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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산불 주민 "확산 걱정에 뜬눈으로 밤새"…가슴 졸이며 안도
기사 작성일 : 2023-03-09 10:01:16
마을회관 대피


[촬영 김동민]

(합천= 김동민 기자 = 경남 합천 산불 발생지역 주민은 불이 확산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화재 발생 이튿날인 9일 경남 합천군 내기 마을회관에는 주민 20여명이 대피해 있었다.

이들은 산불 현장과 거주지가 인접한 내기·육정마을 등에 거주하는 60∼80대 주민이다.

평생 한 마을에서 거주했다는 정점분(89)씨는 "불이 집까지 옮겨붙을까 걱정돼 잠을 제대로 못 잤다"며 "평소 오후 7∼8시에 잠이 드는데 어제는 자정을 넘겨서 겨우 잤다"고 말했다.

70대 주민은 "축사에 있는 소 11마리가 걱정돼 저녁에 몇 번이나 회관을 드나들며 산불 상황을 지켜봤다"며 "잠을 잔 것도 아니고 안 잔 것도 아닌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주택이나 축사에 피해가 없다는 소식을 군청 공무원 등으로부터 접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옆에 있던 80대 할머니도 "축사에 피해가 없다는 소식을 아침에 듣고 마음이 놓였다"고 말했다.

친구, 가족 등에게 안부 전화를 받던 주민은 불길이 잡혀간다는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식사는 군청 등에서 도움을 받아 해결했다.

회관 밖에서 산불 진화 헬기를 바라보던 한 주민은 "아이고 불이 참 난리다. 난리야"라며 "밤새워 진화에 고생한 분들에게 고맙다"라고 말했다.

지난 8일 경남 합천 용주면 월평리 인근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날 오전 8시 기준 진화율 95%를 보인다.

산불 영향 구역은 163㏊이며 화선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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