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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반정부시위 놓고 "우크라 등 외세가 전쟁 끌어들이려"
기사 작성일 : 2023-03-13 13:00:56
조지아 반정부 시위


(트빌리시 로이터=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에서 9일 '외국기관대행법' 채택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유철종 기자 = 지난주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정치적 긴장이 고조된 옛 소련 국가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가 12일(현지시간) 외부 세력이 우크라이나에 이어 자국을 전쟁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르칼리 가리바시빌리 조지아 총리는 이날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다수의 외부 세력이 조지아에 '제2의 전선'을 여는 데 관심이 있다"며 최근 조지아의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발언을 거론했다.

그는 "전쟁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이 시간을 내 조지아에서 일어나는 파괴적 행동에 반응한 것은 그가 이곳에서 무슨 일인가 일어나도록 하는 데 개입하고 있다는 직접적 증거"라고 주장했다.

지난 9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동영상에서 "조지아의 민주적이고 친서방적인 성공을 원하지 않는 우크라이나인은 없다"며 "우리는 조지아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하길 바라며, 그렇게 되리라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가리바시빌리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 외에 다른 우크라이나 정치인들도 친러시아 성향의 조지아 정권을 교체할 필요성과 제2전선 개설에 관해 얘기했다면서, 조지아를 러시아와의 군사 충돌로 끌어들이려는 계획이 오래전에 시작됐다고 말했다.

또 작년 2월 전쟁이 발발하기 몇개월 전에 해외에 머물던 친서방 성향의 미하일 사카슈빌리 전 조지아 대통령이 이런 임무를 띠고 조지아로 돌아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004∼2013년 조지아 대통령직을 수행하며 자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등 친서방 정책을 폈던 사카슈빌리는 지난 2021년 9월 귀국한 뒤 권력남용 등 혐의로 체포돼 수감 중이다.

조지아 야권은 지난 7일 친러시아 성향의 집권당이 주도해 외국으로부터 지원금을 받는 언론매체나 비정부기구(NGO)를 규제하는 법률을 추진하는 데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수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이틀간 이어진 격렬한 시위 뒤 정부가 일단 관련법 추진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일단 진정됐으나, 정치적 긴장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조지아 정부는 친서방 노선을 걷는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이 배후에서 반정부 시위를 조직하고 부추겼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2008년 조지아의 친서방 정책을 저지하기 위해 친러 분리주의 지역 남오세이탸와 압하지야에 대한 조지아 정부의 탄압을 빌미로 조지아를 전면 침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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