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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 산다] ② "성장기회 많아"…김경한 이야기 브릿지 대표
기사 작성일 : 2023-03-18 09:00:35

[※ 편집자 주 = 서울과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인생의 꿈을 일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위에서는 모두 서울로 서울로를 외칠 때, 고향을 찾아 돌아오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그저 자기가 사는 동네가 좋아 그곳에서 터전을 일구는 이들도 있습니다. 힘들 때도 있지만, 지금 이 곳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하루하루를 만들어갑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가지 않고' 자신이 발을 딛고 서 있는 곳에서 꿈을 설계하고 실현하려고 노력하는 이들의 삶을 가 연중 기획으로 소개합니다.]

(광주= 형민우 기자 = "지방에는 좋은 분들과 연대하며 성장하고 살아갈 기회의 장이 훨씬 많습니다"

김경한 이야기 브릿지 대표


[김경한 대표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광주에서 강연을 '강연'하는 김경한(30) 이야기 브릿지 대표는 이야기를 수집하는 사람이다.

유명한 연예인이나 전문가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해 강단에 올리고 공유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올해로 7년째 광주에서 강연 플랫폼을 운영하는 김 대표는 지방에서의 삶을 '기회의 장이 많은 곳'이라고 정의했다.

매화로 유명한 전남 광양시 다압면에서 태어난 김 대표는 고교까지 다리 건너에 있는 경남 하동에서 다녔다.

광양과 하동은 같은 생활권이지만, 선거철만 되면 극명하게 입장이 갈렸다.

낮에는 경상도 사투리를 듣다가 저녁이면 전라도 사투리를 써서인지 김 대표는 지역에 대한 선입견이 없다.

광주와 인연은 전남대 경영학부에 입학하면서 시작됐다.

3학년 때 한 대기업 인턴으로 입사한 김 대표는 직장생활보다는 창업에 뜻을 품었다.

2016년 청년 강연단체인 영보이 스토리를 만들고 본격적으로 강연 관련 일을 시작했으며 2019년에는 이야기 브릿지로 이름을 바꿔 활동하고 있다.

김 대표는 "강연을 하고 싶어서 무작정 창업했는데 처음에는 한 푼도 벌지 못했다"며 "2017년 세계청년축제에서 강연대회를 사전 프로그램으로 맡은 뒤부터 대학이나 기관에서 제안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학과 기관, 단체의 의뢰를 받아 강연 대회나 토크쇼를 12회에 걸쳐 진행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강단에 올리기 위해 이야기를 수집하면서 많은 사람과 소통했다.

첼로 연주를 하는 한 시각장애인이 연습을 하기 위해 이웃들에게 편지를 쓴 사연이나 돌아가신 부모님의 부재 등 가족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울고 웃었다.

강연하는 김경한 대표


[김경한 대표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김 대표는 "서로 소통하면서 자기애가 비로소 생기는 것 같았다"며 "평범한 사람도 얼마든지 자신의 이야기를 강연할 수 있는데 본인에 대한 가치를 너무 낮게 평가하면서 어렵게 느끼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강연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알린 김 대표는 최근에는 광주 북구 각화동 영구 임대 아파트에서 주거 재생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청년 입주작가들과 함께 어르신들에게 공예 교육도 하고, 사회복지 단체와 함께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영구 임대 아파트 주변이 우범지대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인근에 있는 초중학교와 마을 교육공동체도 만들었다.

봉사활동


[김경한 대표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김 대표는 오는 4월, 강연 프로그램에 참여한 25명의 이야기를 소재로 '당신의 이야기를 삽니다'를 펴낼 예정이다.

그는 "지역에서도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본인의 의지가 확실하고 어려움을 감내할 자신만 있다면 어디서든지 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에게 지방은 애증의 관계"라며 "지방이어서 안 되는 것도 있지만, 지방이라 오히려 더 잘 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서울보다는 본인의 색깔을 드러낼 기회가 더 많고 지역 사회의 촘촘한 인맥과 끈끈한 정으로 성장 동력을 끌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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