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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사우디 관계정상화 합의에 '내분' 네타냐후 설상가상
기사 작성일 : 2023-03-13 13:00:57
지난 5일 각료회의서 발언하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김성진 기자 =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전격적으로 관계 정상화에 합의함으로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외교 정책이 타격을 받게 됐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을 고립하는 것에 기반한 외교 동맹을 추진해왔으나 지난 10일 사우디는 이란과 외교관계를 재개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을 고립시키고 사우디 등 아랍국가들과 관계를 확대하는 것을 주된 외교 목표로 삼았으나 "현재로선 둘다 실패했다"고 네타냐후 총리의 전 비서실장인 아비브 부신스키가 말했다.

이스라엘 매체들은 네타냐후 총리와 함께 이탈리아 로마로 여행 중인 한 고위 관리가 지난 10일 이란-사우디 타결은 전임 이스라엘 정부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책임이 크다고 탓했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약하다는 느낌 때문에 사우디가 다른 채널로 갔다"고 말했다.

역내 이스라엘 적들도 이란과 사우디 간 합의를 환영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슬람 인민의 대오를 맞추는 중대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번 사우디-이란 합의를 미국의 주요 경쟁국인 중국이 중재한 것도 이스라엘에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텔아비브 소재 국가안보연구소의 요엘 구잔스키 연구원이 말했다. 구잔스키 연구원은 "미국의 역내 영향력이 줄어들수록 이스라엘에는 더 안좋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국기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국내적으로도 복합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네타냐후 정부가 추진하는 '사법부 무력화' 입법안 때문에 지난 10주간 수십만명이 반정부 시위에 나서는가 하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폭력사태도 악화해 올들어 팔레스타인 주민 최소 80명과 이스라엘인 14명이 사망했다. 아랍권은 팔레스타인 대의명분을 옹호해왔다.

정치 분석가들과 일부 이스라엘 정치인들은 정부가 내부 문제에만 몰두하다보니 역내 지정학 체스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당인 리쿠드당의 고위 당직자인 율리 에델스타인은 "우리가 권력투쟁으로 치고받고 하는 동안 세계는 가만히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번 이란-사우디 타결로 향후 이스라엘이 이란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공습이라도 나설 경우 사우디 영공 통과가 불투명해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 대신 미국 측에 안전보장과 민수용 핵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양국 논의에 밝은 소식통들이 WSJ에 밝혔다.

각각 이슬람 시아파와 수니파 종주국인 이란과 사우디 관계는 지난 2016년 사우디가 이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아파 유력 성직자 사형을 강행하면서 악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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