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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美상의가 재단기부 물꼬…한일 징용해법 진전에 美역할 주목
기사 작성일 : 2023-03-09 16:00:01
발언하는 제임스 김 암참 회장


제임스 김 암참(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겸 대표이사가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암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효정 오수진 기자 = 한국 정부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주도적 해법'을 발표한 후 미국이 눈에 띄게 호응을 보내고 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는 지난 8일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를 맡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 겸 대표이사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초청 간담회에서 "민감한 역사 문제 논의와 관련해 한국과 일본 정부가 발표한 역사적 합의를 환영한다"면서 이런 뜻을 피력했다.

그는 "이같은 획기적인 합의를 지원하기 위해 암참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기부할 것이며, 회원사의 지원을 독려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6일 대법원의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강제징용 피해자의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재단을 통해 지급하며 재원은 민간의 자발적 기여 등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공식 발표한 바 있다.

그 이후 국내외 민간 분야에서 재단 기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사실상 암참이 처음이다.

당초 거론되던 한국의 1965년 청구권 자금 수혜 기업이나 일본 기업이 아니라 한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을 대표하는 경제단체인 암참에서 목소리를 낸 것이 눈길을 끈다.

그동안 한미일 협력의 '빠진 고리'였던 한일관계 개선에 미국 조야가 상당히 열의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9일 기자들과 만나 암참의 기부 의사와 관련한 질문에 "미국의 민간단체에서 이런 역할과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 발표하는 박진 장관


김승두 기자 = 박진 외교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2018년 대법원의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국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이 조성한 재원으로 판결금을 대신 변제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 미국 최고위 당국자들은 워싱턴DC 현지 시각으로 주말 밤이었음에도 한국의 강제징용 해법 발표가 이뤄진 직후 잇따라 성명을 내 환영하기도 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한국과 일본의 발표는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들 간의 협력과 파트너십의 신기원적인 새 장을 장식할 것"이라고 극찬했다.

한미일 협력 강화에 대한 미국의 적극성이 앞으로 한일관계 복원 과정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한국 정부가 발표한 강제징용 해법에서 일본 기업의 재단 기여 등 호응 조치는 아직 '미완성' 상태다.

정부는 일본 측이 해야 할 기여는 어디까지나 자발적 성격인 만큼 요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국내 여론이 이번 해법을 납득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진전된 조치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일본의 소극적 태도가 계속돼 한국 내에서 해법이 지지를 받지 못하면 미국이 강하게 추진하는 한미일 협력 강화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이 앞으로 각종 3자 협의 등을 통해 한미일 협력 강화를 독려하는 것 자체가 일본에도 한일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라는 압력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외교가에서 나온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 대사대리는 최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기시다 정부가 지도력을 보이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화답하지 않는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돌파' 시도는 국내의 거센 비판을 받고 무산돼 한일 관계를 수년 이상 퇴보시키고 3국 협력 강화 전망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 달 26일로 확정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한국의 한일관계 개선 노력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측이)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에 대해 높게 평가하며 크게 환영하고 있기 때문에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그러한 입장이 표명되고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성의있는 호응 조치를 위해 미국의 역할을 기대하나'라는 질문에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노력을 미측에도 같이 공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는 명확하게 한미일 협력을 강조해왔고 이를 위해서는 한일관계 개선이 있어야 하는 것이 분명하다"며 "모멘텀이 살려진 만큼 미국은 이를 끌어올리는 데 최대한의 협조를 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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