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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된 새학기 대면 행사에 대학가 설렘 가득…"낯설어" 반응도
기사 작성일 : 2023-03-15 16:01:22

(수원= 김솔 기자 = "00학과 개총(개강 총회) 가서 친구도 여럿 사귀고 정말 재밌었어요!"

"얼마 전 가입한 연합동아리에서 엠티를 간다는데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참석하면 너무 후줄근해 보일까?"

"난 20학번 복학생인데 과 엠티는 신입생만 갈 수 있는 건가?"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 지난달 열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경희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 경기대 재학생들이 모이는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이처럼 새 학기 학내 행사에 관한 게시글이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년간 중단됐던 MT, 오리엔테이션 등 단체 행사가 속속 재개되면서, 대학가에 들뜬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4월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일부 단과대 차원에서 MT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제대로 된 새 학기 행사를 여는 건 사실상 올해부터인 경우가 많다.

이에 새내기는 물론 고학번 학생들도 달라진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이달 초 강원도로 학교 측과 총학생회가 주관하는 신입생 연합 MT에 다녀왔다는 경기대 공대 1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19)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대규모 행사에 참여해본 경험이 별로 없는데 1천명 넘는 인원이 모이는 자리에 어울리다 보니 처음에는 적응이 잘 안되기도 했다"면서도 "선배·동기들과 밤늦게까지 과 구호를 외치며 어울린 경험이 새롭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학과나 단과대 차원에서 가는 MT는 참여 인원도 더 적고 재밌을 것 같아서 자주 참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용인에 있는 경희대 국제캠퍼스 2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20) 씨도 "작년에 입학할 때까지만 해도 코로나19 때문에 제대로 된 대학 생활을 못 누릴까 걱정했다"며 "다행히 올해부터는 여럿이 어울릴 수 있는 행사가 많이 열릴 거 같아 학우들과 추억을 자주 쌓으려고 한다"고 했다.

반면, 지난 몇 년간 중단됐던 대면 모임이 갑자기 활성화하면서 바뀐 분위기가 다소 낯설고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는 반응도 있다.

경기지역의 한 4년제 대학교에 재학 중인 A씨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할 때 입학해 대학 생활을 함께 한 친구도 별로 없는데 갑자기 여러 행사가 재개돼서 조금 부담스러웠다"며 "이런 이유로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는데 앞으로 팀 프로젝트 등을 할 때 불참자라는 이유로 소외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다른 학생도 "술을 잘 못 마셔서 술자리가 있는 교내 행사에 참여하는 게 어색하다"며 "주변을 봐도 '코로나 학번'으로 불렸다가 이제 고학번이 된 재학생 중에서는 굳이 행사에 가고 싶지 않다는 이들도 꽤 있다"고 말했다.

붐비는 대학교, 개강 분위기 물씬


류영석 기자 = 6일 오후 동아리소개제가 열린 서울대학교에서 재학생 및 신입생들이 홍보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

한편, 각 대학과 총학생회는 학내 행사들이 재개되면서 혹시 모를 안전사고나 괴롭힘 문제 등을 방지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희대의 경우 일부 단과대학에서 음주 사고를 방지하고자 새터 등 행사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주량을 나타내는 팔찌를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흰색 팔찌는 '술을 못한다'는 뜻이고, 빨간색 팔찌는 '주량이 세다'는 의미이다.

지난달 20일 경희대 국제캠퍼스 체육관에서 진행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는 총학생회와 단과대학 학생회 차원에서 '음주문화 개선을 위한 약속'이라는 제목의 선언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선언문에는 "술을 억지로 권하지 않을 것", "누구든지 술 마시고 싶지 않을 때는 자유롭게 의사 표시를 할 수 있을 것", "어떤 경우에도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삼가고 술자리에서 선후배 및 동료 간 예절을 지킬 것" 등 주의사항이 담겼다.

경희대 관계자는 15일 "학내 행사가 수년 만에 다시 열리면서 각 대학은 물론, 학생들 또한 행사 중 일어날 수 있는 불상사에 대해 더욱 경각심을 가지고 주의하는 분위기"라며 "학교 차원에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며 학생들이 즐거운 대학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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