도 갖게 됐다.


기자간담회 연 윤재옥 원내대표


신준희 기자 =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임기 마지막날인 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5.8

경찰대 1기 '수석 입학·수석 졸업' 이력으로 잘 알려진 윤 원내대표는 경찰 재직 당시 정보·외사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 경북경찰청장, 경찰청 정보국장 등을 지냈다.

정치인이 돼서도 신중한 업무 스타일에 '소리 없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지난해 4월 당내 경선에서 김학용 의원을 누르고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윤 원내대표는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지만, 장제원·권성동·이철규 의원 등 이른바 '친윤 핵심' 그룹에는 들지 않았다. 비교적 폭넓게 당 전반을 아우르며 원내를 운영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나왔다.

그러나 '소수여당' 원내대표로서 그는 임기 내내 험로를 걸어야 했다. 윤 원내대표는 임기 마지막 날인 8일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생애 가장 힘든 한 해였다"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지난해 연말 김기현 전 대표, 올해 총선 이후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반복된 지도부 공백 속에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혼란기를 헤쳐 나갔다.

원내에서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9차례, 그에 따른 본회의 재표결이 8차례 반복됐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간호법 제정안, 노란봉투법, 방송법 3건, 김건희 여사 특검법,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이태원참사 특별법은 모두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했고,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아왔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에 대한 질문에 "(반복된 거부권·재표결 과정에서) 의원들을 다 모으고 또 당의 입장에 따라 표결을 부탁드리는 그 과정 하나하나가 너무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쌍특검법'이 총선 직전 이뤄진 재표결에서 부결된 이후 윤 원내대표는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에게 큰절까지 하며 감사를 표했다.

야당의 '입법 강행' 방어에 주력하는 한편으로, 전세사기 특별법 등 민생 정책에서는 추진력과 협상력을 발휘하며 입법이 성사되도록 노력을 기울였다는 평가도 있다.

원내 리더십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총선 참패 책임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상존한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전국 시·도당에 야권을 겨냥해 '범죄자·종북세력' 문구가 들어간 현수막 게첩을 지시했다가 내부 반발 속에 철회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이는 '영남 지도부'에 대한 당내 문제 제기로도 이어졌다.

윤 원내대표는 회견에서 "제 임기 막바지인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큰 패배를 당한 것은 큰 충격과 실망"이라며 "국민만 바라보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받는 윤재옥 원내대표


신준희 기자 =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정견발표회에 참석한 윤재옥 원내대표가 이종배(왼쪽부터), 추경호, 송석준 후보의 박수를 받고 있다. 20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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