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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공포 속 '금리인상 멈춤' 기대도…세계 금융시장 혼조
기사 작성일 : 2023-03-14 07:00:16
미국 SVB 본사에 몰려든 고객들


[샌타클래라[미 캘리포니아주] EPA=]

(뉴욕·파리= 강건택 현혜란 특파원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사태가 몰고 온 파장에 13일(현지시간) 전 세계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미 연방정부의 긴급 구제책에도 불구하고 전날 추가로 시그니처은행까지 무너진 여파로 시스템의 위기로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가라앉지 않았다.

주요국 증시가 대체로 하락하고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빚어진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반면 글로벌 경제를 짓누른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잇단 지역은행 파산을 계기로 잠시 쉬어갈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가상화폐와 기술주는 반등세를 탔다.

◇ 블랙먼데이 없었던 뉴욕증시…다우 5일연속↓·나스닥 ↑

미국 뉴욕증시는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예금주를 보호하고 다른 은행들의 인출 사태를 막기 위한 전날 밤 연방 당국의 발표와, 추가 위기에 대한 공포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결국 혼조세로 마감한 뉴욕증시는 일각에서 우려했던 '블랙 먼데이'를 피했다는 점에서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포인트() 내린 31,에 거래를 마쳐 5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포인트() 내린 3,으로 다소 물러섰다.

월가의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거의 2포인트 오른 로 작년 말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공포의 진원지인 은행주들은 이날도 일제히 급락하며 전체 지수를 아래로 끌어내렸다.

위기설에 휘말린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지난주 30% 이상 급락한 데 이어 이날 추가로 폭락했고 웨스턴얼라이언스뱅코프(), 팩웨스트뱅코프(), 자이언뱅코퍼레이션() 등 지역 중소은행들도 폭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급락한 투자은행 찰스슈왑과 떨어진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 금융사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포인트() 오른 11,에 장을 마감해 홀로 웃었다.

당초 3월 빅스텝(한 번에 포인트 금리인상)을 고려하던 연준이 잇단 지역은행 파산 사태에 내주 기준금리를 포인트만 올리거나 아예 금리인상을 쉬어갈 것이란 관측이 주가를 지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기준금리 선물 시장에서 3월 연준의 포인트 인상 확률은 62%로 집계됐다. 지난주 초반까지 '대세'였던 빅스텝 전망은 완전히 사라지고 대신 동결 전망이 38%로 올라왔다. 심지어 연내 상당폭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투자자도 늘어났다.

골드만삭스도 연준이 3월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해 시장의 기대를 부풀렸다.

낙관적인 금리 기대에 투자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등 대형 기술주를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뉴욕증권거래소


[로이터=]

◇ '안전자산이 최고'…2년물 美국채 금리, 1987년 이후 최대폭↓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쏠림 현상과 금리 완화 기대는 미 국채 금리를 역대급으로 낮췄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거의 포인트 급락한 대로 1987년 블랙 먼데이 다음날인 10월20일 이후 하루 최대폭 하락세를 나타냈다.

2년물 금리는 최근 3거래일간 1%포인트 넘게 떨어져 역시 1987년 10월 이후 사흘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 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도 포인트 이상 떨어져 대에 안착했다.

미 국채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도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달러) 급등한 1천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가상화폐 시장은 시그니처은행의 전격 폐쇄 조치에도 불구하고 예상 밖의 급반등 랠리를 펼치고 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과 비교해 15% 가까이 급등해 2만4천달러 고지까지 탈환했고, 2위 가상화폐 이더리움은 9%에 육박하는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 1년간 가상화폐를 짓눌렀던 연준의 금리인상 완화 가능성에 상당수 투자자가 매수로 전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잇단 금융권 위기로 경기침체가 초래될 수 있다는 전망이 짙어지면서 수요 둔화 우려에 휩싸인 국제 유가는 큰 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달러) 떨어진 달러에,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달러) 떨어진 달러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 유럽증시, 은행주 급락에 큰폭 후퇴…아시아는 혼조

유럽 주요국 증시는 SVB 사태 여파로 자국 대형 은행주가 급락한 여파로 일제히 크게 뒷걸음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 MIB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하락한 ,00으로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내려간 ,90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떨어진 ,47을 각각 기록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는 내린 ,50, 영국 런던 중시의 FTSE 지수는 하락한 7,으로 각각 거래를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50도 하락한 4,를 기록했다.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 주가는 하락해 사상 최저를 찍었고 독일 코메르츠방크, 스페인 사바델,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 주가는 각각 , , 내려갔다.

먼저 장을 마감한 아시아 증시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긴급 구제책 발표에 대한 안도감과 여전한 위기 심리가 병존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한국 코스피는 올랐고 홍콩 항셍지수는 상승했으나,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는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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