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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빠른길두고 우회도로?' 4년넘게 그대로인 화천 안내표지판
기사 작성일 : 2023-03-10 12:01:14

(춘천= 이상학 기자 = "가까운 길을 두고 먼 길을 돌아가야 하는 표지판 안내로 헷갈리는데 4년 넘도록 그대로 방치되고 있네요. 도로 관리기관의 무관심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우회전 시 최단 화천으로 갈 수 있는 새밑터널이 있지만, 표시가 되어있지 않다.


[촬영 이상학]

사업상 춘천에서 화천을 자주 오가는 고모(53)씨는 화천으로 가는 최단 거리 코스 안내가 빠진 도로교통 표지판(이하 표지판)을 볼 때마다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그는 춘천 신북읍 지내리 국도 5호선에서 화천 방면 외곽을 잇는 자동차전용도로로 차선을 변경, 지내교차로까지 향한다.

춘천시 신북읍 지내리∼사북면 고성리 간 지방도 403호선 새밑터널을 통과하면 화천 시내로 가장 빨리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새밑터널은 강원도가 2018년 12월 겨울철 산천어축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이동 편의를 제공하고자 최단 코스 도로로 개통했다.

이에 따라 춘천∼화천 간 주행거리가 ㎞에서 ㎞로 4㎞ 줄고, 이동시간도 10분가량 단축됐다. 지내교차로에서 고탄 방면으로 차선을 변경하면 바로 새밑터널로 연결되고 화천 가는 최단 거리 길이 이어진다.

우회전 시 화천으로 가는 새밑터널이 있지만 표시가 없다.


[촬영 이상학]

하지만, 지내교차로 1㎞와 500m 전방에 있는 표지판을 보면 우회전 시 새밑터널을 통해 갈 수 있는 화천 안내는 빠진 채 고탄과 신북로 방향만 표시돼 있다.

고씨처럼 길을 잘 알고 춘천∼화천을 자주 오가는 운전자나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면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표지판에만 의지하는 이용자들에게는 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더라도 표지판에 화천을 안내하지 않은 탓에 갈림길을 앞두고 순간적으로 혼란을 겪기 일쑤다.

앞서 자동차전용도로를 이용할 수 있는 용산교차로 표지판에는 직진 시 화천, 우회전 시 양구와 소양강댐으로 표시돼 있기 때문이다.

용산교차로에서 우회전하면 화천으로 가는 새밑터널이 있지만 표시가 없다.


[촬영 이상학]

이 표지판대로 직진해도 화천 시내까지 갈 수 있지만, 4km가량 우회하는 등 돌아가야 해 10분 이상 더 걸린다.

춘천에서 화천 가는 최단 거리의 도로가 개통됐지만 이를 안내하는 표지판은 4년이 넘도록 수정되지 않고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화천군은 2019년 4월 지내교차로와 그해 7월 용산교차로 표지판을 수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도로 관리기관인 홍천국토관리사무소에 보냈다.

이어 2021년 3월 재차 보낸 공문에서도 '국도 5호선 지내교차로 구간과 용산교차로 구간에 설치된 방향 예고 표지판에 화천 지명 표기가 누락돼 도로 이용객들의 이용 불편과 혼선이 야기되고 있다'며 수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3차례 공문에도 불구하고 홍천국토관리사무소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급기야 화천군 담당 공무원들이 직접 홍천국토관리사무소를 찾아 수정 등 협조를 호소했지만, 규정에 문제가 없다며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뿐이었다.

지내교차로 주변. 직진 시 화천으로 가는 새밑터널이 있지만 표시가 없다.


[촬영 이상학]

화천군 관계자는 10일 "부대 입영으로 화천을 처음 찾는 면회객이나 산천어축제 등 외지에서 오는 운전자들이 혼란스러워해 여러 차례 변경을 요구했지만,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듣고 현재까지 그대로여서 답답하다"며 "1∼2개씩이라도 점차 변경해 달라고 다시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동완 화천군의원은 "터널이 개통되기 전 기존 국도에 표시돼 변경 의무가 없다고 하는데 해당 구간 상하행선에 모두 8개의 표지판이 4년 넘게 묵살된 것은 이해가 안 된다"며 "산천어축제 기간 등에 화천을 찾는 외지 운전자 등의 불편과 혼란 해소를 위해 최소한 '화천'이라는 글귀를 기존 표지판에 함께 적는 방안도 찾지 않아 아쉽고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로 관리기관은 그사이 업무 담당자가 바뀌면서 앞선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민원이 있는 만큼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천국토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기존 표지판의 문구와 설치 등은 관련 규정에 따른 것으로 문제가 없지만, 도로 이용자들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있어 변경하고자 설계를 추진하고 있다"며 "표지판과 관련해 여러 가지 안이 나오면 내부 검토와 화천군의 의견을 들어 진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내교차로 인근. 좌회전 시 화천으로 가는 새밑터널이 있지만, 표시가 없다.


[촬영 이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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