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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아카시 참사 유족 방한…"이태원도 긴 싸움 될 것"(종합)
기사 작성일 : 2023-03-17 18:00:33
이태원 참사 현장 찾아 헌화하는 일본 아카시시 참사 유가족


윤동진 기자 = 지난 2001년 일본 아카시시 불꽃축제 과정에서 발생한 육교 압사 참사의 유가족인 미키 기요시(오른쪽), 시모무라 세이지 씨가 17일 오전 서울 이태원 참사 현장을 방문, 추모 메시지 앞에서 헌화하고 있다.

김잔디 김준태 기자 = 일본 '아카시시(市) 압사 참사' 피해자 유가족이 17일 한국을 찾아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눴다.

아카시시 압사 참사는 2001년 7월21일 일본 효고현 아카시시에서 불꽃놀이 축제를 보려고 육교에 1천800여명이 몰려 11명이 숨지고 247명이 다친 사고다.

아카시시 참사 피해자 유가족인 시모무라 세이지 씨와 미키 기요시 씨는 이날 오전 9시10분께 서울광장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들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아픔을 나눴다. 유가족 이효숙 씨는 "너무 예쁘고 귀한 아이들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벼락을 맞은 것 같다"며 "10월29일 이전의 행복이 다시는 올 수가 없을 것 같다"고 울먹였다. 시모무라 씨는 "20년 넘게 지나도 같은 마음"이라며 위로했다.

송진영 10·29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책임자 처벌과 원인 규명이 가장 어려운 일인 것 같다"며 "양측 유가족은 똑같은 마음으로 원인 규명, 책임자 처벌을 원했는데 일본 정부 또한 책임지지 않고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 오래 걸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본 아카시시 참사 유가족이 남긴 추모 메시지


윤동진 기자 = 지난 2001년 일본 아카시시 불꽃축제 과정에서 발생한 육교 압사 참사의 유가족인 미키 기요시, 시모무라 세이지 씨가 17일 오전 서울 이태원 참사 현장을 방문했다. 사진은 이날 남긴 추모 메시지(가운데).

미키 씨는 "원인 규명이 되지 않으면 재발 방지로 나아갈 수 없는데, 이를 위한 재판까지 15년이 걸렸다"고 전했다.

이어 "유가족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참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래도 언론매체에 목소리를 꾸준히 내 여론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여론이 있어 재발 방지 대책이 세워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긴 싸움이 될 수 있으니 건강 조심하시라"고 이태원 유가족들에게 당부했다.

이들은 이어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 해밀톤호텔 옆 골목을 찾았다.

이들은 추모의 벽 앞에서 헌화한 뒤 재차 합장했다. 그리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메시지를 쪽지에 적어 붙였다.

재난참사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피해자들의 노력' 토론회


하사헌 기자 = 일본 '아카시시 압사 참사' 피해자 유가족, 이태원참사 유가족, 세월호참사 피해가족이 참석한 '재난참사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피해자들의 노력' 토론회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아카시시 압사 참사는 2001년 7월21일 일본 효고현 아카시시에서 불꽃놀이 축제를 보려고 육교에 1천800여명이 몰려 11명이 숨지고 247명이 다친 사고다.

이들은 이날 오후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등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재난 참사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피해자들의 노력' 토론회와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이들은 아카시 참사 후 조사 보고서를 만드는 과정에 적극 참여해 유가족 뜻이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면서 10년 가까운 노력 끝에 경찰 등 당시 책임자를 기소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시모무라 씨는 "유가족들이 납득할 수 있는 사고 보고서를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왜 우리 아이가 죽어야 했는지를 납득하는 과정이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파악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서채완 시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아카시 참사 유가족이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20여년간 걸어온 길은 험난하지만, 다른 참사 유가족에 용기를 주는 길"이었다고 평가했다.

서 실장은 "아카시 사고조사위원회가 유가족의 요청 사항을 적극 반영하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책임자를 기소한 점 등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며 "우리 역시 이태원 참사의 독립적 조사에 유가족의 참여를 보장하고 진짜 책임자들을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키 씨는 "유족들이 교훈을 전하지 않으면 또다시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 우리와 같은 고통을 짊어지는 사람이 나올 것"이라며 "유족들이 힘을 합쳐 세상을 바꿔나가는 것만이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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