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이철규 신임 사무총장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홍지인 안채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의 지난 13일 첫 만찬에서 신임 당직자 중 유일하게 이철규 사무총장이 참석하면서 내년 총선 공천에도 당정간 '주파수 맞추기'가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자타가 공인하는 당내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이 의원이 총선 공천관리 실무를 관장하는 사무총장을 맡은 데 이어 임명 당일 윤 대통령과 선출직 지도부 간 상견례 자리에 '특별 참석'한 것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해석이다.

만찬 하루 뒤인 14일 당내에서는 애초 대상 명단에 빠져있던 것으로 알려진 이 의원이 만찬에 참석한 의미와, 총선을 앞두고 그가 맡을 당정 간 가교 역할에 주목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원래 선출직 최고위원들만 가는 게 맞는데 이 의원이 워낙 대통령과 가깝고 개인적으로도 자주 소통하니까 그 과정에서 같이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재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이 의원에 대해 "소위 가교와 소통의 달인"이라며 "(윤 대통령과) 굉장히 오래 일을 같이했었고 대선 때부터 지금 거리에서 계속 일을 했기 때문에 신임도 두텁다"라고 전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불교방송 라디오에서 "당 안팎살림을 도맡아 하는 중요한 자리기 때문에 그렇게 추가적으로 배석이 된 거 같다"고 밝혔다.

안정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초청 만찬에서 김기현 대표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무총장은 당의 자금과 조직을 총괄하며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책임지는 막강한 자리다.

이번 전당대회 초반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상대 후보측 공격에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맡지 않겠다고 콕 집어 언급한 요직이다.

사무총장을 보좌하는 부총장에도 박성민(전략기획)·배현진(조직) 등 친윤계 초선 의원들이 배치됐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에 이어 내년 총선 공천에도 벌써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의 직통 창구가 열린 셈이 되면서 당이 윤 대통령의 '친정 체제'를 넘어서 '직할 체제'로 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만찬에서 윤 대통령은 "당과 정부가 한뜻으로 함께 일해 나아가자", "한마음으로 호흡을 맞춰 일하자" 등을 당부했다고 김병민 최고위원이 전했다.

다만,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결국 대통령실이 공천을 주도하면서 이 의원이 그 창구가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기본적으로 무조건 일방적으로 추종하는 그런 성향을 가지신 게 아니라 합리적인 입장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또 "이철규 의원의 역할과 장제원 의원의 역할은 많이 다르다"며 "장 의원은 본인이 친윤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행동하는 자체가 모든 친윤 그룹을 대변하는 듯한 이미지를 갖지만, 이 의원은 사실상 상대적으로 실무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