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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군 시신 수습하는 우크라 봉사단…"전사자 시신 교환 위해"
기사 작성일 : 2023-03-15 17:01:05
우크라이나 이지움의 '지뢰 경고' 표지판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최재서 기자 =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북부 마을 크라스노필랴의 한 지하실에서 시신 2구가 조심스럽게 끌어올려졌다.

작년 9월 우크라이나군의 도네츠크 북부 재탈환 이래 6개월 만에 발견된 이들 시신은 악취도 나지 않을 정도로 부패한 상태였다. 신원을 파악할 유일한 단서, '군번줄'은 이들이 버려진 러시아군 시신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러시아군의 시신을 찾아 나선 우크라이나의 자원봉사단 '검은 튤립'과 동행해 이들의 시신 수거 과정을 상세히 전했다.

검은 튤립은 시신을 찾아 유족 등에게 전달하는 봉사 단체다. 원래는 우크라이나군 시신을 주로 수습했지만, 최근에는 러시아군 시신을 찾는 일을 하고 있다. 지난달 이후 우크라이나군 재탈환 지역에서 수습한 시신 규모만도 총 311구에 이른다.

단체에 따르면 크라스노필랴를 비롯한 재탈환 지역은 대인지뢰가 광범위하게 뿌려져 있어 시신 추적 작업이 매우 위험하다. 남겨진 시신이나 평범한 민가에 부비트랩이 설치된 사례도 빈번하다.

한 자원봉사자는 "로켓을 통해 지뢰를 떨어트리기 때문에 (지뢰는) 어디든 있을 수 있다"며 "나무에 걸려 있던 지뢰가 바람에 날려 떨어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움의 묘지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우크라이나 봉사단이 침공군인 러시아군의 시신을 수습하는 이유는 하나다. 수거된 러시아군 시신을 우크라이나군 전사자 시신과 교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신 교환에 여러 차례 투입된 바 있는 한 관계자는 가디언에 "러시아 침공 이후 양국 간 최소 20여차례 시신 교환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시신 교환은 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국경, 또는 전선에서 양측 군 당국자 참여하에 진행된다. 할 수 있는 한의 신원 확인과 검시를 거친 뒤 각자 확보한의 전사자 시신을 주고받는 방식이다.

다만 시신이 불에 탄 뒤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신원 확인이 쉽지 않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유코우는 "리만에서 불에 탄 러시아군 시신 5구를 발견한 적이 있다"며 "(러시아군이) 패배를 숨기기 위해 시신을 가져가지 않으려는 것이거나 지역 주민이 지독한 냄새로 인해 태워버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병사들 수천 명을 '작전 중 실종'으로 기록한 뒤 이들의 시신을 비공식적으로 '처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병사들 간의 전화 통화를 감청한 결과 수많은 러시아군 시신이 쓰레기장에 버려지고 있으며 그렇게 쌓아 올린 시체 산이 2m에 달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헤르손 지역 주민들도 러시아군이 인근 매립지를 이용해 자국 병사들의 시신을 불태웠다고 가디언에 증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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