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MZ반발 보고받은 尹 '69시간' 보완 지시…대폭 수정 시사(종합2보)
기사 작성일 : 2023-03-14 21:00:05
국무회의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임헌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아란 한지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근로시간제 개편안'의 보완 검토를 지시했다.

무리한 장시간 노동을 가능하게 하는 개편안이란 비판이 청년층,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쏟아지자 대통령이 직접 나서 충분한 여론 수렴을 지시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대외적으로는 '원안 보완'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상황에 따라선 '전면 재검토' 가능성도 닫지 않는 모습이다.

◇ 尹 "MZ 의견 면밀 청취" 지시… MZ 행정관 '청년층 우려' 보고

윤 대통령은 이날 근로시간제 개편안에 대해 "입법 예고 기간 중 표출된 근로자들의 다양한 의견, 특히 MZ 세대 의견을 면밀히 청취해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 6일 일주일 최대 근로 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는 현행 '주 52시간제'를 필요시 최대 69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게 하는 개편안을 확정하고, 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를 두고 각계 우려가 제기되고 특히 청년층에서 비난 여론이 쏟아지자, 법안 변경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애초 정책은 근로자 선택권 확대와 건강권 보장을 위해 추진한 것인데, 그 취지를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면서 '강제 근로' 내지 '공짜 근로'로 비치게 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주일에 일하는 시간이 52시간에서 69시간으로 늘어난 것처럼 인식이 확산된 데는 잘못된 방향의 정책홍보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대통령실 안팎의 인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와 통화에서 "마치 69시간 일하는 것처럼 프레임이 잡혔다"며 "임금 체계를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노동 시간만 바꾸면 교섭력이 떨어지는 청년 입장에선 일만 더 하고 돈은 덜 받는다는 인식이 당연하고 실제 여론도 그렇게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노동부의 국민 소통 노력이 부족했다"며 "청년 목소리를 더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들과 티타임에서 정부의 국정 방향과 여론이 반대로 가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점을 강도 높게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입법예고 8일만에 문제를 제기한 데는 대통령실의 'MZ 세대' 행정관들이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청년층의 비판 여론을 전달한 것이 작용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보고 내용에는 '주 최대 69시간제' 논란이 윤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 하락과 무관치 않다는 진단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 대국민 여론조사 실시…'입법 보완' 방점 속 백지화 가능성도

대통령실은 일단 개정안에 대한 여론을 수렴하며 보완점을 찾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김은혜 수석의 서면 브리핑 제목이 '윤 대통령의 법안 추진 재검토 지시'로 표기된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자, 추가 언론 공지를 통해 '법안 보완'에 방점을 찍었다.

대통령실은 해당 공지에서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 및 유연화 법안 관련 근로자의 권익 강화라는 정책 취지 설명이 부족했던 바 입법 예고 기간 중 근로자, 특히 MZ세대의 의견을 듣고 여론조사 등을 실시해 법안 내용 중 보완할 것은 보완해 나가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정부는 입법예고 기간에 해당 개편안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 등을 실시할 방침이다.

여론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보완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사 결과에 따라 백지화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대통령실 내부에서 나온다.

다만,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정책의 원점 재검토는 전혀 아니다"라며 "큰 프레임(틀)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