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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외교' 12년 만에 재개…대통령실 "한일 악순환 끊는 계기"
기사 작성일 : 2023-03-14 18:00:07
악수하는 한일 정상


(프놈펜= 서명곤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정아란 한지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오는 16∼17일 일본 방문은 12년 만에 이뤄지는 양자 차원의 정상 방문이라는 점에서 한일 관계의 중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10년 넘게 갈등의 악순환에 빠졌던 한일관계 정상화를 본격적으로 도모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1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은 12년 간 중단됐던 양자 정상방문이 재개되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한 한일관계 개선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방일은 그간 경색됐던 한일 관계가 정상화 단계에 본격 진입했음을 알리는 것"이라며 "그간 길었던 한일 관계의 경색 속에서 (정상이) 쉽사리 만나지 못하면서 양국 관계가 정체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본격적인 교류 여건을 다시 정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심인 정상교류부터 되살림으로써 역사 문제의 여파로 안보, 경제, 사회 등 전 영역에서 교착되다시피 했던 한일 관계를 본격적으로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양자 차원의 정상 방문은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총리 방한-12월 이명박 대통령 방일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이듬해 8월 이명박 대통령이 우리 국가원수로는 독도를 처음으로 방문하고 일본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히 얼어붙었고, 정상의 상호 방문 또한 중단됐다.

양국 관계는 이후 위안부·강제징용 등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악화일로였다.

대통령실은 이번 방일을 통해 '한일 정상 셔틀외교'가 12년 만에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16일 정상회담과 기자회견, 연이은 만찬을 통해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신뢰와 소통을 다지는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한일 정상은 지난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6월·스페인 마드리드), 유엔총회(9월·미국 뉴욕),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11월·캄보디아 프놈펜) 등 다자 정상외교 무대에서 여러 차례 접촉했으나, 공식 외교무대에서의 만남이었다.

김 실장은 "정상 간 개인적 신뢰는 외교에서 매우 중요한 자산"이라며 "앞으로 양국 국민 간 친선과 교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비롯해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불안정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한미일 삼각공조까지 염두에 둔 안보 협력 등 다양한 현안이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일관계 개선을 계기로 한미일 안보협력의 깊이와 넓이도 더 커질 것"이라며 "안보를 넘어선 포괄적 협력 관계가 상당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방일의 '물꼬'를 튼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 발표가 이뤄진 지 일주일이 넘었음에도 일본 측 호응 조치가 가시화하지 않는 데 대한 비판적 여론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고위 관계자는 "수출규제 문제, '화이트리스트' 복귀 문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문제 등이 맞물려 있다"며 "양국간 진행 중인 협의가 어떤 한 부분에서 진전되면 다소 시차가 존재해도 자연스럽게 세 가지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의 연내 답방이 이뤄져야 '셔틀외교'가 본궤도에 오르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고위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가 언제 방한할지는 이번에 회담을 해봐야 알 것 같다"면서도 "두 지도자 간에 형성된 개인적 신뢰를 봤을 때 셔틀외교가 정상 수준은 물론, 고위급 장·차관 수준에서 다양한 형태로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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