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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이재명 첫 회동…"민생 문제 협력, 자주 만나 소통"(종합)
기사 작성일 : 2023-03-15 16:00:03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는 여야 대표


백승렬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민주당 대표회의실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김연정 김철선 정윤주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신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첫 회동을 하고 민생 문제에 협력하자고 뜻을 모았다.

양당 대표는 필요한 경우 수시로 만나자는 것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각종 현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첨예한 상황이어서 양당 대표가 얼마나 협치를 이끌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김 대표는 이날 취임 인사차 국회 민주당 대표 회의실을 찾아 30분가량 이 대표를 예방했다.

지난 8일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된 지 일주일만이다.

여야 대표 회동은 지난해 8월 31일 권성동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으로서 이 대표와 만난 이후 6개월여 만이다.

김 대표는 "존경하는 우리 이재명 대표님께서 환대해주셔서 감사 말씀드린다"며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잘하기 경쟁해 보자'고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봤다. 전적으로 100%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이 다른 건 사실이지만 민생 문제나 국가 안전 보장과 같은 국민 삶을 지키는 기본적인 문제에는 마음을 늘 같이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반도체 K칩스법(반도체 세액공제 확대) 관련해 3월 국회 내 처리하기로 합의한 결단에 대해 평가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김 대표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민주당을 빠른 시간 내 방문해주셔서 감사드리고 환영한다"면서 "민생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치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정치가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정쟁이 아니고 국민 삶을 챙기는 경쟁이 돼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여야가 (각자) 입장을 떠나 국민 삶을 개선하는 데 어떤 게 더 시급하고 유효한지 진지하게 수시로 머리도 맞대고 개선 가능한 방향들을 찾아내면 좋겠다"며 "정부·여당에서 제시하는 안건들이나 정책에 대해서도 퇴행적이거나 잘못된 게 아니라면, 더 나은 국민 삶을 만드는 것은 언제든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악수하는 여야 대표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민주당 대표회의실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면담 전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은 민생 입법에 머리를 맞대자는데 공감하며 각자 준비해 온 제안을 꺼냈다.

김 대표는 "그간 여야 대표 간 대화가 원활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저희도 정상 체제를 복구했기에 격주 단위로 한 번씩 만나든지 식사를 해도 좋고 다양한 형태로 공개, 비공개 형태로 협의 대화 채널을 계속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쟁점 법안,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법안은 좀 미루더라도 쟁점이 덜한 부분부터 먼저 빨리빨리 법안을 처리했으면 한다"며 지방분권 강화 법안, 취득세 중과제도 개선, 30인 미만 사업자의 8시간 추가연장 근로 한시 연장 법안을 예로 들었다.

이 대표는 "대선 때 여야 후보들이 공통으로 국민께 약속드린 것이 상당히 많다"며 "'공통공약 추진단'을 구성해서 정책협의회도 만들고 공통으로 국민께 약속한 공약을 신속하게 입법하고 집행하자"고 했다.

이어 "현재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국가 역량을 다 모아서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이겨나가야 한다"며 "비상경제회의를 여야 간에 구성해서 시급한 경제·민생 현안을 함께 논의해가자"고 거듭 제안했다.

발언하는 김기현 대표


백승렬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민주당 대표회의실을 방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어진 비공개 회동은 밖으로 웃음소리가 들리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으며, 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해법,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등 여야가 충돌하는 현안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영수회담 추진, 5·18 정신 헌법 수록 관련 논란 등의 이야기도 없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에게 "민생 문제 최우선 해결을 위해 앞으로 자주 만나 소통하자고 얘기가 됐다"며 "당 대표끼리는 수시로 만나고 자주 보자고 했다. 격주로 못 박지는 않았고 자주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통공약추진단은 (이 대표의) 제안을 들었으니 검토를 해봐야겠죠"라고 했다.

비공개 회동에서는 이 대표가 2021년 대장동 의혹 공세를 펴는 김 대표를 향해 "봉고파직(관가의 창고를 봉하고 파면함)에 더해 남극에 위리안치(죄인을 귀양 보내 울타리를 친 집에 가두는 형벌)를 명하도록 하겠다"고 공격했던 것을 두고 가벼운 농담이 오갔다.

김 대표는 "제가 (이 대표에게) 봉고파직, 위리안치를 말하니까 웃으시던데"라며 "전에 경쟁하던 시절과 달라서 당 대표가 되면 서로 지켜야 될 선도 있고, 소통과 공감을 넓혀야 하니까 과거 얘기로 논란을 벌일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대표가 '여야 대표 간 자주 봤으면 좋겠다'고 한 데 대해 이 대표도 여야 간 협력을 위해, 민생을 위해서라도 자주 보자며 동의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김 대표의 '격주 만남' 제안에 대해 "여야의 지속적인 강경 대결로 정치가 어려워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본인이 의지를 갖고 제안한 것"이라며 "어떤 형태로든 과거보다 더 많은 여야 당 대표 간 만남이 있을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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