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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 비서실장 사망으로 검찰 수사·재판에도 영향 불가피
기사 작성일 : 2023-03-10 15:00:33

(수원= 이영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가 9일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이 대표가 연관된 검찰 수사와 재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자택서 숨진 채 발견


(성남= 김인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이 숨진 채 발견된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의 자택 앞에서 10일 오전 취재진이 취재를 하고 있다. 경기 성남수정경찰서에 따르면 9일 오후 6시 45분께 경기도지사 전 비서실장 전모 씨가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 정황 증거 등을 토대로 일단 전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10일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는 지난해 12월 26일 전 씨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소환해 피의자 신문을 벌였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기업들로부터 170억여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전씨는 이 가운데 네이버의 40억원 후원금 지급 혐의에 연루된 인물로, 이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공범으로 적시됐다.

검찰은 전씨가 이 대표의 전달자 역할이나 협상 창구로 활동한 것으로 봤다.

전씨의 소환조사 당시 검찰은 네이버와 성남시가 후원금 지급을 협의하는 과정이 기록된 네이버 문건 등 증거자료를 토대로 조사를 진행했으며, 조사는 모두 영상녹화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굳은 표정의 이재명 대표


(수원= 홍기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발언 중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이미 전씨에 대한 조사는 지난해 마무리돼 성남FC 관련 검찰 수사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기소돼 재판받게 되면 검찰로서는 이 대표의 공범이자 중요 증인이 될 전씨를 법정에 세울 수 없게 됐다.

검찰은 관련 증거자료를 충분히 확보해 이 대표의 혐의 입증을 자신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요 공범 중 한명인 전씨의 진술을 법정에서 현출할 수는 없게 됐다. 최근 전씨는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모친상에 이 대표를 대신해 조문을 간 인물로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은 김 전 회장이 2019년 경기도를 대신해 북한에 800만 달러를 보냈다는 내용이다.

김 전 회장은 '대북송금액 중 북한의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명목의 500만 달러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대납한 것'이라며 이 대표가 도지사였던 당시 경기도와 연관성을 주장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를 통해 이 대표와 전화 통화한 적 있다고도 주장했으나, 이 대표와 이 전 부지사는 '그런 사실 없다'고 부인했다.

특히 이 대표는 '김성태라는 분의 얼굴도 본 적이 없다', '(쌍방울과의) 인연이라면 내의 사 입은 것밖에 없다'며 쌍방울과의 연관성에 선을 그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영종도= 이지은 기자 =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런 가운데 2019∼2020년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이 서로의 모친상 때 측근들을 빈소로 보내 '대리 조문'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전씨가 이 대표의 대리조문 당사자로 지목됐다.

지난 1월 31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쌍방울 전 비서실장은 "2019년 5월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전씨)이 김성태 회장 모친상에 조문을 왔다"고 증언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 같은 법정 증언과 관련해 전씨를 조사하거나 출석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씨가 성남FC 때와 마찬가지로 이 대표 의사를 쌍방울에 전하는 '전달자'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향후 조사가 불가피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전씨의 역할이나 위치를 고려했을 때 참고인 신분으로라도 불러 조사하는 것이 수순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씨의 사망으로 검찰 수사를 향한 정치권의 공세도 거세질 전망이다.

이 대표는 이날 경기도 수원의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주재한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전 씨가 숨진 것과 관련해 "믿을 수 없는 부고를 접했다. 검찰의 이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발언 마친 이재명 대표


(수원= 홍기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발언을 마친 후 마이크를 정리하고 있다.

그러면서 "주변을 먼지 털듯이 털고 주변의, 주변의 주변까지 털어대니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견뎌내는가. 그야말로 광기"라고 검찰 수사를 비난했다.

한편 전날 오후 6시 45분께 전씨가 성남시 수정구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해 신고했다.

전씨가 사망함에 따라 전씨의 성남FC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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