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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뛰기 혁명 '배면뛰기' 창시한 포스베리, 별세…향년 76세
기사 작성일 : 2023-03-14 12:00:45
포스베리가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배면뛰기 기술로 바를 넘는 장면


[AP= 자료사진]

하남직 기자 = 육상 높이뛰기의 혁명이라고 불린 '포스베리 플롭'(배면뛰기)을 만든 딕 포스베리(미국)가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세계육상연맹은 14일(한국시간) "포스베리가 13일에 영면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포스베리는 높이뛰기의 새로운 세계를 연 전설적인 선수"라고 떠올렸다.

포스베리는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24의 올림픽 신기록이자, 당시 세계 2위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결과보다 놀라운 건 포스베리가 선보인 신기술이었다.

높이뛰기 기술은 서서 바를 넘는 방법에서 도움닫기 이후 허공을 달리는 듯한 가위뛰기(Scissors Jump), 다리를 띄워 바와 복부가 마주하는 스트래들 점프(Straddle Jump)로 발전했다.

스트래들 점프는 배가 땅을 바라본다는 의미의 '벨리 롤 오버'(Belly roll over)라고도 불렸다.

스트래틀 점프로 만든 최고 기록은 1963년 7월 발레리 브루멜(구 소련)이 작성한 2m28이었다.

포스베리는 고교 시절, 기계체조와 다이빙 선수를 보며 등이 바를 바라보며 넘는 배면뛰기를 고안했고, 1968년 올림픽 우승으로 이 기술을 전 세계에 알렸다.

배면뛰기는 높이뛰기의 혁명을 불렀다.

세계육상연맹은 "높이뛰기의 역사는 포스베리가 배면뛰기를 선보인 1968년 전후로 나뉜다"고 정의했다.

1972년 뮌헨 올림픽에 출전한 높이뛰기 선수 40명 중 28명이 배면뛰기 기술로 경기를 치렀다.

이후에는 거의 모두가 성인이 되면 배면뛰기로 대회에 나섰다.

포스베리는 생전 인터뷰에서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때 내가 배면뛰기를 하자, 환호를 멈추고 그냥 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남자 높이뛰기 경기가 열리는 중에 마라톤 주자들이 결승선을 통과했는데, 그때도 침묵이 이어졌다"며 "초기에는 거의 모든 코치가 내 기술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게 중요한 건 효과적인 기술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기술을 '포스베리 플롭'이라고 불렀고, 이는 육상 혁명을 대표하는 기술이 됐다.

높이뛰기 혁명을 부른 포스베리


[AP= 자료사진]

배면뛰기가 높이뛰기 기술의 주류가 되면서 기록도 급격하게 상승했다.

하비에르 소토마요르(쿠바)가 보유한 세계기록 2m45, 우상혁(용인시청)이 작성한 한국기록 2m36도 배면뛰기 기술로 탄생했다.

포스베리는 오리건 주립대학교에서 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은퇴 후 엔지니어로 일했다.

그러나 곧 스포츠계로 돌아와 육상 코치, 미국 올림픽&패럴림픽 협회 부회장, 세계올림피언협회 회장으로 일했다.

포스베리는 "나는 낚시로 유명한 조용한 곳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배로 한 시간 정도 나가면 태평양이었다"며 "내 기술은 바다로 나아가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몸부림은 세계육상 역사를 바꾼 혁명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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