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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디스플레이업체 베트남시공사, 공사대금 일부 '지급지연' 논란

베트남 디스플레이공장 공사 현장[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노이= 박진형 특파원 = 한국의 한 디스플레이업체 베트남 공장 건설과 관련해 현지 협력업체들이 공사가 끝난 지 1년 반이 지나도록 뚜렷한 이유 없이 공사 대금 일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 논란이 일고 있다. 경영난에 처한 협력업체들은 잔금 지급 지연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디스플레이업체 측은 대금 지급을 사실상 마쳤다는 입장이다. 10일(현지시간) 현지 건설업계에 따르면 해당 디스플레이업체는 2022년 7월 베트남 북부 공장의 엘리베이터 공간·공조 시스템 등 설비와 계단 건설 공사를 현지 협력업체 A사에 맡겼다. 이 업체는 계약서상 공사 마감 기한인 지난해 5월보다 약 석 달 이른 지난해 2월 모든 공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디스플레이업체와 한국 대기업 계열사인 시공사 B사 측은 약 1년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A사 전체 공사 대금의 약 20%인 352억동(약 19억8천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A사는 밝혔다. A사 측이 여러 차례 공문 등을 통해 지급을 요구했지만, B사 측은 디스플레이업체와 대금 정산이 끝나지 않아서 돈을 아직 주지 못한다는 입장만 내놓았다는 것이다. A사의 한국인 대표는 "공사에 하자가 있어서 돈을 안 주겠다는 것도 아니고 아무 이유 없이 기다리라고만 하니 미칠 듯이 답답하다"고 에 말했다. 이에 지난 7월 일부 협력업체 임직원 등이 디스플레이업체 공장 앞으로 몰려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런 사정이 현지 매체에 보도되는 등 파장이 커지자 지난 9월 초 B사 측은 남은 대금의 3분의 1을 올해 안에 지급하고 나머지 3분의 2는 내년 2월 말까지 주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대금의 3분의 2를 반년 가까이 더 지나야 주겠다는 방안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협력업체 A사 등이 거부, 현재는 논의가 교착된 상태다. 게다가 A사를 통해 공사에 참여한 현지 2차 협력업체 7곳은 영세한 사정에 장기간 공사 대금 일부를 받지 못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조 설비 공사를 맡은 2차 협력업체 C사의 경우 공사 대금 140억동(약 7억9천만원)을 못 받아 공사에 참여한 노동자 150여명에게 급여를 제대로 주지 못했다. 엘리베이터 공간 공사를 진행한 다른 2차 협력업체 D사도 공사 대금 100억동(약 5억6천만원)이 밀려 노동자 200여명의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 D사 베트남인 대표는 "베트남이나 중국 기업들은 대금을 늦게 줘도 보통 90%는 제때 지급하고 나머지 10%만 하자보수 때문에 1년 안에 주는 식"이라면서 "이번 처럼 대금 지급을 오래 미루는 곳은 한국 기업은 물론 베트남·중국 기업 중에서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해당 디스플레이업체는 시공사 B사에 공사 대금을 이미 사실상 다 지급했으며, 잔금 미지급 문제는 B사와 협력업체 사이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전체 공사대금 약 3천억원의 97% 이상을 시공사에 지급했다"면서 "시공사와 협력업체 간 문제는 우리가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B사는 일부 대금 지급 연기가 디스플레이업체의 정상적인 대금 정산 절차에 따른 것이며, 내년 1∼2월까지 디스플레이업체로부터 잔금을 모두 받아 지급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B사 관계자는 "공사를 하다 보면 대금 정산 기간이 예상보다 조금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은 협력업체들이 다들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빨리 대금 지급을 마치기 위해 디스플레이업체와 계속 협의 중이며, 협력업체들이 더 이상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1일 사임한 팻 겔싱어 인텔 CEO[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주종국 기자 = 스텔란티스와 인텔 등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CEO)의 사임 소식이 연이어 전해진 가운데 올해 미국 기업 대표들의 사임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푸조, 피아트, 지프, 크라이슬러 등 브랜드를 소유한 세계 4위 다국적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는 이달 1일(현지시간) 임기 도중 전격 사임했다. 스텔란티스 이사회는 타바레스의 사임을 곧바로 수락하고, 새 CEO 선임 절차에 들어갔다. 같은 날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팻 겔싱어 CEO도 전격 교체됐다. 겔싱어가 4년 재임 기간 반도체 왕국 인텔의 재건을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그의 사임 소식은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들만 물러난 것은 아니다. 글로벌 취업정보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미국 내에서 1천800명 이상의 CEO가 퇴사를 발표했다. 이는 이 회사가 2002년부터 CEO 교체를 집계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작년 같은 기간의 1천500여 명보다 19% 많다. 데이비드 카스 메릴랜드대 재무학 교수는 2일 야후 파이낸스에 "기업 이사회가 점점 더 독립적으로 되면서 수익과 주가 모두에서 저조한 성과를 내는 CEO에 책임을 묻고 있다"면서 "이런 성과 압박으로 인해 CEO들의 평균 재임 기간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전격 사임한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년간 전반적으로 주가가 많이 오른 것도 기업 대표들에게는 부담이다. 미국 주식시장의 벤치마크 지수 상승세는 장기 평균을 훨씬 웃돌고 있다. 미국 7대 빅테크 '매그니피센트7' 기업들을 포함한 몇몇 대기업들이 차별화된 성과를 내면서 실적이 부진한 기업들의 경영진이 더욱 압박을 받고 있다. CEO 이직 추적 컨설팅업체 러셀 레이놀즈는 "기업 대표들의 높은 퇴사율은 기술 혁신과 안정성, 지정학적 위기와 사회 문제 등 여러 거시적 기업 환경의 복잡성을 헤쳐나갈 수 있는 리더에 대한 사회적 열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변화는 세계 1위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에서 잘 볼 수 있다. 스타벅스는 경영이 부진해지자 지난 5년 동안 주가가 300% 가까이 뛴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 멕시칸 그릴에서 브라이언 니콜을 CEO로 영입해왔다. 지난해 3월부터 스타벅스를 이끌던 랙스먼 내러시먼 전 CEO는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17개월 만에 사임했다. 스타벅스 북미 CEO였던 마이클 콘웨이 역시 6개월 만에 물러났다. 하이타워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파 수석 시장 전략가는 "다른 기업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을 때 한 회사가 침몰하고 있다면 CEO와 이사회는 즉각 시정 조치를 취해야 한다. CEO가 기업 회생의 명확한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이사회는 회사를 살릴 수 있는 계획과 힘을 가진 사람을 찾아야 한다. CEO가 특별히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세상이 늘 공평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2024 세계 노벨문학 축제 포스터[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기훈 기자 = 서울시는 한강 작가에 대한 노벨문학상 시상식이 열리는 오는 10일 서울도서관에서 '2024 세계노벨문학축제'를 연다고 2일 밝혔다. 대한민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자리로 책을 사랑하는 모든 시민이 축제처럼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 행사는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3부에 걸쳐 진행된다. 우선 1부에서는 진행을 맡은 배우 유선이 직접 한강 작가의 대표작인 소설 '채식주의자'와 소설, 시 등 주요 작품을 낭독한다. 집시재즈 밴드 '라 쁘띠 프랑스 콰르텟'의 감미로운 재즈 공연도 즐길 수 있다. 2부와 3부에서는 노벨문학상의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강연과 북토크가 이어진다. 우선 이난아 한국외대 튀르키예·아제르바이젠학과 교수와 홍진호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교수가 각각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르한 파묵과 헤르만 헤세를 주제로 강연을 펼친다. 노벨문학상의 현재를 조명하는 세션에서는 강지희 문학평론가가 한강을 주제로, 뮤지션이자 시인인 성기완이 밥 딜런을 주제로 강연한다. 아울러 한국문학의 기대주 최은영, 박상영 작가와의 대담을 통해 한국문학의 현재와 노벨상의 미래를 함께 조망해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각 세션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서울도서관 누리집을 통해 사전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 시는 또 이번 축제를 맞아 '한강 특별사면'도 실시한다. 그동안 연체 기록이 있어 도서관 이용이 어려웠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대출 제한을 해제해주는 조치다. 서울도서관을 포함한 서울시 공공도서관 232곳에서 동시 진행돼 약 10만명이 사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면 혜택은 10일까지 연체 도서를 반납하는 연체자(대출 제한 중인 연체회원)에게 적용된다. 대상자는 11일부터 서울도서관 및 관내 공공도서관의 대출 서비스를 다시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회승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책읽기 열풍'이 거세게 불어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CES 2024'[EPA 자료사진] 권숙희 기자 = 중국 기업들이 다음 달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의 초청장을 받았음에도 미국 입국 비자 발급을 무더기로 거부당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개막을 약 한 달 앞둔 CES 참가 중국 기업의 직원 상당수가 미국 비자 발급을 거부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ES 참가 기업 4천개 중 중국은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를 두고 현재 전례 없는 일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 근무하는 한 기술 마케터는 "주중미국대사관에서 비자 인터뷰를 하면서 CES 초대장을 보여줬는데 담당자는 이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 것 같았다"면서 "CES 참석을 언급하면 90% 확률로 비자가 거부된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고 SCMP에 말했다. 미국 뉴욕 소재 컨설팅회사 아이엠팩트(iMpact)의 창립자인 크리스 페레이라는 "해외 시장 확장을 희망하는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조사한 결과 40곳 중 절반이 직원들의 비자 발급 거부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면서 "심지어 코로나 기간에도 CES 참가를 위한 비자는 발급됐었다"고 지적했다. CES 대변인도 "중국에서 오는 CES 참가자들의 비자 신청이 거부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미국 정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하는 등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시기에 비자 거부 사태가 벌어졌다고 SCMP는 짚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미 국무부는 대규모 비자 거부 사태에 신속히 대응하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미국 정부는 비자 발급 장벽을 낮춰 양국 간 정상적인 인적·비즈니스적 교류를 촉진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 같은 대규모 비자 거부 사태는 이례적이기에 미국 내에서조차 정치적 동기를 의심하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CES에서 '탈중국화'가 진행된다면 이 박람회가 과연 대표적인 국제 행사로서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몇 년간 중국 기업들의 성장이 두드러진 이 분야에서 미국이 이처럼 폐쇄적이고 보호주의적 태도를 취한다면 글로벌 공급망 안전성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CES 2025는 내년 1월 7∼10일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비트코인[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샌프란시스코= 김태종 특파원 =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4일(현지시간) 차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친(親)가상화폐 인사'가 지명됐다는 소식에 다시 10만 달러선을 향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4시 42분(서부 시간 오후 1시 42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60% 오른 9만8천316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가격은 한때 9만9천200달러대까지 상승하며 지난달 22일 이후 처음으로 9만9천달러대를 넘어 10만 달러선에 근접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이날 9만5천 달러대 아래까지 떨어지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이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SEC 위원장에 폴 앳킨스(66) 전 SEC 위원을 지명했다는 소식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2002∼2008년 SEC 위원을 지낸 앳킨스는 위기관리 컨설팅 업체인 '파토막 글로벌 파트너스'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로, '친가상화폐 인사'로 꼽힌다. 그는 규제 일변도로 업계의 반발을 불러왔던 개리 겐슬러 현 SEC 위원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부터 위원장직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앳킨스는 디지털 자산과 핀테크 기업을 지지하고 있다"며 "그가 의회 인준을 통과하면 규제를 완화하고 위반 시 (관련 기업 등에 현재보다) 낮은 벌금을 부과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비트코인 이외에 다른 코인은 등락이 엇갈렸다. 같은 시간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6.62% 급등한 3천870달러를 나타냈지만, 최근 급등세로 시총 3위까지 오른 리플은 9.68% 내린 2.39달러에 거래됐다. 솔라나는 2.10% 내린 232.85달러를 나타냈고, 도지코인은 2.72% 오른 0.43달러에 거래됐다.

황정우 기자 = 챗GPT 개발업체 오픈AI가 미국의 무인 방위산업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미군의 드론 방어 능력을 강화하는 프로젝트에 합류한다. 오픈AI와 안두릴 인더스트리즈는 4일(현지시간)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이번 파트너십은 오픈AI의 AI 모델과 안두릴의 고성능 방어 시스템을 결합해 무인 드론 등의 공격으로부터 미국과 동맹국 군인을 보호하는 방어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오픈AI의 AI 모델이 드론 공격 위험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격추하는 안두릴의 기술인 대(對)무인항공기시스템(CUAS)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요르단에 있는 미군기지에서 미군 3명이 친이란 민병대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대한 미군의 진상 조사 결과 드론이 감지되지 않았고, 기지 안에 드론을 격추할 무기 체계가 없었다는 점이 확인된 후 미군이 드론 공격과 관련한 방어체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번 오픈AI의 방산 분야 스타트업과 협력은 기술 기업들이 군과 협력을 강화하는 일련의 흐름에서 나왔다. 지난달 오픈AI 경쟁업체 앤트로픽은 아마존, AI 기반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업체 팔란티어와 협력해 미군에 AI 알고리즘을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같은 달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은 미군이 자사의 AI 기술 오픈 소스를 이용하는 것을 허용했다. 다만 오픈AI는 이번 파트너십에도 불구하고 자사의 기술이 여전히 무기 개발이나 인명 또는 재산에 해를 끼치는 데 사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오픈AI 로고[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권수현 기자 = 발트해 연안 소국 리투아니아가 중국 외교관 3명을 추방키로 하자 중국이 이를 강하게 규탄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AFP·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최근 리투아니아 외무부가 자국 주재 중국 외교관의 추방을 결정한 것과 관련해 "리투아니아의 이러한 거칠고 도발적인 행위를 규탄하고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리투아니아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수교 성명에서 한 정치적 약속을 어겼으며 이에 따라 중국-리투아니아 관계는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리투아니아에 중국의 주권과 영토보전 훼손 행위를 즉시 중단하고, 양국 관계를 어렵게 하는 행위를 멈출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중국은 리투아니아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여러 정치계 인사들이 중립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리투아니아 새 정부가 양국 관계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리투아니아 외무부는 지난달 29일 자국 주재 중국 외교관 3명을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하고 요구한 시간 내에 출국하라고 요구했다. 리투아니아 외무부는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과 리투아니아 법률 위반을 이유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리투아니아는 2011년 11월 자국 주재 대만 대표처 개설을 승인했다. 이에 중국은 자국 주재 리투아니아 대사를 소환하고 리투아니아 주재 중국 공관을 대사관에서 대표부로 격하했으며, 무역 보복과 함께 기술 교류·협력도 중단했다. 지난 5월 재선에 성공한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대선 직전 중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대만 대표처를 '타이베이 대표처'로 바꿨다. 그는 당시 이 조치를 "중국과 외교관계 정상화를 향한 신호"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선적 화물선이 러시아 정보기관의 사주를 받고 지난달 중순 발트해 스웨덴과 리투아니아 사이 수역에서 닻을 내린채 항해, 해저 케이블을 고의로 절단했는지에 대해 스웨덴 당국 등이 최근 조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연단 내려가는 바르니에 총리(파리 AFP= 프랑스 미셸 바르니에 총리가 4일(현지시간) 하원의 정부 불신임안 표결에 앞서 의원들 앞에서 연설한 뒤 연단을 내려가고 있다. 2024.12.04. (파리=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하원이 4일(현지시간) 미셸 바르니에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시켰다. 의회 결정에 따라 지난 9월 취임한 바르니에 정부는 총사퇴하게 됐다. 프랑스 하원은 좌파 연합이 발의한 바르니에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이날 저녁 표결에 부쳐 찬성 331표로 안을 통과시켰다. 프랑스 헌법상 정부는 하원 재적 의원의 과반수가 불신임안에 찬성하면 즉각 사퇴해야 한다. 이날 현재 하원 재적 의원은 총 574명(3명 공석)이라 불신임안 가결 정족수는 288표였다. 하원이 정부 불신임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바르니에 총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정부의 사퇴서를 제출해야 한다. 프랑스 정부가 하원의 불신임안 가결로 해산되는 건 1962년 조르주 퐁피두 정부 이후 62년 만이다. 지난 9월5일 취임한 바르니에 총리는 90일 만에 하원의 불신임을 받으면서 프랑스 제5공화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로 기록되는 셈이다. 바르니에 정부와 야당은 2025년 예산안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바르니에 정부는 국가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공공 지출 감축과 증세를 골자로 한 내년도 예산안을 하원에 제출했다. 야당은 사회 복지 축소와 프랑스인들의 구매력 약화 등을 우려하며 정부 예산안의 일부 조항에 반대해왔다. 특히 극우 RN은 바르니에 총리에게 4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정부를 불신임하겠다고 압박해 왔다. 야당의 예산안 반대에 직면한 바르니에 총리는 지난 2일 정부의 책임하에 하원 표결 없이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헌법 제49조3항을 발동해 사회보장 재정 법안을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좌파와 극우 진영 양쪽 모두 즉각 정부 불신임안을 발의해 이날 표결이 이뤄지게 됐다.정부 붕괴 노리는 마린 르펜(파리 EPA= 프랑스 정부 불신임안을 발의한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하원 원내대표가 4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바르니에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2024.12.04.

브뤼노 르타이오 프랑스 내무 장관[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정부가 영국 해협을 건너는 불법 이민자 문제와 관련해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경 보안을 책임지는 브뤼노 르타이오 내무 장관은 29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국경 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영국이 영국해협 보안을 프랑스에 하청주듯 맡기는 관계를 더는 지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르타이오 장관은 "프랑스와 영국 사이의 국경은 유럽의 공동 외부 국경"이라며 프랑스가 이 국경 보안에 "모든 부담을 지는 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과 EU 간의 포괄적 합의만이 상황을 진정으로 바꿀 수 있다"며 영국해협을 건너는 불법 이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과 EU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르타이오 장관은 그러면서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2004년 양국이 맺은 '투케 협정'(Touquet Agreement)을 깰 수 있다고 압박했다. 양국 국경보호 조약인 투케 협정은 영국으로 출발하는 이들을 위한 여권 검사를 프랑스 땅에서 하도록 한 것으로, 영국은 이 협정을 통해 자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자 등을 프랑스에서 사전 통제할 수 있게 됐다. 프랑스 입장에선 영국행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북부 칼레와 주변 지역에서 이민자 캠프를 관리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프랑스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후로 영국과 EU 간 협력이 약화하자 이민 문제에 대한 영국의 책임 회피를 더 강하게 비판해 왔다. 르타이오 장관은 내달 9일 이베트 쿠퍼 영국 내무 장관과 만나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르타이오 장관은 이민과 국경 통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기 위해 이날 파트리크 스테파니니 전 고위 공무원을 이민 담당 특별 대표로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