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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계 노벨상' 프리츠커상에 치퍼필드…아모레 본사 설계
기사 작성일 : 2023-03-08 06:00:58
프리츠커상 수상자 데이비드 치퍼필드


[EPA 자료사진]

(뉴욕= 고일환 특파원 = 화려한 디자인 대신 절제를 통해 건축의 본질을 파고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영국 건축가가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치퍼필드(69)가 올해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프리츠커상 심사위원단은 "치퍼필드는 건축가를 예술가로서 돋보이게 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대신, 건축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식을 찾는 데 천착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치퍼필드의 소신은 "건축가보다 건축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건물 외벽에 첨단 소재를 사용하거나,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보는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대신 주어진 환경과 어울리는 품격 있고 절제된 건축물을 선보여왔다.

이 때문에 그에게는 각국의 역사적인 공공 건축물의 리모델링 등 대규모 작업 의뢰가 끊이지 않았다.

베네치아 산마르코광장의 프로쿠라티에 베키에


[EPA 자료사진]

16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산마르코광장에 세워진 '프로쿠라티에 베키에'의 복원·리모델링 작업도 그의 손을 거쳤다.

그는 지붕 및 다락 공간을 대형 작업공간과 전시공간으로 바꾼 뒤 옥상에 루프탑을 설치하고 500년 가까이 된 건물을 현대적으로 탈바꿈했지만, 내부 벽돌을 그대로 남겨두고 내장공사에 현지 장인들의 힘을 빌리는 등 전통과의 조화를 추구했다.

프로쿠라티에 베키에 내부 전시공간


[EPA 자료사진]

1904년에 건립된 미국 세인트루이스 미술관에 새 전시관을 설치하는 작업과 독일 베를린 신 박물관의 리모델링 작업도 치퍼필드가 담당했다.

지난달에는 그리스 아테네의 국립고고학박물관의 리노베이션을 맡을 책임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 용산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의 본사 건물도 치퍼필드의 작품이다.

건물 내 3개의 정원인 '루프가든'을 배치해 자연과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한 이 건물은 지난 2019년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고층건물'에서 2개 부문 대상과 1개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 자료사진]

1953년 영국 남부 데본 출생인 치퍼필드는 런던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파리 퐁피두센터를 설계한 리처드 로저스의 밑에서 일했다.

1985년 자신의 회사를 설립한 그는 일본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의 쇼룸 설계와 지바현의 미술관 등의 의뢰 때문에 수년간 일본에서 활동했고, 당시 경험이 작품세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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