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교준 기자 = 대만이 중남미 온두라스의 사실상 단교 선언에 당황하면서도 중국의 '금전 외교'가 그 배경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대만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대만 중국시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날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에두아르도 레이나 외교장관에게 중국과 공식 관계를 시작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만 연합보는 온두라스가 자국의 노바 파투카 수력발전소 건립을 위한 3억달러(약 3천935억원) 지원을 요청했으며 이를 거절하자 중국과의 수교를 위해 대만과 단교하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카스트로 대통령의 트위터 발표는 온두라스가 수력발전 댐을 짓기로 중국과 협상 중이라고 발표한 지 수주 만에 나온 것이다.

대통령 선거전에서 중국과의 수교 가능성을 밝혀 주목받았던 카스트로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후 그 가능성을 일축해 눈길을 끌었으나, 이번에 다시 '변심'했다.

온두라스의 레이나 외교장관은 현지 시각으로 지난 14일 "우리는 매우 실용적인 관점에서 사물을 보고 온두라스 국민을 위한 최대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연합보는 대만 당국이 지난해 온두라스에 1억9천만달러의 차관을 제공했지만, 파투카 수력발전소 건설 비용을 지급할 의향은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대만의 중국시보는 온두라스의 단교 선언이야말로 미국의 영향력 감소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대만과의 수교국 대부분이 대만이 좋아서라기보다는 미국을 염두에 두고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의 힘이 쇠퇴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의 수용을 요구하는 중국과 수교를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16년 차이잉원 총통 집권 이후 8년 가까이 상투메 프린시페, 파나마, 도미니카공화국, 부르키나파소, 엘살바도르,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니카라과 등 8개국이 대만과 단교했다.

[대만 연합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온두라스와 정식 단교하면 대만의 수교국은 파라과이와 과테말라, 유럽 바티칸, 태평양 소국 등 13개국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 가운데 오는 4월 30일 대통령 선거를 앞둔 파라과이의 경우 야당의 에리게리 대선 후보가 대두와 쇠고기 등의 대중 수출 촉진을 위해 대만과의 단교를 주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대만은 "심각히 우려한다"고 표현하며 즉각 반발하고 있으나, 중국은 "역사 발전의 대세와 시대 진보의 흐름에 순응한 선택"이라며 반기고 있다. 미국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