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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뇌에 가까워진다…블랙웰, GPT-4 성능 20배 AI 지원 칩

엔비디아, 차세대 AI 칩 공개[촬영 김태종]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새너제이[미 캘리포니아주]= 김태종 특파원 = 엔비디아가 18일(현지시간) 공개한 새로운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이 나오면서 현재의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AI 등장이 가능해지게 됐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AI칩 분야에서 또다시 한걸음 앞서 나가며 선두주자 굳히기에 나선 가운데 AI 진화 속도도 한층 빨라지는 흐름이다. 엔비디아는 블랙웰이 최대 10조 개의 파라미터로 확장되는 모델에 대한 AI 훈련과 실시간 거대 언어모델(LLM) 추론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블랙웰 GPU 72개와 자체 중앙처리장치(CPU)인 그레이스를 36개 결합한 'GB200 NVL72'라는 컴퓨팅 유닛을 여러 개 결합하면 최대 10조 개 파라미터의 AI 모델도 구동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젠슨 황 CEO는 이날 블랙웰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2천80억개의 트랜지스터를 탑재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칩"이라며 "블랙웰은 모든 산업에서 AI를 구현시키며, 우리 회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제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라미터는 생성형 AI가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신경 연결 역할을 하는데, 많을수록 AI 성능도 더 뛰어난 것으로 여겨진다. 오픈AI의 GPT-3의 경우 파라미터가 1천750억개에 달한다. 오픈AI의 최신 AI 모델인 GPT-4의 경우 GPT-3보다 훨씬 크지만,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GPT-4의 파라미터가 5천억개라고 가정할 경우 이보다 최대 20배 뛰어난 성능의 AI 모델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뇌는 약 100조 개에 달한다.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의 파라미터는 1조 개에 달하며, 우리나라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는 수천억개의 파라미터를 학습한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는 최신 AI 칩인 H100이 주로 AI 모델 구동을 지원하고 있지만, 지원할 수 있는 최대 파라미터 한도가 어디까지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H100을 연결해 파라미터가 10조개에 달하는 AI를 지원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속도가 느려지는 등 100% 성능을 발휘할 수 없는 것과 달리 블랙웰은 최대 10조개까지는 원활한 지원이 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블랙웰 등장으로 GPT-4보다 성능이 훨씬 뛰어난 AI 모델도 나올 수 있다"며 "그동안 그 이상의 AI 모델을 만들고 싶어도 그에 걸맞은 칩이 없어서 시도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조선소에서 작업하는 노동자들[신화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 김동현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조선, 해운 산업에서 이뤄지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 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 5개 노조가 USTR에 핵심 해양, 물류, 조선 분야에서 이뤄지는 중국의 행동과 정책, 관행에 대해 조사해달라고 청원했다고 밝혔다. USTR이 공개한 청원서를 보면 5개 노조는 미국의 상업용 조선 산업이 1975년에만 해도 세계 시장을 선도했으나 지금은 점유율이 세계에서 건조되는 상업용 선박의 1%에도 못 미친다면서 "산업 회복에 가장 큰 장애물은 세계 최대 선박 건조국인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5개 노조는 중국 정부가 세계 조선, 해양, 물류 산업을 장악하려고 이들 산업에서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전 세계에 항만과 물류 시설망을 구축한 뒤 미국 선박과 해운사를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이 2015년 첨단제조업 육성 계획인 '중국 제조 2025'에서 조선업을 10대 우선 분야로 선정한 뒤로 조선업에 수십억달러를 투입하고 여러 지원 정책을 시행하는 등 시장에 불공정하게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세계 화물 크레인의 70%를 공급하는 것도 문제 삼았다.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산 항만 크레인 등 항만 시설이 사이버 공격에 취약하다고 보고 해안경비대에 미국의 해양 운송체계를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필요한 권한을 부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노조는 USTR에 미국 항구에 정박하는 중국산 선박에 요금을 부과하고, 국내 조선업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을 조성하며, 미국산 상선에 대한 수요를 창출할 방안 등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의 청원은 미국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이뤄졌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 정부가 미국의 무역을 제한하거나 부담을 주는 외국 정부의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관행에 대응할 권한을 부여한다고 USTR은 설명했다. USTR은 청원을 접수하면 그 내용을 검토해 45일 내로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타이 대표는 "우리는 중국이 철강, 알루미늄, 태양광, 배터리, 핵심광물 같은 여러 분야에서 (중국에) 의존하게 하고 취약점을 만들어 미국 노동자와 기업에 피해를 주고 우리 공급망을 실제로 위태롭게 하는 것을 봐왔다"고 말했다. 이어 "USTR과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는 노동자 가정을 가장 우선하고 미국 제조업을 재건하며 우리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매일 싸우고 있다"며 "이 청원을 자세히 검토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테슬라 베를린 기가팩토리 전경[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스앤젤레스= 임미나 특파원 =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독일 공장이 정전으로 가동 중단됐다는 소식에 이 회사 주가가 이틀째 장중 큰 폭으로 떨어졌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오전 11시 15분 기준으로 전장보다 5.4% 내린 177.98달러에 거래됐다. 테슬라 주가는 전날 7.16% 떨어진 데 이어 이날에도 5% 넘게 떨어지면서 올해 들어 낙폭이 28%에 달하는 상태다. 이날 주요 악재는 테슬라의 독일 공장인 베를린 기가팩토리가 사보타주(파괴공작)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아 가동을 중단했다는 소식이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15분께 이 공장에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자동차 생산이 중단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 측은 적어도 다음 주 초까지 공장 가동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하루에만 1천 대의 차량이 완성되지 못했으며, 이번 정전으로 인한 손실액이 수억유로(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독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좌익 극단주의 단체 불칸그루페(화산그룹)는 이날 오전 경찰과 언론사에 편지를 보내 자신들이 "사보타주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기가팩토리를 완전히 파괴하고 일론 머스크 같은 테크노 파시스트를 끊어내는 게 거대권력에서 해방되는 길"이라며 "테슬라를 무릎 꿇게 만들겠다"고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서 베를린 기가팩토리가 방화의 표적이 됐다는 소식을 전하는 다른 이용자의 게시물에 답글로 "이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멍청한 환경-테러리스트들(eco-terrorists)이거나 좋은 환경 목표가 없는 사람들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화석연료 자동차가 아니라 전기차 생산을 중단하는 것은 극도로 멍청하다"고 덧붙였다. 테슬라는 지난해부터 독일에서 베를린 기가팩토리 확장을 추진해 왔으나,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심각한 표정의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김기성 기자 = 애플과 테슬라를 포함한 거대 기술기업들이 5일(이하 현지시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뜨거운 랠리를 펼쳐온 나스닥지수는 이틀 동안 2% 떨어졌다. 이날 뉴욕증시는 특히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6~7일 의회 출석을 앞둔 상황에서, 또한 경제 지표들이 엇갈리는 경제 전망을 제시하는 가운데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65% 떨어진 15,939.59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0.41% 하락에 이어 이틀 연속 내렸다. S&P 500지수는 1.02%,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1.04% 각각 내렸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개장 초부터 주요 기술주들의 악재로 인해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애플은 올해 첫 6주 동안 중국 내 판매량이 이례적인 할인 행사에도 작년 동기 대비 24% 줄었다는 소식에 힘을 쓰지 못했다. 애플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2위(19%)에서 4위(15.7%)로 내려앉았다. 애플 주가는 이날도 2.84% 하락하며 5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테슬라도 독일 공장이 사보타주(파괴공작)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아 적어도 다음 주 초까지 가동이 중단될 것이라는 소식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테슬라 주가는 3.93% 내린 180.74달러에 마감했다. 전날 약 7% 급락에 이어 이틀 동안 시가총액이 100조원 넘게 증발했다. 테슬라는 수요 악화로 올해 들어 낙폭이 27%에 달한다. 반도체기업 AMD도 미국 상무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에 제동을 걸었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이전 3거래일 연속 급등세를 탄 AMD의 주가는 이날에는 장중 3% 이상 내리다 0.11% 약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이처럼 대부분의 주요 기술주가 약세를 보인 상황에서 엔비디아는 0.86% 오르며 4거래일 연속 올랐으며, 인공지능(AI) 열풍의 수혜주인 서버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도 1.53% 오르며 최근 초강세를 이어갔다. 일부 전문가는 기술주 매도세가 지난해 56% 상승 이후 최근까지 오름세가 유지된 데 대한 이익 실현의 결과로 풀이하기도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씨티그룹 전략가인 크리스 몬터규는 기술주 강세 포지셔닝이 3년 내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며 하락 위험이 커졌다는 입장을 내놓았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슬레이트스톤 웰스의 케니 폴카리도 "나무는 하늘까지 자라지 않는다"며 일부 투자자 사이에 자신들이 부여한 '높은 가치평가'에 실제로 기업들이 부응할지 우려하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반면,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키스 러너는 "투기의 여지가 있고 기술 부문이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지만 거품은 보이지 않는다"며 수익 추세는 여전히 강하고 새로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파월 의장의 6일 하원, 7일 상원 출석이 예정된 점과 함께 기업들의 신규 주문과 비즈니스 활동이 회복되고 있지만 서비스 부문은 냉각되는 등 경제 지표들이 엇갈리는 점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튀니지[ 자료사진] (인천= 손현규 기자 = 아프리카 튀니지에서 혼전 성관계로 여자친구의 오빠들로부터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한 외국인이 국내에서 난민심사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하자 소송을 내 승소했다. 인천지법 행정2단독 최영각 판사는 튀니지인 A(25)씨가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장을 상대로 낸 난민 인정심사 불회부 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14일 밝혔다. 최 판사는 지난해 4월 A씨의 난민 심사를 열지 않기로 한 결정을 취소하고, 소송 비용도 모두 부담하라고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장에게 명령했다. 1심에서 이긴 A씨는 최종심에서도 승소하면 국내에서 난민 심사를 받을 수 있다. A씨는 지난해 4월 11일 튀니지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입국심사 과정에서 송환 지시를 받았다. 그는 "관광 목적으로 한국에 입국하려 한다"고 밝혔지만, 출입국 당국은 의심스럽다며 입국을 허가하지 않았다. 그러자 A씨는 사흘 뒤 난민 신청을 했고,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은 "난민 신청을 할 이유가 없다"며 심사에 회부하지 않았다. A씨는 지난해 7월 한국 법원에 행정소송을 내며 "튀니지에서 폭행당하고 협박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송에서 "튀니지에서 사귀던 여자친구의 오빠들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라며 "결혼 전 성관계가 (이슬람) 교리에 위배된다며 폭행하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지) 경찰에 신고도 했는데 아무런 수사를 하지 않았다"며 "다시 튀니지로 돌아가면 박해받을 가능성이 충분해 난민으로 인정해야 하는데도 심사 기회 조치 주지 않는 것은 위법하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A씨의 난민 신청이 명백한 이유가 없는 경우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의 심사 불회부 결정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최 판사는 "'여자친구 오빠들로부터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는 A씨 주장은 개인의 위협에 해당해 난민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작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위협의 근본적인 원인이 종교적인 이유라면 박해에 해당할 수 있어 난민심사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난민인정 제도를 남용하고 있다고 볼 만한 뚜렷한 사정도 없다"며 "(난민 심사 불회부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A씨 청구를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모스크바= 최인영 특파원 = 크렘린궁은 독일군 고위 간부들이 타우러스 미사일로 크림대교를 타격하는 가능성을 논의한 녹취가 공개된 데 대해 러시아가 독일에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이른바 '타우러스 녹취' 파문과 관련한 질문에 "그 대화로 집단 서방이 우크라이나 분쟁에 직접 개입하고 있음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고 평가했다. 녹취 내용이 독일군의 자체 행동인지, 국가 정책의 일환인지는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둘 다 매우 나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녹취에 대한 독일 당국의 조사 결과를 언론을 통해서라도 알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1일 러시아 국영방송사 RT의 편집장 마르가리타 시모냔이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문제의 녹취에는 지난달 19일 이뤄진 독일군 고위 간부들의 대화가 담겨 있다. 독일군 간부들은 독일산 장거리 순항 미사일 타우러스로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를 공격할 가능성을 논의해 러시아의 반발을 일으켰다. 러시아 외무부 초치된 주러 독일 대사(모스크바 타스= 4일(현지시간) 러시아 외무부에 초치된 알렉산더 그라프 람스도르프 주 러시아 독일 대사. 2024.3.4 이와 관련해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오전 알렉산더 그라프 람스도르프 주러시아 독일 대사를 초치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 녹취를 근거로 독일이 공식 입장과 달리 물밑에서는 장거리 미사일인 타우러스로 러시아를 공격하는 작전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데 대해 항의한 것으로 보인다. 람스도르프 대사는 약 1시간 10분간 외무부 청사에 머문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떠났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텔레그램에서 "우리의 오랜 라이벌 독일이 다시 원수로 변했다"며 이번에 공개된 대화로 독일이 러시아와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장은 하원 회의에서 크림대교 공격에 대한 독일 장교들의 대화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예고했다. 독일 정부는 타우러스를 지원해달라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에도 러시아 영토 공격에 따른 확전 가능성을 이유로 지난 1년간 거부하고 있다. 이 대화에 대해 독일 정부는 지난 2일 "도청당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사거리가 매우 광범위한 무기를 통제할 때 독일군이 관여해야만 한다면 나는 그것을 용인할 수 없다"며 독일군이 타우러스 운용에 개입해야 할 경우 미사일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독일 태양광 발전 시설[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가격 경쟁에서 중국산에 밀려 위기를 맞은 유럽 태양광 제조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방법 마련에 착수했다. 카드리 심슨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에너지 장관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시장 담당 집행위원과 함께 태양광 산업 지원과 관련한 여러 정책 제안을 담은 서한을 업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업계로부터 제안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며 "이제 유럽 내 (태양광 패널) 제조업 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조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유럽 태양광 패널 시장이 값싼 중국산 제품에 사실상 잠식되면서 현지 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직면했다는 경고음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집행위에 따르면 현재 EU는 태양광 패널의 97%를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다. 대부분은 중국산이다. 유럽 업체들은 중국 당국의 공격적 보조금 지급과 물량 공세가 '불공정 경쟁'을 야기하고 있다며 EU에 역내 제조업에 대한 직접적 지원뿐 아니라 중국산에 대한 반덤핑 과세와 같은 더욱 적극적인 무역 조처를 요구해왔다. 다만 EU는 중국산 수입 제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미 중국산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량을 줄이면 공급 차질 등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심슨 집행위원은 회의에 참석한 각국 장관들이 "태양광 패널 설치를 가속하는 데 있어 안전장치가 필요한 것은 물론 경쟁적이며 지속 가능하고 혁신적인 역내 산업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경쟁'을 방해할 수 있는 수입 제한에 부정적 입장을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이다. 그는 이날 회의 시작 전에도 기자들과 만나 "업계 지원 방법은 다양하게 있으나 우리는 태양광 패널이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수입) 국경을 닫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랜트 섑스 영국 국방장관 [AP=] 김지연 기자 = 그랜트 섑스 영국 국방장관이 탄 공군기가 러시아에 인접한 폴란드 상공을 지나던 중 전파 방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전날 폴란드에서 영국으로 향하던 섑스 장관의 공군기가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인근 상공에서 위치정보시스템(GPS) 신호가 30분가량 방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정부 대변인도 공군기가 발트해에서 칼리닌그라드에 가까이 날고 있을 때 일시적인 GPS 전파 방해를 겪었다고 AFP 통신에 확인했다. 당시 섑스 장관을 동행 취재하던 기자들은 한동안 휴대전화가 인터넷에 연결하지 못했고, 항공기는 위치 파악을 위해 대체 방편을 써야 했다고 전했다. 정부 대변인은 "이번 일이 항공기 안전을 위협하지 않았으며, 러시아 영토인 칼리닌그라드 가까이에서 항공기가 GPS 전파방해를 겪는 것은 드물지 않다"고 설명했다. 항공기는 여러 항법 체계를 사용하는 만큼 GPS 전파방해를 받더라도 안전하게 운항을 계속할 수 있다. 이같은 전파 공격이 섑스 장관을 고의로 겨냥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국방 소식통은 더타임스에 "민항기에 불필요한 위험을 지울 수 있고 사람들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고 러시아 측으로선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섑스 장관은 폴란드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훈련에 참관한 뒤 귀국하던 길이었다. 그는 폴란드 방문 중 영국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의 국방비는 현재 GDP의 2.27% 수준으로, 섑스 장관은 이전에는 이를 2.5%로 높여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인교준 기자 = 4일 본격 개막한 중국 연례 최대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선 경제 문제가 단연 으뜸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중화권 매체들이 보도했다. 국정 자문기구 격인 정협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막이 올랐고, 국회 격인 전인대는 하루 뒤인 5일 개막한다. 일주일 일정을 마치고 각각 10일과 11일 폐막한다.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자료사진] 2022년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와 2023년 양회를 거쳐 '시진핑 1인 체제'가 구축된 가운데 안팎의 어려움에 봉착한 중국 경제 살리기가 이번 양회의 최대 화두가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 위기와 지방정부 부채 문제, 소비 부진, 디플레이션 우려는 물론 미국 등 서방의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기조와 외국 자본의 '탈(脫)중국' 현상이 여전한 상황에서 양회 기간 이를 돌파할 해법 도출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 반등을 지속할 당국의 경제 의제 설정을 기대하면서 전인대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경기 둔화를 '반전'시킬 전인대 차원의 조치와 지방 정부 차원의 자금 조달 및 재정 개혁 방안, 소비 진작을 위한 내수 부양 조치가 나올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이 신문은 무엇보다 중국 당국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GDP 대비 재정 적자율을 얼마로 정할지가 최대 관건이라고 짚었다. 두 수치는 전인대 개막 전 리창 총리의 업무보고 때 공개된다. 중국 안팎에선 당국이 올해도 5% 수준의 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할 것으로 본다. 성장 동력 확보가 여의찮은 상황이지만 신에너지 자동차·리튬 배터리·태양광 패널 산업 등 이른바 '3대 신(新)성장동력'을 바탕으로 경기 부양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중국 당국은 작년엔 '5% 안팎' 성장 목표치를 내걸고 5.2%를 달성한 바 있다. 중국의 올해 재정 적자율이 3.5∼3.8%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3월 전인대에서 재정 적자율이 3%로 설정됐으나, 같은 해 10월 24일 열린 전인대 상무위원회 6차 회의에서 3.8%로 상향 조정됐으며 작년 4분기부터 1조 위안(약 184조원) 상당 국채의 추가 발행을 승인한 바 있다.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중국 당국이 올해 재정 적자율을 3∼3.5%로 정하면 시장이 활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헝성자산운용의 다이밍 펀드매니저는 SCMP에 경제성장률 목표치와 재정 적자율이 중국 당국의 경제 성장 의지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짚었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자료사진] 중국과 홍콩 주식 시장 가치가 2021년 정점 이후 6조달러(약 8천조원) 이상 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최근 중국 당국이 주식시장 규제 책임자를 교체하고 국부펀드를 통한 매입을 늘리고 헤지펀드 단속에 나서면서 지난달 CSI 300 지수가 11% 상승했다고 SCMP는 전했다. CSI 300 지수는 중국 상하이·선전 증시의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정협의 류제이 부서장 겸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경제 이슈가 이번 정협 의제를 주도할 예정"이라면서 "경제 전망과 청년 일자리 창출, 그리고 민간 경제 부문 장애물 제거 방안 논의가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 대변인은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춘제(春節·설) 연휴에 중국 내에서 4억7천400만명의 관광객이 6천320억위안(약 116조8천억원) 이상을 지출해 전년 동기 대비 총지출이 47% 늘었다면서 중국 경제 상승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비쳤다. 중국 관영 경제일보는 이번 양회에선 '신품질 생산력'(新質生産力)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신문은 작년 말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의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기술 혁신을 통한 산업 혁신으로 신산업, 신모델, 성장 동력 등의 새로운 생산력을 개발하자"는 결의가 나왔다고 전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중국의 경제성장 전망은 여전히 밝다"며 "개혁과 개방이 발전 문제를 해결할뿐더러 앞으로 생길 위험과 도전에 대처할 수 있는 핵심 전략"이라면서, 이와 관련해 양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