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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6차 산업] ① 융복합시대 1+2+3차 산업이 뭉쳤다
기사 작성일 : 2023-03-13 09:01:12
땅이 아닌 공중에서 자라는 밀양 딸기


[밀양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편집자 주 = 농업은 수천 년 동안 한반도에 사는 우리 먹거리를 책임지는 풀뿌리 산업입니다. 그러나 농민 고령화, 농촌 인구 감소, 일손 부족, 수입산 농산물 증가, 기후 변화 등으로 날로 농사짓기가 어려워지는 추세입니다. 최근 전통적인 농업에, 가공·유통을 결합한 농산물 부가가치를 높이는 6차 산업으로 농업 위기를 넘어서려는 시도가 전국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는 6차 산업에 일찍 눈을 뜬 도농 복합도시 경남 밀양시 사례를 중심으로 6차 산업 이모저모를 세 편의 기사로 송고합니다.]

(밀양= 이정훈 기자 = 경남 밀양시 상남면 밀양시농업기술센터에는 영상, 사진 등을 찍는 공간이 있다.

밀양시가 지난 2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밀양팜 스튜디오'다.

언뜻 농업과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이곳은 새로운 농업 트렌드를 반영한 곳이다.

밀양시 농민들이 이곳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인터넷 쇼핑몰에 올릴 농산물 사진·영상을 직접 촬영한다.

신선식품까지 직접 보지 않고 클릭만으로 구매하는 요즘, 농산물이 잘 팔리려면 무엇보다 화면에서 신선하게, 먹음직스럽게 보여야 한다.

밀양팜 스튜디오는 사진·라이브 방송, 크로마키(특수효과)까지 가능한 시설을 갖춰 전문 스튜디오 못지않다.

"딸기 6차산업대학 교육과정에 농산물 사진을 예쁘게 찍는 법을 개설했는데 스튜디오가 없어 지난해까지는 이론 위주 수업을 했어요. 올해부터는 실습이 가능하겠네요."

밀양 팜 스튜디오


(밀양= 이정훈 기자 = 신용흔 밀양 딸기융복합사업추진단 사무국장(왼쪽)과 김진환 밀양시농업기술센터 6차산업팀장(오른쪽)이 밀양팜 스튜디오를 소개하고 있다.

밀양팜 스튜디오를 소개한 신용흔 밀양 딸기융복합사업추진단 사무국장의 말이다.

김진환 밀양시농업기술센터 6차산업과 6차산업팀장은 "사진·영상은 물론, 라이브 커머스(인터넷 생방송 판매)도 여기서 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밀양팜 스튜디오'는 밀양시에서 볼 수 있는 6차 산업 현장 중 한 곳이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학생 때 1·2·3차 산업이 뭔지 배운다.

근래 등장한 6차 산업은 일반인에게 아직 생소하다.

손재규 밀양시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1차 산업인 농업(재배)에 2차(제조·가공), 3차(유통·서비스) 산업을 결합한 것을 6차 산업이라 부른다. 1·2·3을 더해도 6, 곱해도 6이라 '6차 산업'이라 이름 붙였다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1차 사업에 2차(제조업)·3차(서비스) 산업을 합쳤다고 해 '농촌융복합산업'이라고도 불린다.

농촌체험관광 역시 6차 산업 범주에 들어간다.

도농복합도시 밀양시는 다른 시·군보다 일찍 6차 산업에 눈을 떴다.

밀양시는 인구 10만명이 넘는 도시면서 농사짓기에 좋은 자연조건을 갖춘 도시다.

낙동강이 밀양시를 둘러싸면서 흐르고, 밀양강은 시가지를 따라 흘러 기름진 퇴적토가 많다.

빽빽할 밀(密), 볕 양(陽)이란 지명에서 보듯 햇볕도 잘 든다.

밀양 하남읍 일대 드넓은 논과 시설하우스


[ 자료사진]

호남지역은 가끔 겨울에 예상치 못한 폭설이 내려 시설하우스가 주저앉는 피해를 본다.

밀양은 눈이 잘 내리지 않아 시설하우스에도 유리하다.

밀양시 인구 5명 중 1명(1만9천여명)이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로 잡힌다.

쌀부터 사과, 토마토, 대추, 청양고추, 깻잎, 단감, 부추, 감자 등 품질 좋고 다양한 농산물이 밀양 땅에서 난다.

여기다 큰 규모로 농사를 짓는 농민이 다른 곳보다 많다.

이런 이점 때문에 밀양시는 통계청 자료 기준으로 최근 3년(2019∼2021년) 사이 5천86가구, 6천315명이 밀양에서 농사를 짓거나 전원생활을 하는 등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고 자랑한다.

전통적인 1차 산업에서 벗어나 6차 산업을 시도할 여건이 잘 갖춰진 셈이다.

밀양시는 2019년 1월 농업기술센터 소속 농산물유통과를 6차산업과로 개편했다.

"6차 산업을 해보겠다고 하니 시의회에서도 "그게 뭐냐"는 말이 있었어요. 그래도 6차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6차산업과를 만들었습니다. 지자체 부서 명칭에 '6차 산업'이 들어간 건 밀양시가 아마 처음일 겁니다.(손재규 밀양시 농업기술센터 소장)

밀양시는 이후 지역 농산물 유통을 전담하는 밀양물산·먹거리통합지원센터 설립(2020년), 농림축산식품부 밀양딸기 농촌융복합지구 공모 선정(2021년), 딸기 6차산업대학 개설(2022), 농어촌관광휴앙단지 조성(2023년 개장 예정) 등을 통해 6차산업 실험을 착착 진행 중이다.

(밀양= 이정훈 기자 = 밀양시 농업기술센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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